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기관이 스스로 특권을 거부하고 공정하게 권한을 행사해야 한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강당에서 열린 제55회 법의 날 기념식에서 "우리 사회에서 '법의 지배'가 통용되지 않는 특권층이 존재한다는 국민의 불신은 사회를 뿌리부터 깊이 병들게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법원장은 진정한 법치주의를 위해서는 국가기관의 올바른 역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은 여전히 법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믿고 있다"며 "법이 강한 자에게는 약하고 약한 자에게는 강하며 있는 그대로 법을 지키면 손해를 볼 수 있다는 인식도 아직 해소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국민의 시각에서 법과 제도를 제대로 만들고 올바로 운용했는지 되돌아보고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가기관부터 솔선수범해 법을 준수하고 존중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김 대법원장은 "입법부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정당한 법을 만들어야 하고 행정부는 특권이나 차별 없이 공평하게 법을 집행해야 한다"면서 "사법부 또한 투명하고 공정한 재판을 통해 국민의 권리 구제라는 소명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기관이 먼저 법의 권위를 존중하고 각자의 역할을 다할 때 국민도 법의 지배를 신뢰하고 법을 준수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대법원장은 특히 사법부 역할에 대해 "사법부는 투명한 절차와 공정한 결과로 국민이 수긍하고 감동하는 '좋은 재판'을 통해 국가기관의 자의적인 권력 행사를 통제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할 것이다"고 밝혔다.
또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의 법적 분쟁을 해결함으로써 심화하고 있는 계층 간·세대 간 갈등을 치유하고 통합하는 기능을 수행할 것"이라며 "이런 과정에서 운영과 재판에 대해 건전한 비판과 감시를 겸허하게 수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법의 날 행사에는 △김명수 대법원장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박상기 법무부 장관 △김현 대한변협 회장 △이성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김외숙 법제처장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