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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G-50]"2018년? 소치보다는 밴쿠버의 이승훈이죠"



스포츠일반

    [평창 G-50]"2018년? 소치보다는 밴쿠버의 이승훈이죠"

    '2018 평창의 이승훈은?' 2014년 소치올림픽 장거리 개인전에서 부진에 빠져 낙담한 표정을 짓고 있는 이승훈(왼쪽)과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 아시아 최초 장거리 메달을 따내며 기뻐하는 이승훈의 모습.(자료사진=대한체육회)

     

    대회 개막을 꼭 50일 앞둔 전 세계 동계스포츠 대축제 2018 평창동계올림픽. 대회 준비 과정에서 이런저런 일들도 있었지만 문재인 대통령도 19일 KTX 대통령 전용 열차를 타고 강원도를 방문, 성공 개최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이날 문 대통령은 한국체육기자연맹 체육부장단과 간담회에서 내년 평창에서 기대를 걸고 있는 선수들의 이름도 거론했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단거리 이상화(28 · 스포츠토토)와 남녀 매스스타트의 이승훈(29 · 대한항공), 김보름(24 · 강원도청) 등이다. 쇼트트랙이야 워낙 효자 종목이라 당연히 언급이 됐지만 이들 3명은 문 대통령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확실한 메달 후보들이다.

    특히 이들 3명 중에서도 현재 가장 금빛 질주 가능성이 높은 것은 이승훈이다. 올 시즌 500m의 이상화가 라이벌 고다이라 나오(일본)에 살짝 밀리고, 김보름도 주춤한 반면 이승훈은 흔들림 없이 세계 랭킹 1위를 질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승훈은 올림픽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매스스타트 랭킹에서 218점으로 2위 리비오 벵거(스위스)에 43점 차로 앞섰다.

    이런 상승세를 안고 이승훈은 50일 앞으로 다가온 평창올림픽 준비에 더욱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태릉선수촌 빙상장에서 하루 8시간이 넘는 강훈련으로 몸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이승훈에게 평창올림픽 G-50을 앞둔 각오와 다짐을 들어봤다. (실전이 임박해 대표팀 선수들이 예민한 상황인 만큼 인터뷰는 훈련 일정을 모두 마친 전날 저녁 시간 전화를 통해 이뤄졌다.)

    2010년 밴쿠버동계올림픽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장거리 종목 메달(5000m 은메달)과 금메달(1만m)을 따내며 혜성처럼 나타난 이승훈. 이제 벌써 세 번째 올림픽이다. "당시는 대표팀 막내였는데 이제 어느덧 최고참이 됐다"고 웃는 이승훈은 "안방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은 행운이지만 참가에 의미만 두지 않고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다음은 이승훈과 일문일답.

    -대회 개막이 꼭 50일 앞으로 다가왔는데 컨디션이 어떤가.

    ▲사실 월드컵 시리즈를 마치고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아(대표팀 12일 귀국) 몸이 좋은 상태는 아니다. 실전을 치르느라 훈련을 많이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금은 운동량을 많이 늘리면서 체력도 쌓아가는 단계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후배들과 함께 태릉빙상장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이승훈.(사진=대한빙상경기연맹)

     

    -벌써 세 번째 올림픽에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라 느낌이 다를 것 같다.

    ▲자국 올림픽 자체가 선수로서는 대단한 행운이고 정말 큰 복이다. 그 무대에서 참가에 의미만 두지 않고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

    세 번째라고 확 달라지는 것은 없다. 시합장 가기 전까지 느낌이 없다(웃음). 사실 밴쿠버 때는 놀러가는 기분이었다. '잘 하면 메달 따겠다'는 생각으로 대회를 정말 즐겼다. 그러나 소치 때는 밴쿠버 때 금메달을 따내면서 성적에 대한 부담감을 안고 있었다. 일주일 전만 해도 테스트 때는 괜찮았는데 5000m에서 최악이었다. 그런데 이번 평창에는 큰 부담은 없고 매스스타트에 도전해본다는 느낌이다. 밴쿠버 때 느낌과 비슷하다.

    -올림픽 시즌 월드컵 시리즈를 마친 느낌은 어떤가.(이승훈은 월드컵 3차 대회에서는 13위에 머물렀으나 1, 4차 대회에서 우승했다.)

    ▲재미있게 돌았고, 즐겁게 했다. 매스스타트는 만족한다. 팀 추월은 많이 부족한 것을 느꼈다.(이승훈은 2014년 소치올림픽 때 팀 추월 은메달을 따냈다.) 5000m는 3차 월드컵까지 가능성을 봤는데 아쉬움은 있다. 욕심도 나기는 난다. (모든 종목을) 다 잡을 수는 없는 거니까 포커스는 매스스타트에 둔다.

    -밴쿠버 때는 장거리, 소치 때는 팀 추월에서 메달을 따냈고 이번에는 매스스타트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매 대회 다른 종목에 나서는데 쇼트트랙에서 전향한 전력도 있었고 새로운 도전이 운명과도 같은 느낌이다.

    ▲운이 좋다면 좋은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 밑바탕에는 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그 과정을 돌아보면서 운동을 잘 해왔다는 생각도 든다. 마무리도 잘할 것이다.

    특히 장거리 선수라 훈련량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훈련을 한 만큼 결과가 나오는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훈련을 같이 해오면서 나보다 많이 노력한 선수는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물론 내가 안 보는 동안 더 하는지는 몰라도(웃음) 훈련량은 자부심이 있다.

    -후배인 김보름이 "오빠는 진짜 연습벌레"라고 하던데 하루 동안 얼마나 훈련을 하는지.

    ▲아침 8시 반에 훈련을 나가서 저녁 먹고 숙소로 들어오니 밤 7시다. 중간에 점심 먹는 시간을 빼면 8~9시간 정도 된다. 오전에는 2시간 빙판 훈련과 1시간 반 정도 웨이트 등 지상 훈련을 한다. 오후에는 빙판 훈련이 위주다.

    이승훈이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에서 매스스타트 금메달을 따내며 4관왕에 오른 뒤 환호하는 모습.(자료사진=체육회)

     

    -일단 매스스타트 우승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평가다. 다만 4관왕을 달성한 지난 2월 삿포로아시안게임에서 5000m와 1만m도 자신감을 찾았다고 했는데.

    ▲올림픽이라는 게 변수도, 이변도 많다. 예상할 수 없다. 시즌 랭킹은 의미가 없다. 그러나 월드컵을 1위로 마친 것에 자신감을 갖고 있고, 여유로운 경기를 할 것 같다. 방심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어떤 선수보다 유리한 상황인 것 같다. 자신있게 좋은 상황을 만들겠다.

    5000m는 3차 월드컵까지는 3위와 2초 이내, 사정권이어서 해볼 만하다고 봤다. 다만 4차 대회 때 약간 벌어졌다. 그러나 다른 선수들도 혼잡한 상황이다. 도전해볼 만하다. (이승훈은 올 시즌 5000m 6분12초41, 올림픽 출전 선수 중 15위로 1위와 10초, 3위권과 5초 이상 차이가 난다.)

    -매스스타트 여자부의 경우 초반부터 선두를 지키는 전략이 최근 먹히는 것 같다. 남자부의 경우도 작전이 중요할 것 같다.

    ▲이번 4차 대회 때 함께 출전한 정재원(동북고)의 역할이 컸다. 다른 선수들을 견제해주면서 찬스가 올 수 있었다. 지난 시즌에는 재원이가 없었다. 그래서 팀 플레이를 하지 않았다. 올 시즌은 재원이가 힘을 보태주면서 굉장히 수월해졌다.

    사실 남자부에서 초반에 달려나가는 경우는 스퍼트 능력이 떨어져 막판 승부할 수 없는 선수들이 많다. 도박 같은 레이스를 한다. 반대로 초반에 따라가지 않고 마지막까지 후미를 지키는 선수가 우승후보다. 스퍼트 타이밍을 최대한 기다리는 것이다. 결국 스퍼트 좋은 선수들 사이에 막판 우승이 갈린다.

    -지난 두 번의 올림픽과 달리 이번에는 가정을 이룬 가운데 출전한다.(이승훈은 지난 6월 결혼했다.) 느낌과 책임감이 다를 것 같다.

    ▲결혼 뒤 훨씬 심리적으로 안정감이 있고 집중도 되고 좋다. 운동만 하면 된다. 아내가 내조를 잘 해서 스트레스를 받게 하는 것도 없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도 '운동만 열심히 하라'고 하더라.(웃음)

    대회가 열리는 강릉에 딱히 오라는 얘기는 하지 않았다. 아내가 오면 오는 것이다. 사실 온다고 하면 장인, 장모님도 신경을 써야 한다.(웃음) 그러나 아내가 보는 앞에서 이왕이면 금메달을 따는 게 좋을 것이다.

    '어느덧 최고참 된 빙속 3인방' 이승훈(왼쪽부터), 모태범, 이상화 등 밴쿠버올림픽 금메달 3인방.(자료사진=노컷뉴스DB)

     

    -밴쿠버 삼총사였던 이상화, 모태범(28 · 대한항공)도 함께 출전하는데.(당시 둘이 남녀 500m 금메달을 따내는 등 3명 친구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밴쿠버 때는 막내였는데 이젠 최고참이다. 우린 건재하다는 것을 두 친구도 보여줄 수 있었으면, 마무리를 해줬으면 좋겠다. 상화도, 태범이도 그렇고 운동하는 것을 재미있어 하고 있고 즐겁게 올림픽을 준비하고 있다.

    -남은 50일 중점적으로 준비해야 할 것은.

    ▲사실 훈련하는 것은 똑같다. 이제 경기가 열리는 강릉스피드스케이팅장 적응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현지 훈련은 일주일밖에 하지 않았다. 내년 1월에 가는데 빙질을 익히는 게 아주 중요할 것이다.

    -응원해주실 국민들에게 한 말씀.

    ▲평창올림픽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관심 많이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서 두 번의 올림픽보다 더 멋있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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