22일 강원 강릉시 안목해변의 커피거리에 위치한 한 커피전문점 매장 안에서 관광객들이 일회용컵에 담긴 커피를 마시고 있다. (사진=유선희 기자)
'커피도시'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강원 강릉에서 주말에만 3만 개 가량의 일회용컵이 사용되는 것으로 조사돼 환경오염 등을 막기 위해서는 이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22일 오후 취재진이 찾은 강릉시 안목해변의 커피거리.
화창한 날씨 속에 커피전문점 테라스에 앉아 커피를 즐기는 이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손에는 대부분 일회용컵이 들려 있었다.
취재진이 직접 한 커피전문점에 들어가 커피를 주문하는 과정에서 점원은 의사를 묻지도 않고 바로 일회용컵을 사용했다.
같은 커피전문점에서 만난 백진희(여.21)씨도 "묻지도 않고 바로 일회용컵에 담아줬다"며 "매장 안에서 커피를 마신다면 굳이 일회용컵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회사동료 3명과 함께 왔다는 김성민(45)씨는 "요즘 소비자들의 인식이 높아지면서 일회용컵의 위해성이나 환경을 생각하게 되지 않았느냐"며 "테이크아웃이 아니라면 가급적 머그컵을 사용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편의성을 위해 일회용컵이 편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인근 커피전문점에서 만난 김진수(30)씨는 "일회용컵은 커피를 마시다가 들고 나갈 수도 있으니 아무래도 머그잔보다 선호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강릉자원순환운동본부가 최근 강릉지역 커피전문점 314곳을 찾아 3주 동안 전수 조사한 결과 일회용컵은 하루 평균 1만 개 이상 사용되고, 주말에는 3만 개 가까이 소비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커피전문점 중 절반 이상은 소비자에게 컵 선택권을 '반드시' 물어봤지만, 나머지는 바쁠 때는 물어보지 않거나 처음부터 일회용컵을 사용하고 있었다.
컵 선택권을 물어본다고 응답한 커피전문점 중에는 실제로 이를 지키지 않는 경우가 확인돼 일회용컵을 사용하고 있는 매장이 더 있을 것으로 강릉자원순환운동본부는 추정하고 있다.
일회용컵을 사용하는 이유는 개인위생(49.1%)이 가장 많았고, 서빙의 편리함(30.0%), 인건비 절감(12.7%) 등이 그 뒤를 이었다.
강릉자원순환운동본부 홍인영 사업팀장은 "커피매장에서 사용되는 일회용컵은 소재가 다양해 불과 7% 정도만 재활용된다"며 "적어도 매장 안에서 커피를 마신다면 일회용컵이 아닌 머그잔을 사용해 환경오염이나 자원낭비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릉자원순환운동본부는 오는 7월 '명품커피도시 강릉의 일회용컵 사용현황과 개선을 위한 워크숍'을 열고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를 위한 캠페인 등을 활발히 펼쳐나갈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도 지난 20일부터 전국 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와 함께 일회용컵 사용 현장 점검에 적극 나섰다.
이후 8월부터는 집중단속을 시작해 고객 의사를 묻지 않고 일회용컵을 제공하는 경우 등 일회용품 사용 억제를 규정한 '자원재활용법' 위반 업소에 최대 2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