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나기무라 쥰씨가 '왕인박사의 정기를 따라온 전남, 순천매산여고!'란 주제로 강연을 하고있다(사진=박사라 기자)
"왕인 박사는 일본인의 은인이에요. 그의 업적 알리기 위해 왔죠"
17일 오후 2시 순천 매곡동 매산여고에서는 왕인 박사 후예들과 학생들이 만나는 뜻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일본에서 온 왕인 박사 후예들은 이날 학생들 앞에서 강연과 감사 공연을 펼치면서 왕인 박사의 업적을 알리고 기렸다.
왕인 박사의 친 혈족은 아니지만, 그의 학문적 정신에 빠지면서 자신들을 '왕인의 후예'라고 지칭하는 이들, 왕인총 환경수호회의 야나기무라 준, 오까야, 야마오까, 마츠시다 씨이다.
이들은 수 십 년간 그의 업적과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리면서 한·일 교류의 징검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이날도 왕인 박사의 고향인 전남을 찾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그가 일본에서 한 일을 전하기 위해서 찾았다.
특별히 매산여고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 서재덕 왕인박사후예들 고국방문추진단장은 “왕인 박사가 태어난 전남에서 매산여고는 108년의 역사를 가진 곳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이들은 30년 전부터 매년 봄과 가을 일본에서 왕인 박사를 기리는 전통제례의식을 올리고 있다. 제사에는 한국에서 가지고간 막걸리, 김치를 비롯한 전통음식을 올린다.
또한 매주 오사카에 위치한 왕인 박사의 묘지인 ‘왕인총’을 청소하거나 무궁화를 심는 등 관리를 한다.
장또밴드가 학생들 앞에서 한국 인기가요를 연주하고 있다(사진=박사라 기자)
이뿐만이 아니다. 음악 동아리인 장또밴드(제대로된 밴드라는 뜻)를 꾸려서 다양한 한국 노래를 부르면서 왕인 박사를 알리고 고대 한국문화의 우수성을 홍보한다.
이날도 '왕인박사의 정기를 따라온 전남, 순천매산여고'란 주제로 강연을 한 후 공연을 펼쳤다.
기타, 오카리나로 아리랑을 연주하면서, 강제 징용과 일본 위안부에 대한 사죄의 마음을 악기 연주와 노래에 담아 표현해 감동을 자아냈다.
또 한국의 인기가요를 연주해 학생들의 떼창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왕인 박사는 백제의 한문학자로 4세기 일본의 요청을 받고 한자를 전한 인물이다. 문맹국을 문명국으로 바꿔준 업적 덕분에 일본 중등교과서에도 그의 업적에 대해 길게 기술하고 관련 행사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야나기무라 준 회장은 "왕인박사가 일본에 한 역할을 잊지 않는다"면서 "앞으로도 이렇게 감사하는 마음을 그의 업적을 알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