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자료사진)
흉기로 위협했더라도 애초 흉기를 지닌 목적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폭처법)에 규정된 범죄를 저지를 의도가 아니라면 폭처법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폭처법 외 다른 법이 정한 범죄에 사용할 의도로 흉기를 지녔더라도 폭처법이 규정한 범죄 목적이 아니라면 엄격히 해석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특수공무집행방해·폭처법상 우범자 혐의로 기소된 고모(27)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창원지법 형사항소부로 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폭처법 제7조(우범자)에서 말하는 '이 법에서 규정된 범죄'는 '폭처법이 정한 범죄'만을 의미한다"고 판단했다.
폭처법 제7조는 '정당한 이유 없이 이 법에 규정된 범죄에 공용될 우려가 있는 흉기나 그 밖의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제공 또는 알선한 사람은 3년 이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폭처법 제7조에서 규정한 '휴대'는 범죄 현장에서 사용할 의도로 위험한 물건을 몸에 소지하는 것을 말한다"며 "고씨가 폭처법에 규정된 범죄에 사용할 우려가 있는 흉기를 휴대했다는 점은 검사가 증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고씨가 당시 회칼 등을 소지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가정환경 등을 비관한 나머지 자살하기 위해 구입했다고 진술했다"며 "실제 폭처법이 규정한 범죄를 저지를 의도가 있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설령 고씨가 형법 등 다른 범죄에 사용할 의도로 회칼 등을 소지했어도 2016년 1월 폭처법 개정에 따라 7조에서 말하는 '이 법에 규정된 범죄'에 대한 증명이 없다면 폭처법(우범자) 위반죄로 처벌할 수 없다"며 다시 사건을 심리하라고 밝혔다.
고씨는 지난해 6월 경남 진주시 중앙시장에서 회칼 등 칼 두 자루를 구입해 지닌 혐의(폭처법상 우범자)로 기소됐다.
그는 또 당일 후배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이동 중 후배가 '안전띠' 미착용으로 단속에 걸리자 가지고 있던 회칼로 경찰을 위협한 혐의(특수공무집행방해)도 받았다.
1심은 고씨의 혐의를 모두 인정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이에 2심은 고씨의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판단하면서도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인명피해가 발생하지는 않은 점, 피해자들을 위해 100만원씩 공탁한 점 등을 참작 징역 1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