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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1심' 연기 조짐…보수통합도 '흔들'



국회/정당

    '박근혜 1심' 연기 조짐…보수통합도 '흔들'

    홍준표 '속전속결' 통합론 VS 유승민 '버티기' 보수재건론

    박근혜 전 대통령 (사진=자료사진)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판결 시한이 다음 달 중순에서 연말 이후로 미뤄질 조짐을 보이면서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간 보수통합 추진 움직임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 측은 박 전 대통령 1심 판결이 10월 안에 이뤄지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추석 직후 '친박 청산' 작업에 있어 재빠른 정면 돌파를 시도할 계획이다. 이들은 박 전 대통령 출당을 명분으로 바른정당 의원들의 개별 투항을 유도하는 흡수통합을 꾀하고 있다.

    반면 바른정당은 재판 연기 기류를 이중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박근혜 국정농단'이란 보수의 큰 짐을 털어낼 기회가 늦춰진 점을 부정적으로 보면서도 전당대회를 통해 전열을 재정비할 시간을 벌었다는 긍정적 기류도 감지된다.

     

    ◇ 한국당 '10月 플랜' VS 바른정당 '11月 플랜'

    변수가 생겨난 것은 검찰이 26일 법원에 추가 구속영장 발부를 요청하면서다. 지난 4월 17일 구속된 박 전 대통령은 다음달 16일이 구속 재판 기한이지만, 검찰의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구속시한이 내년 4월로 6개월 더 연장된다.

    당초 구속 기간 전 1심 판결이 예상됐었다. 한국당은 박 전 대통령의 강제 출당을 추진하면서 판단 시점을 1심 판결 전후인 10월 중순으로 잡았었다. 재판 전 징계를 했다가 막상 무죄 판결이 나면 지지층의 반발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홍 대표 입장에서 신속한 통합 움직임의 필요성은 11월 13일로 예정된 바른정당 전당대회 때문이다. 바른정당은 이혜훈 전 대표가 사퇴하면서 당세가 크게 꺾였다. 이를 계기로 통합파가 고개를 들었고, 이를 진화하기 위해 '유승민 비대위' 대안이 제기됐다.

    결국 정기국회 내 전대 실시로 내분을 임시 봉합한 상태다. 통합파로선 비대위에 반대한 끝에 합의해준 전대를 치르고 정상적인 새 지도부까지 들어선 뒤엔 당을 박차고 나올 명분이 사라진다.

    때문에 홍 대표 측과 바른정당 통합파는 전대 출마자의 후보등록 마감 시점인 11월 1일까지 양당 통합 분위기를 띄우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27일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과 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사정 움직임에 대한 반발을 공유했고, 양당의 3선 의원들은 만찬 회동을 통해 '한 뿌리'임을 재확인했다. 회동에 참석한 한국당 의원 8명과 바른정당 의원 4명은 '통합추진위'를 구성키로 하며 통합논의를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이런 가운데 1심 판결 연기 관측이 나온 것이다.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재판 시점은 최대 내년 4월까지 미뤄질 수 있다. 그러나 구속이 장기간 연장하는 것을 놓고 형평성 시비가 제기될 수 있어 연말을 넘기긴 어렵다는 반론도 있다.

     

    ◇ '통합파' 바른정당 전대 흔들기, 실패하면 '보수재건' 득세

    재판이 연기되면 한국당과 바른정당의 통합논의도 자연스레 연말 이후로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함께 제기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법적인 판단이 유보된 가운데 보수진영의 지난 일들을 훌훌 털고 힘을 합칠 분위기 조성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바른정당의 경우 통합 논의의 주도권과 방향성 측면에서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대를 통해 새 지도부가 들어서게 되면 이들이 통합 협상의 당사자가 될 뿐 아니라, 최종 결정권을 쥐게 된다.

    전대를 앞둔 바른정당의 세력분포는 한국당과의 통합 방식에 대한 이견을 기준으로 양분돼 있다. 전대 출마 가능성이 큰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한 A그룹은 당내 주류로서 당장의 통합보다 보수개혁을 완수할 수 있는 기반을 중요시한다.

    이들은 친박계 뿐만 아니라, 국정농단 혐의의 박 전 대통령을 활용해 대선을 치른 홍 대표까지 퇴출시킨 이후 폐허 위에서 보수를 재건하자는 입장이다. 이른바 보수재건론(論)이다. 유 의원과 측근인 김세연‧박인숙 의원, 정병국 전 대표 등 6~7명이다.

    반면 반대 편엔 보수통합론을 주장하는 통합파(D그룹)가 존재한다. 이들은 '반(反)문재인 연대'에 방점을 찍고 있다. 힘의 균형에서 여권에 크게 밀려 있는 열세를 극복하기 위해 명분보다 세력화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김무성 의원과 김용태‧이종구 의원 등 3~4명은 정책 측면에서도 유 의원보다 한국당의 입장에 더 가깝다.

    A, D그룹을 제외한 10명 안팎의 의원들은 큰 틀에서 지방선거 대비에 유리한 보수통합에 찬성하면서도 한국당에 흡수되는 것엔 반대하고 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당 대 당 통합을 해야 지역구 등 지분을 챙길 수 있다는 현실론이 작용하고 있다. 유 의원의 대선 당시 참모진 중심의 B그룹은 A그룹 쪽에 가까운 입장인 반면, C그룹은 친(親)한국당 성향으로 D그룹에 동조한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재판 연기 여부와 무관하게 홍 대표가 친박계를 완전히 장악하지 못한 점도 통합의 걸림돌이다. 홍 대표가 한국당 지도부를 설득해 박 전 대통령 출당에 성공하더라도 서청원‧최경환 의원 등의 징계 문제는 '당내 제적 의원 3분의 2 동의'라는 큰 벽을 넘어야 한다.

    바른정당 내부에선 친박 청산이란 명분이 충족되지 않는 상황에서라도 지난 대선 과정처럼 돌발적인 2차 탈당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바른정당 전대 직전 D그룹이 중심이 돼 C그룹 일부가 이탈에 가담, 원내교섭단체 자격(20석)부터 붕괴시키는 그림인데, 홍 대표가 가장 바라는 시나리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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