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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학 도왔던 美 교민사회도 분노 "잠이 안 온다"



사회 일반

    이영학 도왔던 美 교민사회도 분노 "잠이 안 온다"

    - 2009년 이영학이 먼저 메일 보내와
    - 시애틀, LA에서 총 1만여 불 모금
    - 이영학 소식에 충격받아 며칠 잠 못자
    - '눈물짜기' 기부문화, 이번 사태 불러
    - 방송·언론 보도로 정당성 인증 효과
    - 투명한 기부단체 정보 많아져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성배 (이영학 모금 도와준 시애틀 교민), 정무성 (숭실대 교수)

     

    어제였죠.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지난 13년 동안 12억 원이 넘는 후원금을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런데 이 후원금 중에 치료비로 쓴 건 1억 6000만 원뿐이었고 나머지 10억여 원은 고급 승용차를 산다든지 문신을 한다든지 유흥비로 쓴다든지. 이런 곳에 모두 탕진한 것으로 조사가 됐습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다시 한 번 사회적 공분이 일고 있는데요. 특히 선한 마음으로 그에게 기부를 했던 분들의 황망함이 이만저만이 아닐 듯합니다. 미국 시애틀에서 이영학의 모금활동을 적극 도왔던 분이 계세요. 교민 김성배 씨 연결을 해 보죠. 김 선생님, 안녕하세요.



    ◆ 김성배> 예, 안녕하세요.

    ◇ 김현정> 미국에 사신 지는 얼마나 되셨습니까?

    ◆ 김성배> 올해로 딱 30년 됐습니다.

    ◇ 김현정> 30년. 실례지만 어떤 일을 하고 계세요?

    ◆ 김성배> 한인언론사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한인언론사의 기자로 그러면 30년 동안 사시면서 활동하신 거군요.

    ◆ 김성배> 예.

    ◇ 김현정> 미국에서도 이영학을 돕는 분들이 많으셨어요?

    ◆ 김성배> 그 당시에 김연아 선수가 시애틀에 30분 떨어진 데서 그때 경기가 있었어요. 그래서 제가 취재를 해서 제가 포털 사이트에 보내주게 됐어요. 그래서 수가 180만 명 그렇게 됐었어요.

    ◇ 김현정> 그걸 이영학이 본 겁니까?

    ◆ 김성배> 그렇죠. 저한테 연락이 온 거죠. 자기 딸 치료비가 없다 그래서 좀 도와 달라 그래서 이제 그렇게 시작이 된 겁니다.

    ◇ 김현정> 그렇지만 얼굴 한번 못 본 사람인데 도와달라고 해서 선뜻 발 벗고 나서기가 쉽지 않으셨을 텐데 어떻게 그렇게 하셨어요?

    ◆ 김성배> 검색을 해 봤어요. 공중파에서도 프로그램이 나갔었고.

    ◇ 김현정> 다큐멘터리가 나가고.

    ◆ 김성배> 거기도 보면 진짜 딱하더라고요. 그래가지고 하여간 그러면 한번 자기가 오겠다 그래서 그러면 한번 와봐라. 큰 기대는 하지 말라 그래서 왔습니다. 그래가지고 저랑 좀 친분이 있는 목사님이 계세요. 그래서 그 목사님한테 부탁을 했더니만 주일예배 시간에 특별히 신앙 간증시간을 줬어요. 그래서 이영학이 간증을 했죠. 그래가지고 교회 분들이 8000여 불을 모금을 해서 줬어요.

    ◇ 김현정> 그 자리에서 간증을 듣고 8000여 불이 모였어요? 그게 지금 몇 년도 일입니까?

    ◆ 김성배> 2009년 2월로 지금 기억합니다.

    ◇ 김현정> 그때 이영학을 딱 봤을 때 첫인상이랄까요, 느낌이랄까요. 그런 건 어떠셨어요?

    딸의 친구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도봉구 서울 북부지방검찰청에 송치되고 있다 (사진=이한형 기자/자료사진)

     

    ◆ 김성배> 글쎄요. 맨 처음에 봤을 때는 이제 저도 오죽 딱하면 미국까지 와서 도움을 청하나... 그런 걸 느꼈는데 제가 이렇게 가만히 보니까 담배도 피우고 가운데 손가락, 중지 그쪽에 보니까 문신도 조그맣게 되어 있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아들 같고 그러니까 '네가 지금 다니면서 모금활동해서 딸 치료비 쓰면서 네가 담배 피우고 그런다는 것은 누가 봐도 아니다. 그러니까 담배도 끊고 손가락에 문신도 있고 그런 게 뭐냐.' 좀 안 좋게 얘기를 했어요, 나무랐더니.

    ◇ 김현정> 조언을 해 주셨군요.

    ◆ 김성배> 이제 과거를 얘기하더라고요.

    ◇ 김현정> 과거가 어떻다고 얘기를 하던가요. 그때 뭐라고 얘기하던가요?

    ◆ 김성배> 그러니까 의정부에서 조폭들 심부름하고 그런 거하고 그랬다고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 김현정> 그렇게 했는데 지금은 아니다, 이렇게 얘기하던가요?

    ◆ 김성배> 그렇죠. 그러니까 저도 그렇게 하면 안 된다 그랬죠. 그래서 여기 왔으니까 좀 도움을 줘야 되겠다 그래서 목사님한테 얘기해서 간증을 했고, 여기서 LA로 갔어요. LA 갔다 왔는데 2000불인가 그것밖에 모금을 못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냥 뭐 한인마켓 앞에서 그 뭐 짱구모자 그거 쓰고 그렇게 했기 때문에.

    ◇ 김현정> 탈 쓰고 모금한 게 LA였군요.

    ◆ 김성배> 여기서 1만 불이 넘었어요. 한 1만 1000불인가 1만 2000불 정도 될 거예요, 아마. 그리고 돌아가서 이제 조금 몇 달 지나서 선생님, 내년에 아연이 데리고 한번 다시 가려고 그런다고. 간 김에 관광도 좀 하고 그러려고 한다고 해서 제가 오지 말라고 그랬어요.

    ◇ 김현정> 왜요, 왜요?

    ◆ 김성배> 왜 그러냐 하면 '관광' 자가 들어가서 그런 말이 들어간다는 자체가 이건 아니구나. 여유가 있어야 관광도 가는 것 아닙니까? 그리고 다른 사람들한테 후원을 받아서 그 돈으로 관광하겠다는 것은 그거는 잘못된 생각이죠.

    ◇ 김현정> 그게 아니라고 생각돼서 그때 끊으셨군요. 오지 말아라 하고.

    ◆ 김성배> 네.

    ◇ 김현정> 지금 그 순수한 마음으로 고국에서 날아온 젊은이 돕겠다고 나섰던 분들, 교민분들. 이 소식 거기서도 들으셨죠, 다들?

    ◆ 김성배> 이건 뭐 진짜 그 소리 듣고서.. 그냥 뭐 어금니 아빠 그러는데 깜짝 놀랐죠. 그래서 보니까 얼굴 나오는 거 보니까 이영학이더라고요. 진짜 뭐 머리가 띵 해서 며칠간 밤에 잠을 못 잤어요.

    ◇ 김현정> 잠을 못 잘 정도.

    ◆ 김성배> 이거를 과연 세상에 이런 일도 있나 해서 잠을 못 잤죠.

    ◇ 김현정> 그럴 만하죠.

    ◆ 김성배> 그렇게 끔찍한 일까지 저지를 줄은 상상도 못했죠.

    ◇ 김현정> 그래요. 사실은 교민들이 고국에 대한 애틋함이 있기 때문에 이런 일들이 있으면 성금들도 많이 선뜻선뜻 많이 내시는 분들이거든요. 그런데 교민사회에서도 이번에 이런 거 보면서 기부하고 성금하고 이럴 때 좀 조심스럽네, 이런 얘기들 오가지 않을까 모르겠어요.

    ◆ 김성배> 맞습니다. 그러니까 이런 얘기도 들렸어요. '진짜 딱한 사정에 처한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부할 필요가 없다' 그렇게 부정적으로 얘기하는 사람들도 제가 직접 들었어요. 이영학 같은 일로 인해서 진짜 도움을 받아야 될 사람도 도움을 못 받고. 그것 참 가슴 아픈 일이죠.

    ◇ 김현정> 이거 이영학 같은 사람도 많을 텐데 기부해서야 되겠나. 하지 말아야겠다 이런 말씀하는 분들. 그게 걱정입니다. 참 그게 걱정입니다.

    ◆ 김성배> 글쎄요. 그러니까 이게 이영학도 맨 처음에 봤을 때는 다른 생각을 그렇게 갖고 있었던 것 같지가 않아요.

    ◇ 김현정> 처음에는.

    ◆ 김성배> 자기도 워낙 딱하고 하기 때문에 했는데 이게 기부금이 좀 후원금이 쌓이고 그러다 보니까 이건 뭐 일 안 해도 되고 어디 외국 갔다 와서 모금하고 그러면 1000만 원 이상씩 생기고 그러는데 이거 뭐 하러 편안하게 살지 그렇게 하나. 이게 괜찮구나. 거기에서 재미를 봐서 그런 쪽으로 빠져들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좋은 일 해 주시려고 나섰던 건데 이렇게 되셔서 이게 트라우마가 되시지는 않을까, 김 선생님한테도. 저는 그런 걱정이 되는데요. 힘내시고요.

    ◆ 김성배> 네. 마무리로다가 목사님을 비롯해서 후원해 주신 분들한테 사죄를 해야죠.

    ◇ 김현정> 대신 사과를 하시네요.

    ◆ 김성배> 그게 제가 할 도리인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교민 분들한테도 위로의 말씀도 좀 전해 주세요.

    ◆ 김성배>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 김성배> 수고하세요.

    ◇ 김현정> 미국 시애틀에서 이영학의 모금활동을 적극 도왔던 교포세요. 김성배 씨 먼저 연결을 해 봤습니다. 도대체 이런 식으로 어떻게 12억이나 모을 수 있었을까요? 앞으로 우리의 기부금 문화, 어떻게 관리해야 될까요? 기부 전문가 연결해 보겠습니다. 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정무성 교수 연결을 해 보죠. 정 교수님, 나와 계세요.

    ◆ 정무성> 안녕하세요.

    ◇ 김현정> 어금니 아빠 이영학. 어떻게 개인 모금으로 12억이나 모을 수가 있습니까?

    ◆ 정무성> 사실은 우리나라 기부문화의 문제점을 총체적으로 드러낸 사건이다 저는 이렇게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총체적인 문제가 이번 이영학 모금에서 드러났다?

    ◆ 정무성> 예. 우리나라 기부문화를 한마디로 얘기하면 '감성적인 기부'. 이렇게 표현할 수 있거든요.

    ◇ 김현정> 그건 무슨 말씀이세요?

    ◆ 정무성> 사람의 어떤 감성을 자극해서 눈물 짜기 형식으로 모금을 하면 많은 사람들이 돈을 거저 줍니다. 그러니까 모금 주체가 어떤지, 정당성이 있는지, 정통성이 있는지, 투명한지. 이런 거 따지지도 않고 우리 국민들이 너그럽다고 할까요? 그런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영학 씨가 그런 틈새를 잘 이용한 거죠.

    ◇ 김현정> 특별히 이영학의 경우는 방송에 출연을 했잖아요. 다큐멘터리를 여러 번 방송이 되고 신문지상에도 나오고. 이런 것들이 정통성을 부여해 준 건 아닐까요?

    ◆ 정무성> 아무래도 그렇게들 많은 분들이 착각을 했을 것 같아요. 분명히 모금방송이 아니었는데 그분의 어떤 인생 역정을 보도한 건데 많은 분들은 그걸 모금 방송과 동일하게 생각을 했을 것 같습니다.

    ◇ 김현정> 그럴 수 있네요.

    ◆ 정무성> 방송에서 모금방송을 하는 경우에는 모금단체가 정부 승인을 받은 경우에 그렇게 하거든요.

    ◇ 김현정> 여기에서 잠깐만 좀 따져봐야겠네요. 정부 승인을 받지 않은 모든 모금은 다 불법입니다.

    ◆ 정무성> 불법이죠.

    ◇ 김현정> 그러면 이영학이 자기 블로그에다가 계좌 올려놓고 도와 주세요 해서 돈 모은 건 다 불법이에요?

    ◆ 정무성> 그렇죠. 그러니까 개인적으로 불특정다수를 상대로 해서 모금하는 그 자체가 사실 불법입니다.

    ◇ 김현정> 그렇군요.

    ◆ 정무성>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사기인 거죠. 지금 이렇게 불법으로 모아서 기부 용도와 관계없이 지출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 김현정> 그러면 불특정다수가 아니라 얼굴을 아는 이웃에게, 지인에게 도와줘, 나 너무 힘들어. 이렇게 해서 돈 받는 건 그건 문제가 없는데, 기부 받는 건.

    ◆ 정무성> 그건 개인적인 관계의 상부상조이기 때문에 그건 이루어질 수 있는 거죠.

    ◇ 김현정> 그렇군요, 법적으로. 불특정다수를 향해서 돈을 걷는 행위는. 그것이 설사 투명하게 쓰였다 할지라도 불법이다 이런 말씀. 이번 사건 때문에 기부문화가 위축될까 참 우려가 큽니다. 어떤 대책을 세워서 기부 문화를 계속 키워가야 할까요?

    ◆ 정무성> 저도 이게 제일 염려스럽습니다. 지금 모금단체 중에는 기부자들의 돈을 모아서 바르게 쓰고 있는 사람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런데 이런 미꾸라지 한 마리가 완전히 진흙탕을 만드는 이런 꼴이 되어버렸는데. 우리가 지불을 할 때는 그 단체의 정통성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대표적으로 사랑의 열매, 공동 모금회죠. 그런 단체들이 있고 또 이제 기타 모금을 하는 많은 단체들은 정부의 승인을 받아서 모금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러한 단체인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고요. 기부자들이 좀 더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는 정보가 좀 많이 있어야 합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게 지금 사람들한테 현명하게만 판단해라라고 할 문제는 아닌 것 같은 게 정부에서 이런 것들도 관리를 해 줘야 되는 것 아닙니까? 이런 식으로 교묘하게 기부금을 갖다가 유용한다든지 이런 것에 대해서 관리를 해 줘야죠.

    ◆ 정무성> 그러니까 정부 입장에서는 지금 정부의 승인을 안 받고 하는 조직에 대해서 관리할 수 있는 어떤 근거가 없습니다, 사실은. 그렇기 때문에 외국에서는 이런 모금단체를 감시하는 그런 시민단체들이 많거든요. 시민들이 서로 감시해 가면서 우리나라의 기부문화를 투명하게 발전시키는 것이 앞으로 우리 사회의 큰 과제입니다.

    ◇ 김현정> 그렇네요. 이영학 사건 단순한 형사사건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기부문화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이런 계기가 또 되기도 했습니다. 여기까지 말씀 듣죠. 교수님, 고맙습니다.

    ◆ 정무성> 감사합니다. {RELNEWS:right}

    ◇ 김현정> 숭실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정무성 교수였습니다.

    [김현정의 뉴스쇼 프로그램 홈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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