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으로 돌아오는 국내 유명 감독들의 포커스는 이 시대의 '청춘'이다.
제71회 칸국제영화제에 진출한 이창동 감독의 영화 '버닝'은 위태로운 세 청춘의 미스터리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그 동안 수많은 영화들로 작품성을 인정받아왔던 이창동 감독이 본격적으로 '청춘'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화 속에는 세 명의 주인공이 등장한다. 유통회사 아르바이트생 종수(유아인 분) 그리고 그 앞에 나타난 소꿉친구 혜미(전종서 분) 마지막으로 혜미가 종수에게 소개하는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 분)이다. 이창동 감독은 이들 불완전한 세 청춘의 강렬하고도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그려냈다.
중년의 이창동 감독은 주인공들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인 이유에 대해 "8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어떤 영화로 관객들을 만나야 하나 고민이 많았다"며 "우리가 사는 세상, 특히 청년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 싶었다. 지금 청년들은 부모 세대보다 빈곤하고 힘든 최초의 세대라고 생각한다. 그들이 품고 있는 무력감이나 분노가 있으리라 봤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에 우리를 힘들게 하는 현실이 분명했다면 지금은 스스로의 미래가 보이지 않는 이유를 찾기 힘든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버닝'은 이런 청년들의 상태를 일상 속에서 미스터리로 그려냈다"고 영화가 담은 메시지를 설명했다.
이준익 감독의 청춘 3부작 중 마지막이 될 '변산'은 1930~1940년대를 배경으로 한 '동주', '박열' 등과는 다른 지점에 있다. 현 시대의 청춘을 다룬다는 점, '힙합'이라는 음악 장르를 영화에 가져온 점이 그렇다.
'변산'은 인생이 꼬일대로 꼬인 청춘 학수(박정민 분)가 짝사랑하는 선미(김고은 분)의 꼼수로 흑역사 가득한 고향 변산에 소환되면서 벌어지는 유쾌한 이야기를 그린다. 치열한 일상 속에서도 열정을 불태우는 청춘들의 모습이 공감대를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준익 감독은 "눌려 있는 것들을 펼쳐보고 싶고, 드러내고 싶고, 깨우고 싶은 욕망이 있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그 틀을 확 깨는 시도를 했다"고 새로운 도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누구에게나 청춘은 있다. 가족, 친구 등 주변 사람들과 함께 세상을 이겨나가는 과정에서 받는 상처, 위로 등이 모여 이뤄낸 순간. 그 가장 빛나는 순간을 청춘이라고 생각한다. '변산' 인물들이 보여주는 진솔하고 유쾌한 모습에 관객들이 공감했으면 한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힙합' 장르를 영화로 가져온 것에 대해서는 "젊은 친구들이 공감하는 하나의 장르로 힙합이 있는데 래퍼가 주인공이라면 관객들과 더욱 친밀하게 소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느끼는 감정도 풍부해질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창동 감독의 '버닝'은 오는 17일, '변산'은 오는 7월 초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