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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 2' 권상우, "아내 손태영 웃기는 게 제일 힘들죠"



영화

    '탐정 2' 권상우, "아내 손태영 웃기는 게 제일 힘들죠"

    [노컷 인터뷰] 권상우가 밝힌 영화와 가족 그리고 연기
    "주연은 길어봤자 7년, 쉬고 싶지 않아서 다작 결심"
    "송강호 같은 배우는 될 수 없어도 나만의 장점 있을 것"

    영화 '탐정'에서 강대만 역을 맡은 배우 권상우. (사진=수컴퍼니 제공)

     

    '말죽거리 잔혹사', '동갑내기 과외하기', '천국의 계단'의 청춘스타. 그 자리를 거쳐 마흔 셋이 된 권상우는 이제 배우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탐정: 더 비기닝'에 이어 개봉하는 '탐정: 리턴즈'는 권상우가 최초로 도전하는 시리즈 영화다. 만화방 주인에서 사설탐정으로 진화한 강대만 캐릭터는 천방지축에 대책없이 코믹하지만 한편으로 전문 탐정 뺨치는 날카로운 추리력을 자랑한다.

    실제 권상우의 입담은 강대만에 뒤지지 않을 정도다. 그럼에도 길게 연기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작품에 매진해야 한다는 의지를 드러낸다. '공백기가 없었으면 좋겠다'는 그의 말에서는 이미 중년에 접어들어 더욱 진중하고, 신중한 배우의 모습이 엿보인다.

    권상우는 지금 소중한 가족과 아직 남은 성장을 위해 끊임없이 달릴 준비를 마쳤다. 다음은 권상우와의 일문일답.

    ▶ '탐정: 더 비기닝'에 이은 2편이 드디어 나온다. 속편이 나오게 된 심경이 어떤지 궁금하다.

    - 우여곡절 끝에 나온 2편이라 감개무량하다. 전편도 솔직히 처음 성적만 보면 100만 이하의 스코어가 맞는 건데 입소문에 입소문을 타고 살아남아서 300만을 넘었다. 그런 거에 대해 영화 관계자들도 어느 정도 인정을 해주는 게 있었다. 우리들끼리는 다음 이야기도 하고 그랬는데 거짓말처럼 현실이 되어서 좋다.

    ▶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는 전편과 크게 다르지 않은, 본인이 생각한 정도의 캐릭터였나.

    - 연기를 하겠다고 가정하고 대본을 보니 억지스러운 부분이 상당히 있었다. 그거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수정을 요구했는데 그래서 리딩하던 날 제대로 리딩을 못했다. 그게 그렇다. 내 역할은 내가 연기를 하니까 제일 현실적으로 보게 되지 않나. 들어가서 연기를 할 것을 생각하면 걸리는 포인트드리 있었던 거다. 캐릭터가 와닿지를 않고, 안맞는다고 해야 되나. 제작사 대표가 걱정을 많이 했는데 촬영장에 가서 유연하게 몇 씬을 넘기다보니 슬슬 극복이 되더라. 그 후에는 신명나게 찍었다.

    ▶ 상당히 오버스러운 코미디 연기가 많았을 것 같다. 현장에서는 어땠나.

    - 정말 중요한 장면 아니면 굳이 모니터를 잘 하지 않는다. 달라지는 게 없기 때문에 내가 체크할 부분만 한다. 감독과 배우가 이야기를 많이 나눈다고 좋은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잔잔한 웃음을 주는 게 좋은 코미디이지 않을까. 굳이 오버를 한다기보다는 캐릭터에 맞는 정극 연기를 했다. 그런데서 오는 상대배우와의 호흡이 웃음을 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많은 장면들이 좀 더 입체적으로 재미있게 현장에서 개발되기는 했다.

    영화 '탐정'에서 강대만 역을 맡은 배우 권상우. (사진=수컴퍼니 제공) 확대이미지

     

    ▶ 감독은 물론 바뀌었지만 배우들부터 스태프들까지 사이가 돈독하니 자연스럽게 현장 분위기가 좋았겠다. 술도 좀 많이 마셨나.

    - 술이 주된 건 아니었다. 그냥 우리들끼리 앉아서 수다 떨고, 내일 촬영 이야기도 하면서 문제점을 털어놓기도 하고…. 촬영 감독님도 사실 1편에서 같이 했던 분이라 우리 동선을 잘 알고 계셔서 좋은 호흡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현장에서 편하고, 시작과 동시에 어제에 이어 찍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 경찰 역을 맡았던 '추리의 여왕'도 시리즈다. 드라마 자체가 폭 넓은 연령대에 인기가 많더라. 아무래도 코믹한 캐릭터나 이런 것들이 이번 영화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을 수도 있겠다.

    - 영화는 완성된 스크립트가 있지만 드라마는 그게 아니라 캐릭터가 획일화되거나 그런 고민을 해보기도 했다. 그런 스트레스가 초반에는 조금 있었는데 일단 정말 인지도가 높아지긴 했다. 고마운 작품이고, 시즌3은 상황을 봐야될 것 같다.

    ▶ 성동일과 두 번째 작업해보니 어떤가. 뭔가 새로운 면을 발견했는지.

    - 굉장히 부지런한 배우다. 그렇다고 열심히 일할 수 있는 건 아니니 찾는 곳이 많아야 되는 건데 선배님은 완급조절이 된다. 정극도 할 수 있고, 정극에서 강렬한 연기도 할 수 있고, 센스있게 코미디도 하신다. 누군가를 자유자재로 울렸다, 웃겼다하는 배우는 높게 평가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내가 정말로 최고로 연기를 잘하는 송강호, 최민식, 황정민 같은 배우가 될 수는 없겠지만 멜로나 코미디 장르가 어색하지 않게, 두루두루 활동할 수 있는 배우로서의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 '탐정'에서 강대만 역을 맡은 배우 권상우. (사진=수컴퍼니 제공) 확대이미지

     

    ▶ 어쨌든 최근 굉장히 스크린에서 바쁘게 활동하고 있는 것 같다. 뭔가 심경의 변화가 있나.

    - 영화계에서 내가 상당히 구석에 위치해 있다. 해외활동 등을 하다보니 단절된 느낌이 있어서 영화 관객들과 자주 인사드릴 수 있는 배우가 되려고, 올해 몇 년은 다작하려고 한다. 시상식도 TV로만 보고 안 가본지 오래됐다. (웃음) 작품을 하지 않는 이상 인간관계가 넓지도 않고, 촬영이 없을 때는 가족끼리 있다. 영화계가 보면 상당히 폐쇄적인데 내가 느끼기에는 자기들끼리 전부인양 그러는 것도 별로 보기 좋지는 않더라. 그래서 우리 같은 영화가 더 잘 되어야 한다.

    ▶ 현장에 아이들을 데리고 오기도 했다는데, 이렇게 마음 먹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아무래도 가족의 영향이 컸나.

    - 아이들에게 이 순간을 보여주는 게 중요한 것 같았다. 영화 현장은 좀 여유로우니까 와도 괜찮았다. 아내에게도 이야기했지만 결혼 10년 차라 이제는 모든 게 안정적이고 편안한 느낌을 받는다. 사실 이제 내 나이가 43인데 앞으로 나를 얼마나 더 주인공으로 써줄지 생각하게 된다. 이런 젊은 얼굴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게 길어봤자 7년이다. 그래서 공백기를 최대한 갖고 싶지 않다. 작품을 많이 찍어서 기억에 남는 대표작을 만들고 싶고, 아이들의 친구들이 볼 때 열심히 일하는 배우로 생각되고 싶다. 그 느낌만 줘도 내 할 일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쓰임새는 무한한게 아니니까 그 때까지 열심히 달려보려는 생각이다.

    ▶ 말하는 게 재치가 있어서 본인 캐릭터가 관찰 예능이나 리얼리티 예능에도 상당히 어울릴 것 같다. 예능 쪽에 대한 생각은 없나.

    - 예전에 예능프로그램에 고정 출연한 적이 있었는데 1년 동안 내가 한 작품 이야기는 하나도 하지를 않더라. 물론 정해진 콘티 없이 나를 굉장히 다르고 신선하게 보여줄 수 있는 지점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최종 결론은 결국 배우에게는 해가 된다는 생각이다. 이걸 통해 살아나는 사람도 있지만 결국 예능만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배우로 데뷔했는데 그것도 아픈 현실인 것 같다. 연기를 그렇게 잘해도 질리는 경우가 있는데 다 보여주면 바닥난다. 물론 인기도, 대중의 반응도, 광고 출연도 중요하지만 배우는 작품으로 남는 게 훨씬 의미있는 일이 아닌가 싶다.

    영화 '탐정'에서 강대만 역을 맡은 배우 권상우. (사진=수컴퍼니 제공)

     

    ▶ 아내인 손태영과 연기에 관한 이야기도 좀 하는지 궁금하다.

    - 조언을 얻고 싶어서 보여줘도 잘 안 본다. '애 키워봐. 볼 시간 있나' 이런다. 아내를 웃기는 게 세상에서 제일 힘든 것 같다. 아내를 웃기면 천만 코미디 배우가 될 수 있을텐데…. 내 영화가 재미있어도 자존심이 상하는지 티를 잘 내지 않는다. 들키고 싶어하지 않는 거 같다. (웃음)

    ▶ 아까 말했던 것처럼 이제 40대 중반을 향해 가고 있는데 젊을 때와는 또 다르게 배우로서의 소신이 분명히 있을 것 같다.

    - 젊었을 때는 멋있는 역할들이 다 저한테 왔었다. 이제는 아니지만 그게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 나이에 맞게 나에게 맞는 작품이 있는 거 아닌가. '탐정: 리턴즈'가 많은 사랑을 받으면 이에 따라 또 다른 시나리오를 받을 수 있고, 정해진 법칙은 없는 것 같다. 아주 유명한 감독님 영화에 참여하고 싶은 마음도 있지만 그런 기회가 올 수도 있는 거고. 어쨌든 일단 이야기가 재미있어야 하고, 그 안에서 연기할 때 나름대로 작품에 묻히지 않게 배우도 좀 보여야 한다. 흥행 스코어와 관계없이 배우가 날뛰는 푸른 생선처럼 보이는 그런 역할이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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