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 무기노동교화형을 선고 받고 억류 중인 김국기 씨, 김정욱 씨, 최춘길 씨(왼쪽부터)
김동철 목사와 연변과학기술대 김상덕 교수, 김학송씨 등 북한에 억류된 한국계 미국인 3명이 조만간 석방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국인 억류자 문제가 남북관계 현안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4일 통일부에 따르면 현재 북한에 억류된 우리 국민은 모두 6명이다.
이들 중 3명은 북중 접경지역에서 선교활동을 벌이다 간첩혐의로 북한 당국에 체포됐고, 다른 3명은 탈북자로 알려졌다.
먼저 김정욱 선교사는 지난 2013년 10월 중국 단둥에서 국수 공장을 운영하면서 북한 주민들에게 생필품을 나눠주는 등의 활동을 해오다 밀입국 혐의로 체포됐는데, 북한은 국가정보원과 내통했다며 국가전복음모죄와 간첩죄 등을 적용해 무기 노동교화형을 선고한 뒤 지금까지 억류하고 있다.
또 각각 지난 2014년 10월과 같은 해 12월에 체포된 김국기, 최춘길 선교사도 국가전복음무죄와 간첩죄 등으로 역시 무기형을 선고받고 억류돼있다.
최춘길 선교사는 단둥에서 북한 주민에게 나눠줄 후원 물품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탈북자 고현철씨가 지난 2016년 5월 북한에 억류돼 재판을 받고 있는 등 탈북자 3명도 억류돼있다고, 통일부는 밝혔다.
이들 억류자 문제와 관련해 정부는 '인도적 문제 해결'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
백태현 통일부 대변인은 4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에 억류된 우리 국민은 6명이고 선교사 3명, 탈북민 3명"이라며 "억류자 문제가 해결 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성룡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는 "남북정상회담에서 납북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이나 논의가 없어서 매우 유감스럽다"며 정부가 문제 해결에 더 적극적으로 나서줄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처럼 정부는 우리 국민 억류자 문제 해결과 관련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지만 미국계 한국인 3명이 석방돼 미국으로 송환될 경우 이들의 신변안전 문제도 중요한 현안으로 부각되면서 남북 당국이 공식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여론의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럴 경우 이달 중순에 열릴 것으로 보이는 남북고위급 회담이나 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논의할 적십자회담이나 억류자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이 있다.
이와관련해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최근 기자들과 만나 "판문점 선언에 보면 '남과 북은 민족 분단으로 발생한 인도적 문제를 시급히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대목이 있다는 정도로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남북정상이 합의한 '인도적 문제 해결'에는 이산가족 상봉 뿐 아니라 억류자나 전쟁 포로, 납북자 문제 해결도 담겨있다는 뉘앙스다.
북한은 전쟁포로나 납북자라는 표현에 거부 반응을 보여왔는데, 각각 '전시에 헤어진 가족'과 '전후에 헤어진 가족' 등으로 표현해 특수 이산가족의 범주에 포함시키기로 남북이 합의하면서 이산가족 상봉때 제한적인 만남이 이뤄져왔다.
전후 납북자 통계 (자료=통일부 홈페이지 캡처)
지난 2015년 10월 마지막 이산가족 상봉에 전시·전후 납북자 가족 2명이 포함되기도 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1953년 7월 정전협정 체결 이후 납북자는 총 3835명이며 이중 3319명이 귀환했다. 3310명은 북한이 송환했고, 9명은 북한 억류 중에 탈북해서 귀환했다.
통일부는 현재까지 북한에 억류돼있는 전후 납북자를 516명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