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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서태지가 왜 여전히 '문화 대통령'이냐 묻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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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 서태지가 왜 여전히 '문화 대통령'이냐 묻는다면

    (사진=서태지컴퍼니 제공)

     

    서태지가 왜 여전히 '문화 대통령'으로 불리는지 알 수 있게 해준 공연이었다.

    2일 오후 서울 잠심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서태지 데뷔 25주년 기념 공연 '롯데카드 무브 : 사운드트랙 vol.2 서태지 25'가 열렸다.

    이번 공연은 '타임 트래블러(시간 여행자)'라는 타이틀 아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함께 담는 콘셉트로 진행됐다.

    1992년 '난 알아요'를 시작으로 지난 25년간 총 9장의 정규 앨범의 통해 한국 대중 음악 트렌드를 이끈 서태지는 이날 3만 5천여 관객(주최 측 추산)과 뜻깊은 시간 여행을 떠났다.

     

     

    짜임새 있는 구성이 돋보이는 공연이었다.

    서태지는 서태지와 아이들 1집 수록곡 '내 모든 것'과 8집 수록곡 '줄리엣'으로 공연의 포문을 연 뒤 마치 '블랙홀'처럼 관객들을 자신의 음악 세계 안으로 빨아들였다.

    오프닝 이후 셋 리스트는 음반 발매 순으로 구성됐다.

    서태지는 시계바늘을 과감히 1992년으로 돌렸고, 공연장에는 히트곡 '난 알아요'가 울려 퍼졌다.

    인기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들과 함께였다. 서태지는 "'서태지와 아들들'을 결성해봤다"며 특유의 해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서태지가 '무한도전' '토토가' 특집에 출연했다면 이런 모습이었을까.

    서태지는 불혹을 훌쩍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녹슬지 않은 춤 실력을 뽐냈다. 스스로 "회춘한 것 같다"고 말했을 정도다.

    그런 그의 모습을 본 '올드팬'들은 추억에 젖었다. 방탄소년단을 보기 위해 객석에 자리한 10대 소녀들 역시 잊지 못할 추억을 쌓았다.

    세대를 넘는 '음악의 힘'을 느낄 수 있게 한 콜라보레이션 무대였던 셈이다.

     

     

    이후 서태지는 '필승'을 원키로 불러 환호를 이끌었고, 서태지와 아이들의 마지막 앨범인 4집 수록곡 '굿바이' 무대를 선보인 뒤 잠시 자리를 떠났다.

    다시 무대에 오른 서태지는 관객들을 세기말인 1998년으로 초대했다.

    그리고 그는 5집을 기점으로 추구하기 시작한 록 사운드 기반 음악으로 공연의 열기를 뜨겁게 달궜다.

    '테이크 원', '테이크 투', '울트라맨이야', '탱크', '인터넷 전쟁' , '오렌지' 등의 무대가 쉼 없이 이어졌고, 관객들은 대부분이 자리에서 일어나 열적으로 공연을 즐겼다.

    다만, 밴드 연주 볼륨이 너무 커 서태지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는 점은 조금 아쉬웠다.

     

     

    시간 여행이 2000년대로 접어든 뒤, 7집 수록곡 '0(제로)'를 부르는 순간부터는 '서태지 심포니'가 재현돼 이목을 끌었다.

    서태지는 2008년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로열필하모닉 오케 스트라와 세계적인 지휘자 툴가 카쉬프르 초청해 완성한 서태지 심포니 무대를 이번 공연에서 다시 선보였다.

    '틱탁', '모아이', '소격동', '크리스 말로윈' 등 8집과 9집 수록 곡을 부른 공연 말미에는 최순실 국정농단이라는 자막과 헌법 재판소가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을 결정한 순간이 짧막하게 담긴 영상이 상영돼 이목을 끌었다.

    시대 정신과 저항 정신이 깃든 음악을 선보여 온 뮤지션다운 모습이었다.

    한편 팬들은 이날 공연장에 '25년이면 '아는오빠' 될 줄 알았다', '평생토록 함께할~태지', '문화대통령 25', '우리 아직도 여기에 있다' 등의 현수막을 내걸어 서태지의 데뷔 25주년을 축하했다.

    '문화 대통령'이라는 수식어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며 성황리에 공연을 마친 서태지는 "25년 동안 팬들이 주신 사랑을 절대 잊지 않겠다"며 "여러분과 함께한 오늘 이 자리는 250년이 지나도 기억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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