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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데, 어디 가깝고 조용한 곳 없을까?" 열대야로 잠을 설치고 일어나 지친 몸을 이끌고 오늘도 붐비는 출근길에 오른 직장인들. 요즘 들어 부쩍 일손이 안 잡히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그렇다고 휴가를 이렇게 써버리는 건 좀 아깝고….
서울에서 한두 시간 거리의 호젓한 여행지를 찾는 사람들에게 경기도 가평군에 있는 석룡산과 조무락골을 권한다. 스스로 고요해질 수 있는 곳, 파묻혀 있으면 그 자체로 좋은 곳, 서울서 그다지 멀지 않은 거리에 신천지를 두고도 여태 몰랐다.
석룡산은 그저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책을 봐도 좋고, 은근한 비경들을 카메라에 담는 출사지로도 손색이 없다. 몸과 마음에 켜켜이 쌓인 피로와 스트레스를 털어버리고 싶다면 등산도 좋다.
75번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용수목마을 38교라는 다리가 나온다. 조무락골이 시작되는 지점이다. 조무락(鳥舞樂)이라는 이름은 산새들이 재잘거린다고 해서 붙여졌다. 이름도 계곡의 기운만큼이나 유쾌하다.
6km에 이르는 조무락골에는 이름에 걸맞게 여기저기서 지저귀는 새소리를 배경으로 독바위, 윗방골, 사태밭골 등 고만고만한 계곡들이 이어져 있다.
눈도 마음도 시원해질 즈음 눈앞에 복호동폭포가 나타난다. 높이 30m, 폭 5m의 복호동폭포는 폭포 물줄기가 중간에 한번 꺾이고 부챗살처럼 퍼져 독특한 모습을 뽐낸다.[BestNocut_R]
이끼 낀 바위, 울창하게 우거진 나무 사이로 비쳐드는 한줄기 햇살과 폭포가 만들어내는 조화는 신비롭기 그지없다. 계곡과 폭포 앞 바위, 산 구석구석에서 만나게 되는 푸른 이끼들, 이것이 조무락골과 석룡산 최고의 매력이다.
출처 ㅣ 호젓한 여행지 (열번째행성)
※''호젓한 여행지''는 국내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작가들의 모임인 사단법인 여행작가협회가 썼다. 국내여행 제법 했다 하는 사람들조차 "왜 여태 몰랐을까" 싶을 만큼 고개를 주억거리게 하는 국내 숨은 비경 42곳을 소개한다. 가는 방법, 주변 볼거리와 먹거리 등 알찬 정보들도 친절하게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