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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안전 시범도시 부산 사상구, 장애인 보행권은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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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통안전 시범도시 부산 사상구, 장애인 보행권은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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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2억원 예산 투입했지만, 휠체어 장애인에게 여전히 '위험'

    부산 사상구가 노인과 장애인이 밀집해 있는 모라동을 교통안전 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예산 수십억원을 쏟아부었지만,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부족해 좌우평형이 맞지 않은 내리막길. (사진=부산CBS 강민정기자)

     

    부산 사상구가 노인과 장애인이 밀집해 있는 모라동을 교통안전 도시로 조성하기 위해 예산 수십억 원을 쏟아부었지만,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배려가 미흡해 빈축을 사고 있다.

    지난 4일 사상구 모라동 백양터널과 신모라교차로 사이에 위치한 한 내리막 인도. 휠체어를 탄 한 장애인이 이 보행로를 내려오지 못해 안전부절못하고 있다.

    가파른 경사도 문제지만, 울퉁불퉁한 보도와 좌우 평형이 맞지 않아 휠체어를 탄 채
    옆으로 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내리막길이 놓인 모라동은 노인과 장애인 등 교통약자가 밀집해 있어 지난 2011년 전국 최초로 '교통안전 시범 도시사업' 대상지로 선정됐다.

    사상구는 52억 원의 예산을 편성 받아 백양터널 내리막길에 교통사고 충격을 완화하는 가드레일을 설치하는 등 모라동 일대 무사고·무장애 지역을 구축해왔다.

    3년간의 공사 끝에 지난 2월 교통안전 시범 도시사업 준공식까지 열었지만, 휠체어 장애인들은 백양터널 내리막길을 이용하는 것을 여전히 꺼리고 있다.

    차량 접촉사고를 방지하는 가드레일은 설치돼 있지만, 좌우 경사가 맞지 않은 보행로 정비사업을 하지 않아 인도 자체를 이용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부산 사상구가 무장애길 조성 사업 일환으로 모라주공아파트 1단지와 3단지를 연결하는 길이 166m의 덱로드를 설치했지만, 끝부분에 휠체어로는 지나다닐 수 없는 가파른 계단을 만들어놔 장애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사진=부산CBS 강민정 기자)

     

    장애인 A(53·지체장애 3급)씨는 "인도 좌우 평형이 맞지 않아 넘어지기 십상인데, 추운 날씨에 활동보조인도 없이 내리막길을 내려가다 넘어지면 몇 시간째 길거리에 방치될 것"이라며 "되도록 이 보행로를 이용하지 않고, 불편한 길이지만 돌아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구는 준공 당시 빠른 시일 내에 보도블록을 교체하겠다고 주민들에게 약속했지만, 내년 예산에 교체 비용은 아예 포함돼 있지도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사상구 교통과 담당자는 "내년 예산에는 포함되지 않아 주민들께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며 "내년 추경에는 꼭 예산을 확보해 보도블록 교체를 하겠다"고 해명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무장애길 조성 사업 일환으로 모라주공아파트 1단지와 3단지를 연결하는 길이 166m의 덱로드를 설치했지만, 끝부분에 휠체어로는 지나다닐 수 없는 가파른 계단을 만들어놨다.

    임시방편으로 휠체어 장애인들은 덱로드 중간에 위치한 사상구 장애인 근로작업장과 연결된 통로를 이용해 덱로드를 빠져나와야만 한다.

    하지만 장애인 근로작업장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만 운영하기 때문에 공휴일을 비롯한 나머지 시간에는 휠체어 장애인들이 이 덱로드를 이용할 수조차 없다.

    사상구 장애인자립생활센터 노경수 소장은 "모라동은 무늬만 교통안전도시"라며 " 어마어마한 예산을 투입했지만,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세심한 행정의 손길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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