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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영란 "시행 1년 김영란법, 제 점수는요?"



사회 일반

    [인터뷰] 김영란 "시행 1년 김영란법, 제 점수는요?"

    - 3-5-10? 10-10-5? 법 취지 지키는 게 중요
    - 일상 속 자기 규범 내면화, 효과 있어
    - '이해충돌방지'복잡? 생각만큼 안 복잡해
    - 피해 입은 분들과 함께 갈 방법 고민해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영란(전 국민권익위원장)

     

    오는 28일이면 부정청탁금지법, 이른바 김영란법이 시행된 지 딱 1년이 됩니다. 법안의 도입 과정부터 참 뜨거웠죠, 김영란법. 1년 지나면서도 우리 사회에 참 커다란 변화와 파장을 몰고 왔는데요. 정치권에서는 이 김영란법의 가액 상한선 3-5-10. 3만 원, 5만 원, 10만 원 기준을 10-10-5로 바꿔야 한다는 법안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 개정안들이 올라가 있습니다. 그만큼 여전히 뜨거운 관심의 대상이라는 얘기죠. 그렇다면 이분은 지난 1년을 어떻게 소회하고 계실까요. 김영란 전 국민권익위원장. 지금은 서강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석좌교수로 계세요.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김영란 전 위원장님 안녕하세요.

    ◆ 김영란> 안녕하십니까. 오래간만입니다.



    ◇ 김현정> 정말 오래간만. 어떻게 지내고 계세요?

    ◆ 김영란> 그냥 열심히 강의하고 있습니다 (웃음)

    ◇ 김현정> (웃음) 사실 전에 저하고 말씀하실 때는 김영란법이라는 이름이 참 부담스러워요, 그러셨어요, 저한테.

    김영란 전 대법관

     

    ◆ 김영란> 그런데 지금도 여전히 부담스럽습니다.

    ◇ 김현정> 여전히 부담스러우세요?

    ◆ 김영란> 아…사람들이 알고 나면 반응이 굉장히 달라져요. 그만큼 이름값이라는 게 두려운 거더라고요.

    ◇ 김현정> 연예인 아닌데 연예인보다 더 유명한 이름이 돼버린 김영란법. 김영란 교수님. 정식명칭은 좀 길어요.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입니다. 1년이 딱 됐습니다. 소회가 어떠십니까?

    ◆ 김영란> 여전히 이 법이 무사히 연착륙할 수 있을까 염려하고 있는 입장입니다.

    ◇ 김현정> 지금 주변 보면 그래도 다들 계산하시기 전에 혹은 선물하기 전에 경조사비 내기 전에 김영란법이라는 걸 다들 상기는 하거든요. 혹시 이 사람이 대상은 아닌가, 이런 것들을. 이 정도면 많이 자리잡은 것 아닌가요?

    ◆ 김영란> 네, 저는 그것이 너무 감사해요. 이 법이 지향하는 바도 우리가 익숙해 왔던 것에 의문을 좀 던져보자, 이거 이대로 가도 되는 것인가 앞으로 우리 미래를 생각하면. 그런 취지로 만든 법이거든요. 그런데 다들 그렇게 해 주시니까 너무 감사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그것이 자리잡아가는 연착륙 과정이다. 점수로 매기자면 지금 이 착륙 상황 1년, A줄 만합니까? 어떻게 매기시겠어요?

    ◆ 김영란> A는 아직 아닌 것 같은데요.

    ◇ 김현정> A는?

    ◆ 김영란> C는 넘어서지 않았나 보거든요.

    ◇ 김현정> 그럼 B네요?

    ◆ 김영란> 글쎄요. B에서 A로 향해 가는 순간이 아닌가.

    ◇ 김현정> B+?

    ◆ 김영란> 그렇게까지는 잘 모르겠어요.

    ◇ 김현정> 아주 신중하게 점수 매기세요, 지금 그러니까.

    ◆ 김영란> 네. 왜냐하면 제가 제 이름으로 불리는 법을 제가 점수 매긴다는 게 신중하지 않으면 정말 사람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 같아요. 신중한 자세를 늘 가져야 될 것 같습니다, 저는.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A와 B 사이 정도로 지금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국회에서는 좀 다른 이야기들이 나옵니다. 취지를 공감하지 않는 건 아니다. 취지는 참 좋다. 그런데 3, 5, 10. 식사 3, 선물 5, 경조사비 10이라는 기준이 너무 비현실적이다. 10, 10, 5로 바꾸자는 법안도 하나 나와 있고. 또 한 가지 법안은 농축수산물은 제외시키자, 김영란법에서. 이런 법안도 나와 있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 김영란> 3, 5, 10이든 뭐 10, 10, 5든 그걸 허용하는 법이 아니라 원래는 무조건 공직자에게 금품을 주거나 부정한 청탁을 하는 건 다 금지하는 법입니다.

    ◇ 김현정> 애초에는 아주 금지.

    ◆ 김영란> 다만 이 정도는 부득이한 상황에서는 허용하는 것이지 그것은 허용하는 테두리 이런 식으로 받아들이면 좀 달라지거든요. 원래는 원칙적으로 전부 안 되는 것이지만 부득이한 상황에서 이 정도를 허용하는 것이니까 숫자가 중요하지 않다, 저는 이렇게 생각을 일단 하고요.

    ◇ 김현정> 정리를 해 보면 그러니까 애초에 하나도 안 받는 게 원칙인데 예외적으로, 예외적으로 3, 5, 10를 둔 거다. 이미 이 자체가 예외기 때문에 이거를 더 올리기 위한 이 논의는 사실상은 적합하지 않다, 이런 말씀이신 거예요.

    ◆ 김영란> 아니,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정말 국민들이 다들 좀 완화해야지 이건 너무 엄하다 불편하다 다들 그렇게 동의하신다면 제가 뭐 안 됩니다, 나서서 이렇게 할 생각은 없습니다. 그러니까 충분히 논의를 하자, 논의가 더 중요하다.

    ◇ 김현정> 지금 국민들한테 공을 던지셨어요. 진짜 동의하십니까라고 (웃음)

    ◆ 김영란> 네네. 왜냐하면 이 법의 중요한 점은 자기 규범의 내면화니까 국민들이 동의하든 부동의하든 이 법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그 방향을 논의한다는 것이 정말 중요하기 때문에 제가 이렇게 말씀드리는 거죠.

    ◇ 김현정> 여러분이 진짜 동의하십니까? 진짜 동의하신다면 그때는 우리 방향을 어떻게 논의해 봅시다. 하지만 국민의 생각이 제일 중요하다. 이런 이야기.

    ◆ 김영란> 네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논의가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 김현정> 논의가 중요하다. 알겠습니다. 여러분, 문자 보내주세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김영란> (웃음)

    (사진=자료사진)

     

    ◇ 김현정> 김영란 전 권익위원장 김영란 교수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이거를 왜 지금 국회에서도 그렇고 정부 이낙연 총리도 언급을 했냐 하면 농축수산업 하시는 분들 또 꽃집 하시는 분들, 식당하시는 분들. 이분들의 시름이 계속 접수가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요. 그 부분은 어떻게 보세요?

    ◆ 김영란> 저도 마음이 아프죠. 저도 정말 마음이 아프지만 이것이 장기적으로 보면 언젠가는 가야 할 방향인 것이지 않나.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 김영란> 그래서 그것은 정부하고 업계가 힘을 합해서 이의를 뛰어넘는 그런 방안을 찾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 저도 있습니다.

    ◇ 김현정> 그분들의 시름을 이해 못하는 바 아니기 때문에

    ◆ 김영란> 네 그렇습니다.

    ◇ 김현정> 그렇다고 해서 애초에 있던 원칙을 되돌릴 수는 없다. 그분들과 함께 갈 수 있는 어떤 다른 방안을 찾아야 된다는 이런 말씀이시군요?

    ◆ 김영란> 네, 길게 보면 어차피 갈 것인데 그분들이 또 연착륙할 수 있는 무슨 방안이 없을까. 그렇게 관점을 가지고 살펴주셔야지 되지 않나 이렇게 생각하는 거죠.

    ◇ 김현정> 이 부분은 어떻게 보고 계실까 제가 또 궁금해지는 것이 지금 김영란법이 작은 부정은 분명히 막아준다. 그런데 정작 큰 부정은 못 막는 것 아니냐. 이 얘기가 지난 겨울 국정농단 사태 때 많이 나왔습니다. 최순실을 보면서 저런 큰 도둑들한테는 3-5-10 이런 규제가 대체 무슨 소용이 있느냐.

    ◆ 김영란> 이 법은 공식 출발할 때부터 여러 자기의 개인적인 이익과 공직이 충돌하는 부분에서 어떻게 행동하라라는 규범을 정하고 있는 법이고 그것을 쭉 공직을 수행하면서 오랜 시간 내면화하도록 목적을 둔 것이거든요. 그러니까 대형 범죄를 규제하고 처벌하는 법은 사실 특정범죄가중처벌법 같은 거는 굉장히 엄하게 되어 있어요.

    ◇ 김현정> 그렇죠.

    ◆ 김영란> 그러니까 이것은 그런 법하고 좀 방향이 다르게 공직에서 이런 일이 생겼을 때는 이런 식으로 행동을 해서 공직의 청렴성을 침해하는 일을 피해라, 이렇게 해 놓은 법이거든요. 그러니까 최순실 씨를 상대해야 되는 많은 공직자들이 연루되어 있지 않습니까?

    ◇ 김현정> 그렇습니다.

    ◆ 김영란> 최순실 씨가 어떤 특정 병원을 봐달라는 부정한 청탁을 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를 계속 훈련하고 내면화되어 있었다면 많은 부분이 그래도 좀 피할 수도 있지 않았을까, 이렇게 생각을 해 보는 거죠.

    ◇ 김현정> 어떻게 보면 최순실 사태를 보면서 이래서 김영란법이 더 필요하겠구나라는 생각을 하셨겠어요.

    ◆ 김영란> 네. 그렇게 환기해 주시면 저는 참 감사하죠.

    ◇ 김현정> 알겠습니다. 사실 김영란법 초안을 보면요. 이 부정청탁금지법안하고 이해충돌방지법안 이게 양대 축으로 되어 있었는데 19대 국회의 심의과정에서 이해충돌방지 조항은 빠졌습니다. 그런데 이해충돌방지조항 이게 좀 쉽게 말하자면 건설회사에 저희 남편이 다니고 있는데 제가 공무원이다. 이러면 건축, 건설과 관련된 이런 업무에서는 배제시키는 이런 법안인데 빠졌습니다.

    ◆ 김영란> 저만 안 하고 다른 공무원이 하면 되는 거죠.

    ◇ 김현정> 그렇죠, 그렇죠. 이걸 지금이라도 넣어야 된다는 소리가 큰데, 이걸 어떻게 보세요?

    ◆ 김영란> 그러니까 여기까지 완성이 되어야만 공직자들이 공직이라는 직위를 이용해서 개인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을 좀 절차적으로는 막을 수가 있다라고 저는 생각을 하거든요.

    ◇ 김현정> 그렇죠. 왜 빠졌습니까, 그때 이게?

    ◆ 김영란> 이게 좀 복잡하다고 생각하신 것 같아요.

    ◇ 김현정> 현실적으로 적용시킬 수 있겠느냐, 이런 게?

    ◆ 김영란> 네. 그래서 예컨대 그러면 고위공직자로 가족이 있으면 한국에서 살 수 없게 된다. 이 법을 엄격하게 시행하면. 이런 식의 반발이 있었거든요.

    ◇ 김현정> 이걸 어떻게 다 가리냐. 예를 들어서 우리 딸이 건설회사에 취업했는데 그럼 아버지인 공무원은 그리고 또 부인은 교사다 이러면 교육계에 있다. 그러면 도대체 아버지는 어디서 근무해야 되느냐 너무 복잡하다, 이런 식이요.

    ◆ 김영란> 네네네.

    ◇ 김현정> 어떻게 보세요?

    ◆ 김영란> 그런데 그건 좀 이제 오해가 있는 게 그 특정한 업무에서만 배제하고 다른 대리인이 하는 거거든요. 그게 법원 같으면 예를 들어 판사 자녀들이 판사도 많이 하고 검사도 많이 하고 변호사도 많이 하는데.

    ◇ 김현정> 그렇죠.

    ◆ 김영란> 제가 판사를 하고 있는데 제 법정에 제 아들이 변호사로 들어오면 그 사건 처리하지 말아야 된다는 거지만 아들이 변호사를 못하는 건 아니라는 거죠, 제 말은.

    ◇ 김현정> 지금 법정에서 그런 경우가 있습니까?

    ◆ 김영란> 있죠. 그러면 피하죠. 그러니까 소송법에는 다 있습니다. 그래서 그걸 일반행정부에도 넓히는 거니까 저는 큰 문제가 없을 거라고 생각을 했거든요.

    ◇ 김현정> 네네. 지금이라도 다시 넣어야 된다고 보시는 거군요, 그러니까.

    ◆ 김영란> 네. 아마 권익위에서 추진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김영란 전 권익위원장 지금 만나고 있습니다. 이제 추석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김영란법이 시행되고 처음 맞는 추석인데 끝으로 우리 청취자들께 한 말씀해 주실까요?

    ◆ 김영란> 사실 이 법 때문에 눈물 흘리시는 분들이 또 많이 계시기 때문에 저는 늘 마음이 아픕니다. 아프니까 정말 우리가 소비를 추석을 앞두고 그분들한테 도움이 되는 그런 소비를 좀 해 주시고 조금이라도 위로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강합니다.

    ◇ 김현정> 김영란법에 적용되는 그런 대상 말고 다른 사람한테 선물하고 내가 해 먹고 이럴 때는 좀 쓰세요, 여러분. 이런 거예요?(웃음)

    ◆ 김영란> 네네, 정말 고가의 선물도 해 주시고요. 가족에게, 부모님께 어렵지만 (웃음)

    ◇ 김현정> 그래서 그분들의 시름 때문에 방향 자체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그분들과 함께 갈 수 있는 이런 방안들 우리 고민해 봐야겠습니다. 김영란 전 위원장님도 추석 잘 보내시고요.

    ◆ 김영란> 네네.

    ◇ 김현정> 앞으로도 이 김영란법이 연착륙할 수 있도록 종종 좋은 조언들 부탁드리겠습니다.

    ◆ 김영란>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고맙습니다. 김영란 전 권익위원장 서강대학교 석좌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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