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JTBC '썰전' 방송 화면 갈무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종심과 관련해 유시민 작가는 "대법원이 이 부회장에게 불리한 쪽으로 판단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며 "유일하게 논리적으로 대법원이 파기환송할 가능성이 있다면 뇌물 액수뿐"이라고 내다봤다. 12일 밤 방송된 JTBC 시사 예능 프로그램 '썰전'에서다.
앞서 이재용 부회장 2심 재판부는 이 부회장이 박 전 대통령에게 뇌물 36억원을 줬다고 판단해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 1심 재판부는 박 전 대통령이 삼성으로부터 받은 뇌물 액수를 72억원으로 봤다. 뇌물로 준 금액과 받은 액수가 다른 상황이 빚어진 셈이다.
이날 방송에서 박형준 교수는 "이와 관련한 두 가지 쟁점이 있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첫째는 이재용 2심 재판의 제일 중심이 됐던 것은 (삼성 경영) 승계권 작업이 인정되지 않은 점이다. 묵시적 청탁이 인정되지 않았다. 그런데 박 전 대통령 판결을 보면 롯데가 면세점을 다시 하는 문제라든지 그런 현안들이 있어서 대통령이 그러한 대가 관계를 인지하고 묵시적 청탁이 이뤄졌기 때문에 유죄라고 (판결)했다."
이에 유시민 작가는 "이 대목은 논란의 여지가 많다"며 "롯데 같은 경우 면세점(사업 청탁)이 있었다면, 이재용씨 입장에서도 이건희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활동할 수 없는 건강 상태에 있기 때문에,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보면 결국 삼성전자 주식 지분을 늘리기 위한 조치였다고 합리적으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이 모든 것들이 청탁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요인이 있었다고 보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이라며 "그런데 법원에서는 그렇다고 해도 뭔가를 증명할 수 있는 것이 약하다고 봤기 때문에 그것을 인정 안 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그 다음에 (박근혜정부에서 경제수석을 지낸) 안종범 수첩의 증거 능력이다. '전문증거 배제 원칙'(전해 들은 것은 직접증거로 쓸 수 없다는 원칙)이라는 것이 있다. 안종범 수첩이 문제가 되는 것은 이것을 간접적으로라도 증거 능력으로 인정하느냐의 차이"라며 "이재용 2심 재판부에서는 이것을 인정 안 했는데, 이번 (박 전 대통령)재판부에서는 인정했다. 그러니까 이것은 여전히 재판부마다 판단을 달리하고 있기 때문에 법리적으로 다툴 여지는 여전히 있다"고 봤다.
유 작가는 "(안종범 수첩을 정황증거로) 인정 안 한 것은 이재용 부회장의 2심 재판부 밖에 없다"며 "나머지 다른 모든 국정농단 관련 재판에서는 안종범씨 수첩이 인정됐다. 이것은 나중에 대법원이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이 부회장 항소심 판결문 논리대로 따라가도 뇌물액수 산정 너무 적게 됐다"이 부회장에게 남은 대법원 판결에 대해 박 교수는 "만약 대법원 판사들이 이번에는 1심 판결의 손을 들어준다면 당연히 파기환송을 해야 한다. 그런데 만약 2심 재판부의 손을 들어준다면 박 전 대통령 재판도 또 한 번 해볼 소지가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유 작가는 "그런데 지금 전망으로 봐서는 대법원이 이 부회장에게 불리한 쪽으로 판단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며 말을 이었다.
"유일하게 논리적으로 대법원이 파기환송할 가능성이 있다면 뇌물 액수뿐이다. 그러니까 (삼성이) 정유라를 위해 말 사라고 독일에 보낸 돈 있잖나. 그 액수도 지난번 (이 부회장) 2심 재판에서는 말 소유권이 삼성에 있는 것으로 보고 사용액수를 뇌물액수에 추가하지 않았다."
그는 "그런데 '말 소유권이 삼성에 있었다 하더라도 삼성 말을 공짜로 쓴 것에 대해서는 뇌물로 인정돼야 한다'는 논리를 이재용씨 항소심 재판부도 논리적으로 인정했는데 (뇌물) 액수에서는 뺐다"며 비판을 이어갔다.
"우리가 판결문이나 판결 이유를 볼 때, 그것이 어느 쪽으로 판단을 했는지 간에 그(판결) 자체의 정합성은 있어야 하잖나. 그런데 이재용 부회장 항소심 재판은 내적 정합성이 없다. 그 논리를 100% 따르더라도 뇌물액수 계산이 덜 된 것이다. (대법원에서) 그것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다면 파기환송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유 작가는 "그래서 이것이 미묘한 문제"라며 "삼성의 로비력, 돈으로 (사법) 권력을 포획하는 능력이 어디까지 가 있는지를 볼 수 있는 기회"라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박 교수는 "저는 그 부분에서 생각이 좀 다르다. 검찰이 그렇게 기소를 했다고 해서 법리적으로 그게 다 받아들여지는 것이 정의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를 테면 증거가 이쪽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저쪽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면 그것은 피고인의 이익으로 하는 우선주의 원칙이 있잖나. 모호한 것을 가능하면 검찰이 기소한 대로 해주는 것이 정의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반박했다.
유 작가는 "이재용 항소심에서 제가 유감을 갖는 것은 판결문 논리대로 (뇌물)액수 산정을 하라는 것이다. 판결문 논리대로 따라가도 액수가 너무 적게 된 것"이라며 "내적 정합성이 없기 때문에 대법원 판사들은 그 점을 눈여겨보지 않을 수 없다"고 재반박했다.
박 교수는 "대법원 판사들이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본다면 이 뇌물죄 적용이 적합한가, 아닌가를 법리적으로 따져줘야 한다"며 "단순히 2심 재판부의 법리를 다 인정하고 그 안에서 판단할 것이 아니라, 큰 틀에서 뇌물죄 적용이 과연 가능한가에 대한 판단을 법리적으로 해줘야 한다. 그 부분에서 근원적인 인식의 차이가 있다"고 말했고, 유 작가는 "그것은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