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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강연희소방경 영결식 "좋았던 기억만 안고 가길"

故 강연희 소방경의 영결식에 참석한 동료들이 영정 앞에서 묵념하고 있다. (사진=김민성 기자)

 

자신이 구조한 취객에게 폭행당한 지 한달 만에 숨진 故강연희 소방경의 영결식이 3일 오전 익산소방서에서 엄수됐다.

지난 이틀간 내리던 비는 거짓말처럼 그치고 맑게 갠 하늘, 적당한 햇살이 강 소방경을 마중하는 듯했다.

익산소방서장장(葬)으로 치러진 이날 영결식은 고인이 떠나는 길을 배웅하려는 동료 소방관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영결식은 고인의 약력 보고와 특진 추서, 공로장 봉정, 영결사, 헌화 및 분향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장례위원장인 김봉춘 익산소방서장은 조사에서 "늘 투철한 사명감으로 소방의 명예를 빛내던 당신께서 이렇게 홀연히 떠나실 줄은 몰랐다"며 "남아있는 우리가 당신의 뜻을 이어받아 더욱 안전한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동료들도 비통에 잠겼다. 정은애 소방경은 "이곳에서 무겁고 아팠던 모든 것들을 훌훌 벗어버리고, 좋았던 기억과 따뜻한 온기와 아름다운 시간만 안고 가기 바란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추도사를 한 음절씩 눌러 읽었다.

헌화를 마친 故강연희 소방경의 남편 최모 소방위가 고인의 영정 앞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김민성 기자)

 

가장 친한 친구이자 동료였던 아내가 떠나는 길. 남편 최모(52) 소방위는 이별 선물로 하얀 국화 한 송이를 건넨 뒤 못다 흘린 눈물을 떨궜다.

지난 6개월간 고인과 함께 근무한 노인수 소방위도 벌개진 얼굴로 제단에 헌화한 뒤 입술을 깨물며 울음을 참았다.

강 소방경을 태운 영구차는 고인이 생전 근무했던 익산소방서 인화119안전센터로 향했다.

영구차가 떠난 뒤 익산소방서 앞 공터에는 오열하는 소리만 남았다. 침묵 속에 영결식을 지켰던 유족과 조문객들은 결국 끓어오르는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힘없이 돌아선 노 소방위는 "고인은 후배들도 따뜻하게 챙겨주고, 동료들과도 우애있게 지냈다"며 "너무 일찍 간 게 아쉽고 부디 저 세상에서는 편히 살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 소방경은 지난달 2일 오후 1시 20분쯤 원광대학교 병원 앞에서 취객에게 폭행을 당했다.

구토와 어지럼증을 호소하던 강 소방위는 지난달 24일 뇌출혈과 폐부종 진단을 받고 수술했으나 지난 1일 끝내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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