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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현 "주한미군 주둔은 김일성도 동의했던 일"



정치 일반

    정세현 "주한미군 주둔은 김일성도 동의했던 일"

    - 北, 미군 주둔은 선대유훈…"92년부터"
    - 평화협정 이후 UN사령부는 해체되지만
    - 동맹 근거해 미군 주둔…질서유지 효과
    - 문정인 특보 거취 논란? 해임할 일 아냐
    - 북미정상회담 장소로 판문점 가능성↑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정세현(전 통일부 장관)

     

    남북 정상회담 마친 지 얼마 안 됐는데 갑자기 주한미군이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직접적인 계기가 된 건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특보죠. 문정인 교수의 기고문 때문인데요.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 주둔을 정당화하기 어려울 거다.' 이 대목이 지금 문제가 된 겁니다. 한국당을 비롯한 보수 야당들은 '주한미군 철수가 정상회담의 목표였던 거 아니냐' 이렇게 묻고 있고요. 청와대가 그게 아니라고 하자 '그러면 문정인 특보를 해임하라' 이렇게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글쎄요. 종전을 의미하는 평화 협정을 체결하면 진짜로 주한미군은 철수를 해야 되는 걸까요? 대체 그 말이 나온 근거는 뭔지 그 말이 맞는 건지 틀린 건지 명쾌하게 설명해 주실 분,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연결을 해 보겠습니다. 정 전 장관님, 안녕하세요?

    ◆ 정세현> 안녕하세요.

    ◇ 김현정> 우선 개인적인 의견. 그러니까 평화 협정이 체결되면 정말 주한미군 주둔이 어려워지는 겁니까?

    ◆ 정세현> 논란은 있을 겁니다. 평화 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 철수를 북한이 그동안 쭉 주장을 해 왔었기 때문에요. 이쪽에서 그런 입장에 동조한다고 그럴까, 그게 당연하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분들은 오래전부터 있었어요. 미군 철수만 되면 통일된다는 아주 단순한 얘기를 하시는 분들도 있었지만. 그런 점에서 그 논란이 있을 거예요. 그러나 이 문제는 지금 문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지만, 제가 볼 때는 주한미군 문제와 평화 협정 관련해서 보다 더 중요한 것은 북한의 입장입니다. 그런데 북한이 사실은 주한미군 문제를 거론하지 않겠다는 암시를 줬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까지 저렇게 하겠다고 그러고 오히려 빨리 지금 매듭을 짓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봅니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사진=박종민 기자, 자료사진)

     


    ◇ 김현정> 북한이 암시를 줬기 때문에. '주한미군은 우리랑 아무 상관이 없다. 어떤 상황이 되든 주한미군은 여기 머무를 수 있다'고 암시를 줬기 때문에 지금 북미회담도 급물살을 탈 수 있는 거다?

    ◆ 정세현> 그러니까 쉽게 요약하면 주한미군 주둔은 그것도 선대의 유훈입니다. 비핵화만 유훈이 아니라.

    ◇ 김현정> 그 말씀은 과거 2000년 남북 정상회담 때 김정일 위원장이 밝혔던 그 부분 말씀하시는 거죠?

    ◆ 정세현> 그거보다 더 먼저 92년 1월 22일로 제가 기억하는데. 그 당시 김일성 주석이 당시 노동당 국제비서 김용순을 미국 뉴욕으로 보내서. 미 국무부 차관 아놀드 캔터를 만나게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북한이 충격적인 제안을 했어요. '북미 수교만 해 주면 앞으로 남쪽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겠다. 통일된 뒤에도 미국은 남쪽에 또는 조선반도에 머무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위상과 역할은 바뀌어야 되겠지만.' 단서를 붙였는데 바로 그 얘기를 2000년 6월 14날 김정일 위원장이 김대중 대통령한테 되풀이했어요. 그때는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냉전이 끝나고 난 뒤에 미군에 대한 우리 생각은 바뀌었습니다. 그 전에는 냉전 시대에는 북한을 견제하고 또는 위협하는 그런 역할을 했었지만. 냉전 끝나고 난 뒤에도 미군이 남아 있는데, 그걸 보니까 오히려 냉전이 끝나고 난 뒤에 요동칠 수 있는 동북아 질서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더군요. 앞으로 미군을 우리가 남북이 손잡고 미군을 활용한다고 그럴까. 미군이 있는 조건 하에서 남과 북이 왕래하고 교류하고 협력해도 좋지 않겠습니까?'

    이런 얘기를 하니까 김대중 대통령이 '이건 북미 정상회담 주선해도 좋겠다'해서 미국한테 바로 연락했고. 그걸 위해서 올브라이트 당시 국무장관이 2000년 10월 24일부터 26일까지 평양을 방문했죠. 그때 김정일 위원장이 25일에 백화원 초대소를 찾아와서 김대중 대통령한테 했던 얘기를 똑같이 해요. 그게 올브라이트 회고록 <마담 세크리터리(madam="" secretary,="" 2003)=""> 465페이지에 적혀 있습니다. 그러니까 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않는 조건으로 수교만 해 달라는 얘기를 했기 때문에, 그게 아버지 때도 했던 얘기고 할아버지 때도 했던 얘기입니다.

    ◇ 김현정> 그러면 정리를 하자면 김일성 주석도 했고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했던 이야기이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이 그걸 되돌릴 이유는 없고. '북한은 일단 주한미군 주둔 오케이다.' 거기는 문제가 없다는 말씀이세요?

    ◆ 정세현> 그 조건에서 수교하자. 그리고 평화 협정 하자. 이렇게 되죠.

    ◇ 김현정> 그러면 그건 북한의 입장이고. 국제법적인 근거, 어떤 조약의 근거는 어떤가를 따져보면 문정인 특보가 왜 이런 얘기를 했는가 보니까요. 지금 우리는 휴전 상태죠. 휴전 협정 맺으면서, 정전 협정을 맺으면서 UN사가 주둔하게 되고. 그때 UN군으로 들어온 군대들 중에 다른 나라 군대들은 하나둘 철수를 하고 미군만 남아서 아직까지 있는 건데. '종전이 되면 전쟁이 끝나면 더 이상 미군이 있을 근거가 없다.' 여기에 바탕을 두고 아마 말씀하신 것 같아요.

    ◆ 정세현> 그건 아니에요.

    ◇ 김현정> 아닙니까?

    ◆ 정세현> 지금 미군이 쓰고 있는 UN군 모자는 벗어야 될 겁니다. 그러나 미군은 여기 남아 있을 수 있죠. 바로 그 대목이 문재인 대통령이 말씀하신 '한미동맹의 문제다'라는 얘기가 되는 거죠. 그러니까 지금 그때 들어왔을 때는 UN군 모자를 쓰고 왔지만 실제로 미군이었지 않습니까? 이제 평화 협정이 체결되고 나면 UN사는 결국 해체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그렇게 되면 주한미군 사령관이 모자를 2개 쓰고 있는데, 미군 사령관 모자하고 UN군 사령관 모자를 2개 쓰고 있는데. 그 UN군 사령관 모자는 벗어야 돼요. 그러나 그게 바로 나가야 된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UN군 모자와 한미동맹으로 씌워준 모자 2개를 쓰고 있었는데. 평화 협정, 그러니까 종전이 되면 그 모자 벗는 건 맞지만. 그렇더라도 한 모자가 더 남아 있다 이 말씀이시군요?

    ◆ 정세현> 그렇죠. 그걸 쓰고 있을 수 있고 그다음에 그거를 양해하는 조건에서 아마 이번에 평화 협정 체결하고 북미 수교를 요구하지 않았는가.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로서는 미군 나가라는 조건, 미군 철수를 조건으로 했으면 처음부터 정상회담 안 하려고 했을 거예요.

    ◇ 김현정> 안 하려고 했을 거다. 모자 얘기해 주시니까 바로 이해가 되네요. 2개 중에 하나만 벗는 거다?

    ◆ 정세현> 용산에서 계속 미국 사람 볼 수 있을 거예요. 미군. (웃음)

    ◇ 김현정> 용산에서 다른 데로 이사 가는 건 아니에요, 장소는?

    ◆ 정세현> 평택으로 가든지 어쨌건.

    ◇ 김현정> 어쨌건 볼 수 있다?

    ◆ 정세현> 이태원에 올 겁니다, 그 사람들.

    ◇ 김현정> 이태원에 아마 놀러 오고 그럴 거예요. (웃음) 그러면 이제 법적 근거로 있을 수 있느냐, 없느냐 문제를 떠나서, 우리 필요에 의해서 있는 게 맞느냐?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왜냐하면 제가 이 질문을 왜 드리는가 하면. 사실 일부 진보 진영에서는 '굳이 열강의 군대가 우리 땅에 들어와서 주둔해 있을 이유가 뭐냐. 우리 열강으로부터 벗어나자. 국방도 독립하자. 미군 철수하자.' 이런 이야기를 줄기차게 해 온 분들도 계시거든요. 이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 정세현> 독일 통일된 뒤에도 지금 독일에 나토의 모자를 쓴 미군은 남아 있습니다. 유럽의 질서, 군사 질서가 요동치는 걸 막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걸 생각하면 돼요. 그러니까 통일 독일에 미군이 있다고 하는 사실, 그리고 그 미군이 나토의 모자를 쓰고 있지만요. 거기는 나토가 계속 살아 있으니까.

    ◇ 김현정> 거기는 모자 2개 다 쓰고 있군요.

    ◆ 정세현> 그 나토의 모자를 쓴 미군이 유럽에 동유럽과 서유럽 사이 또는 미국과 소련 사이, 지금은 러시아죠. 군사적인 긴장이 조성될 수 있는 것을 사전에 예방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우리가 주목하면. '미군이 나가면 통일된다, 미군은 평화 협정 됐으니까 나가야 된다'는 것은 너무 단순한 생각이에요. 지금 국제 정치가 그렇게 움직이지 않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왜 그 역할을 굳이 미국이 해야 되느냐고 물어본다면?

    ◆ 정세현> 제일 센 사람, 제일 센 나라가 질서를 유지하는 거 아니에요, 기본적으로?

    ◇ 김현정> 하긴 반에서도, 초등학교 반에서도 보면 제일 힘 센 반장이. 물리적인 힘 말고 권한을 가지고 '너 조용히 해라, 어떻게 해라' 질서를 잡는... 그건 어쨌든 현실이니까, 현실이니까 무시할 수 없다는 말씀이시군요?

    ◆ 정세현> 그렇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도 그걸 보장해 줬기 때문에 지금 속도를 내고 있는 것이다.

    ◆ 정세현> 보장해 줬다기보다는 아마 폼페이오가 와서 그거 확인했을 거예요.

    ◇ 김현정> 확인하고 갔을 거라고 보세요?

    ◆ 정세현> 그러니까 더 서두르지 않습니까, 트럼프 대통령이?

    ◇ 김현정> 알겠습니다. 북한 입장에서도 미군 주둔을 허용하는 이유는 북한도 좀 중국도 견제해야 되고 이런 게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건가요?

    ◆ 정세현> 그렇죠, 그렇죠. 그러니까 북미 관계 개선되고 평화 협정 체결되고 이러면, 동아시아 또는 한반도 주변의 군사질서, 외교관계가 굉장히 복잡해질 겁니다. 그때 러시아나 중국과의 관계에서 오히려 위협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 일단 해야 되지 않겠어요? 그런 걸 막아줄 수 있는 건 미국이라고 북한은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정 전 장관님 두 가지 여쭙겠습니다, 짧게. 하나, 그러면 문정인 특보 이런 발언해서 혼선 빚은 것에 대해서 야당은 해임해라 얘기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 정세현> 아니, 그분은 그야말로 청와대 안에 근무하는 사람도 아니에요. 사무실도 밖에 있고 진짜 자유로운 분인데. 툭하면 해임하라고 하는데 문정인 교수. 오히려 교수죠. 특보라고 해서 가끔 정책을 돕고 하는 것 같은데. 일만 생기면 해임하라고 하는데, 그런 식으로 하면 논란 일으킨 사람들이 야당에서 많습니다. 거기도 해임해야지. (웃음)

    ◇ 김현정> 그럼 두 번째 질문. 지금 북미 회담 장소가 어디가 될 것이냐. 판문점도 급부상하고 있고 곧 발표가 된다는데 어디서 열릴까요.

    ◆ 정세현> 저는 처음부터 결국은 돌고 돌다가 판문점 되지 않겠느냐는 얘기를 했었는데. 서로 편리한 데입니다. 북한도 편리하고. 물론 북한은 평양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불러들이고 싶을 거예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까지는 잘 안 가려고 생각할 거고, 그러다 보면 결국 판문점이 되지 않겠는가. 판문점을 처음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음산한 데로 생각했던 모양이에요. 그런데 이번 남북 정상회담 하면서 사진 보니까 상당히 멋있다고 생각하고. 자기가 거기 서가지고 기자회견 내지는 선언문 발표하는 장면을 생각하니까 가고 싶었던 것 같아요.

    ◇ 김현정> 남북 정상회담 보면서 음산한 데인 줄 알았는데 굉장히 괜찮네? 핫한 플레이스가 되니까. (웃음)

    ◆ 정세현> 그리고 제가 있을 때는 그렇게 좋지 않았는데, 이번 정상회담 준비하면서 아주 멋있게 산뜻하게 잘 고쳐놨더라고요.

    ◇ 김현정> 리모델링 잘했더라고요.

    ◆ 정세현> 그럼요. 이번에 판문점 냉면 먹으러 갔더니 많이 좋아졌어요. 미국에서 트럼프가 와도 완전히 손색이 없고, 김정은 위원장은 익숙한 데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돌고 돌아 판문점 될 거다. 이걸 한번 지켜보기로 하죠. 정 전 장관님 고맙습니다.

    ◆ 정세현> 네.

    ◇ 김현정>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이었습니다. (속기= 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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