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자료사진/윤창원 기자)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우리는 절망하지 않고 서로 젊은 남녀는 사랑할 수 있고, 또 사랑한 결과 자식을 낳을 수 있고 자식을 낳으면 자식들이 잘 큰다는 것을 믿으면서 우리는 살아왔습니다."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는 지난달 31일 서울시장 후보 시장 출정식에서 연단 위로 자신의 아내와 딸, 사위, 그리고 손자, 손녀를 불러 세우고 이런 말을 했다. 교과서에 나올법한 '사랑예찬' 같았다.
자신의 단란한 가족을 옆에 세우고서 김 후보는 자신의 궁핍했던 사회초년생 시절을 얘기했다. 그는 당시 노조위원장이었고, 지금의 아내 또한 세진전자의 노조위원장으로 노동운동에 한창이었다고 했다.
김 후보는 아내가 일하던 다락방에 숨어 삼청교육대에 끌려가지 않을 수 있었다는 말도 했다. 둘이 결혼할 당시 "돈이 10원도 없었고", 돈이 없어 아는 사람의 소개로 교회 교육관을 빌려 청첩장도 없이 결혼해야 했다. 김 후보는 "단칸 월세방에서 시작을 했고 너무 추워 딸도 손이 얼고, 요강도 얼었다"며 자신이 살아낸 '결혼과 출산, 육아'의 힘들었던 시간을 강조했다.
김 후보는 다음으로 두 자녀를 낳은 자신의 딸과 사위를 자랑했다. 딸은 많은 중매를 거절하고 지금의 사위를 선택했다.
둘은 학교 선후배 관계이며, 직업은 사회복지사이기 때문에 봉급이 낮다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 후보는 자신의 자녀에게 "아무리 못살아도 반드시 애 둘 낳아라"고 가르쳤고, 딸은 두 명의 아이를 출산했다고 했다.
김 후보는 "어떻게 먹여 살리나 하지만, 다 자기 먹을 거 타고났고, 요즈음에는 정부에서 공짜로 돈 많이 준다니까 걱정할 거 없다"며 "봉급이 적지만 착하게 사는 사람은 천당에 갈 것"이며 자신이 생각하는 바람직한 삶의 태도를 역설했다.
장황했던 '사랑 예찬'은 젊은이들에 대한 충고로 이어졌다. "제가 요즈음에 젊은이들 보고 방이 없으면, 어디서든 사람은 다리 밑에서도 사랑을 할 수 있고, 어디서든지 사랑은 뜨거운 것이라고 말한다."
무척이나 가난하고 힘든 상황 속에서 사회운동을 하면서까지 결혼하고, 아이를 키워, 결국 지금은 손자와 손녀를 봤다는 김 후보는 사회 환경을 때문 에 출산과 양육을 포기하는 젊은 세대를 이해할 수 없다는 태도였다.
이런 배경에서 김 후보는 "지금 누가 젊은이들에게 헬조선을 말합니까. 누가 지금 젊은이들에게 절망을 가르칩니까"라며 헬조선 담론을 비판했다.
그러고는 "세월호처럼 저렇게 죽음의 굿판을 벌이고 있는 자들 물러가라"라는 문제의 발언을 내뱉었다.
"이 세상에 불평불만을 가르치고 절망을 선동하고 이 대한민국이 못 쓰는 나라라고 자살을 부추기고 죽은자들은 무조건 아름답다고 하고, 산자들을 욕되다고 하는 이 더러운 역사를 우리는 끝내야 한다."
아직도 미완의 진상규명 속에 있는 세월호 사건이 정부, 나라에 대한 강한 비판을 일으켰고 이런 것이 '헬조선'이라는 부정적 정서로 이어졌다는 주장이다.
희망과 낙관, 그리고 사랑을 가지고 대한민국의 역사를 살아왔다는 김 후보의 눈에는 세월호란 산자를 욕되게 하는 '죽음의 굿판'으로 보였던 것이다.
그리고 젊은이들은 그런 '죽음의 굿판'에 영향을 받아 좌절하고 절망하고 있다는 얘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