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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문자, '복붙' 딱걸렸어…센스있는 명절인사 어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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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일반

    "새해 문자, '복붙' 딱걸렸어…센스있는 명절인사 어딨나요?"

    • 2018-02-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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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단 사원 "평범하면 눈치보여"…부장 "유행 뒤쳐질까 걱정"

    연휴 전날 흔한 단체 메신저방의 새해 인사 모습 (사진=독자 제공)

     

    문자메시지나 모바일 메신저로 전하는 새해 인사 문구도 명절 스트레스다. 상투적인 단체 문자보다는 기억에 남을 톡톡 튀는 메시지를 고민하는 게 숙제가 되면서다.

    ◇"새해인사 '복붙'하다 딱 걸렸어" 말단 직원의 고충

    직장인 이모(30) 씨는 상사에게 명절 메시지를 보냈다가 되려 한소리를 들었다. 비슷한 내용의 새해 인사를 이름만 살짝 바꿔서 전달했는데, 팀장이 "이거 복붙(복사+붙여넣기)이지? 옆 팀장도 똑같은 거 받았던데"라며 핀잔을 준 것이다.

    뜨끔했던 이 씨는 그때부턴 개인별 맞춤형 명절 인사를 '개발' 중이다. 그는 "새해 인사말이 다 비슷한데 각각 새로운 내용을 지어내려니 머리가 아플 지경"이라고 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배모 씨(26)는 기발한 새해 인사를 보내는 직장 동료가 얄밉다고 한다. "동기가 자기 얼굴에 한복을 합성한 이미지로 귀여운 새해인사를 해 선배들이 엄청 좋아했다"는 질투에서다.

    묘한 경쟁심이 들었다는 그는 "귀찮고 스트레스지만 뒤처지면 안 된다는 생각에 일일이 새해 문구를 만들어서 전송했다"고 말했다.

    ◇"톡톡 튀는 새해인사가 유행이라는데" 부장님의 안간힘

    새해인사 '압박'은 상사들도 피해갈 수 없다. 중견기업에 다니는 50대 부장 이모 씨는 특별한 카드를 만들었다. 카드 속에 캐리커처한 자신의 얼굴을 넣은 것이다.

    이 씨는 "요새 유행이라는데, 시대에 뒤떨어져 보일 것 같아서 약간 공을 들여 봤다"며 "번거롭지만, 다들 신기해 하고 반응도 괜찮아 만족한다"고 했다.

    평소 무뚝뚝하게 메시지를 보내던 오모 (56)씨는 회사 단체 카톡방에 각종 이모티콘이 난무하자 왠지 모를 소외감이 들었다. 오 씨는 딸에게 물어가며 난생 처음으로 이모티콘을 결제했다.

    그는 "이번 설을 대비해 일출 사진과 황금 개띠 이미지를 모아뒀다. 어색하지만, 다들 열심이라 나도 빠질 수는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새해 인사 경쟁'…진심은 전해질까?

    새해 인사를 건네는 건 다들 한다. 지난해 12월 취업포털 잡코리아가 직장인 7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10명 중 9명이 주변 지인들에게 새해 인사를 전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런 새해 인사에 약간의 성의를 바라는 것이 우리네 풍토다. 같은 조사에서 '받고도 기분이 좋지 않은 비호감 새해인사'1위는 '복사해서 붙인 출처 불분명한 인사(52.1%)가 차지했다.

    '비호감 새해인사'를 피하기 위한 직장인들의 노력은 관련 수치로도 확인된다. '설날 문구'와 같은 단어가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차지하고, '급상승 인기 앱'으로 설날 인사 문구 소개 앱이 선정되곤 한다.

    카카오에 따르면, 명절 전후 이모티콘 판매량은 평소보다 약 20%가 증가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연휴 때는 이모티콘을 주고받는 횟수도 눈에 띄게 늘어 난다"고 설명했다.

    성균관대 사회학과 구정우 교수는 "새해 인사는 조직의 화합을 위해서 중요한 측면이 있지만, 과도하게 눈치보는 분위기가 만연한다면 스트레스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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