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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조재현 정식수사 전환 못해…경찰도 답답,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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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덕·조재현 정식수사 전환 못해…경찰도 답답, 왜?

    공소시효 지났거나 피해자들 2차가해 우려해 진술 꺼려, 가해자들 잠적중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 (사진=자료사진)

     

    영화에 출연한 여배우를 성폭행하는 등 악질적인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됐던 영화감독 김기덕, 배우 조재현 사건이 정식 수사로 전환되지 못한 채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피해자들과의 접촉을 시도했지만, 이미 공소시효가 지났거나 진술 협조를 받지 못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 사이 가해 당사자들은 측근들과 연락을 끊고 완전히 잠적한 상태이다.

    ◇ '#그런데김기덕조재현은?' 네티즌들 묻지만 한 달 째 내사단계

    '미투' 운동에 불을 지폈던 이윤택 전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구속됐지만 나머지 가해자들의 수사 진행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특히 네티즌들이 궁금해하는 것은 김기덕, 조재현 두 사람의 처벌 여부이다. 두 사람은 영화 촬영 기간에 성관계를 요구하거나 여배우들을 성폭행했다는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CBS 취재결과 김기덕과 조재현은 아직까지 경찰이 내사 수준에 머무른 채 정식 수사로 전환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12일 내사에 착수했지만 한달이 다 돼도록 성과를 내지 못한 것.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CBS와 통화에서 "현재 조재현씨의 경우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고, 김기덕 감독은 혐의점을 잡아 내사를 벌였지만 성과가 없어 정식 수사로 전환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언론과 SNS 등에 성폭력을 고발한 피해자들과 접촉했지만 구체적인 진술을 받지 못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었다. 경찰 실무자들도 답답함을 토로할 정도로 진척이 안되고 있는 것.

    또다른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현역에 있는 사람들도 있어서 잘 나서지 않는 것 같다"며 "이윤택 사건처럼 케이스가 여러 건이면 혐의 입증을 위해 공소시효 전의 사건도 적극 조사를 할 수 있을 텐데, 현재까지 잘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특히 언론에 2차 피해가 부각되면서 피해자들이 두려움에 더욱 움추린 것으로 보인다. 피해자들이 추가로 나오거나 진술에 나서지 않는다면 이들에 대한 법적인 처벌은 현실적으로 어려워진다.

    경찰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사이, 가해자들은 측근들과도 완전히 연락을 끊고 잠적해있다. 국내 체류 여부도 불투명하다.

    김기덕 감독과 함께 작업했던 A씨는 "김 감독이 조연출들 전화도 전혀 받지 않고 잠적중이다.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조재현과 그가 설립한 공연제작사 수현재컴퍼니 관계자들도 언론의 연락을 일체 받지 않고 사실상 잠적한 상태이다.

    (사진=자료사진)

     

    ◇ "미투 법적 처절 전이라도 행정 제재 강화해 업계 풍토 바꿔야"

    실제로 미투가 법적 처벌로 이어지기까지 어려움이 많다. 공소시효가 이미 지났거나 친고죄 폐지 이전 사건은 수사 개시가 어렵고, 피해자들이 2차 가해를 걱정하며 막상 나서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이윤택의 경우에도 공소시효 문제로 중벌에 처해야할 성폭행이 혐의에 포함되지 못했다.

    법적 처벌이 어렵더라도 정부가 확실한 행정적 제재를 가해 성폭력 가해자들을 업계에 발 붙이지 못하도록 해야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영순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미투 운동과 함께하는 시민행동' 집행위원장)는 "가해자들을 엄벌에 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화예술계에 성폭력 연루자들이 구조적으로 발을 붙이지 못하게 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김 대표는 "권력 구조에서 성폭력이 발생하는 만큼 업계의 문화를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며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가해자들의 법적 처벌 전이라도 지위를 전격 박탈하고 관련 작품의 정부지원금을 모두 회수하는 등 행정제재를 대폭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앞서 MBC 'PD수첩'은 김기덕과 조재현의 성폭력에 대한 여러 제보 및 증언을 보도했다. 두 사람은 영화 '악어', '야생동물보호구역', '섬', '수취인 불명', '나쁜 남자' 등을 함께 작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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