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상공회의소회관 신축공사현사장 전경 (사진=자료화면)
"전쟁난 줄 알았어요. '쾅쾅' 그래가지고. 어떤 때는 아침 6시에도 그래요. 새벽부터 시달리면 신경이 날카로워져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사나 싶다니까요."
전북 전주시 완산구의 한 오피스텔에 사는 남종덕(50·가명) 씨는 집 앞 전주상공회의소 신축회관 공사현장(연면적 22,650㎡)에서 들리는 소음 때문에 하루하루가 짜증의 연속이다.
공사가 시작된 작년부터 관할구청에 민원을 넣고 있지만 달라진 게 없다.
전주 완산구청은 남 씨를 비롯한 오피스텔 주민들이 서명운동에 나서자 지난달 30일 소음 측정에 나섰다.
전주상의 신축현장의 소음 측정 결과는 상업지구 주간 기준선인 70dB(데시벨)를 겨우 넘긴 73dB로 나타났다. 시공사는 과태료 60만 원을 물게 됐다.
남 씨는 "평소 체감하기론 그보다 훨씬 시끄럽다"며 "소음 측정을 언제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들쭉날쭉할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공사장 소음으로 고통 받는 건 남 씨만이 아니다. 전라북도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3년간 전북에 접수된 공사장 소음 민원은 2,508건이다.
이같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소음·진동관리법 제22조의2항은 공사를 시행하는 자에게 지자체가 소음측정기기 설치를 권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말 그대로 '권고'일 뿐 의무는 아니다.
다만 서울, 울산, 제주 등 상당수 지자체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자체적으로 상시 소음 측정기를 구비했다. 민원이 잦거나 규모나 큰 공사장에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제주시청 환경지도과 김창호 주무관은 "권고를 듣지 않는 업체들이 많아 상시 소음 측정기 10개를 구입, 연면적 10,000㎡이 넘는 공사장이나 민원 다발 지점에 설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원도 속초시의회는 최근 김진기 의원 대표 발의로 연면적 10,000㎡ 이상 공사장에 상시 소음 측정기 설치를 '의무화'하는 조례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전라북도청 전경. (사진=자료화면)
반면 전라북도는 사실상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
현재 전라북도는 이하 시·군·구를 모두 포함해 지자체 차원에서 단 한 대의 상시 소음 측정기도 갖고 있지 않다.
전라북도 환경보전과 관계자는 "전북은 계속 담당자가 바뀌면서 거기까진 미처 신경 쓰지 못한 것 같다"면서도 "상시 소음측정기는 사업자가 설치해야 하는 것이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전주상의 신축회관 시공사 관계자는 "일본 같은 곳은 그런 것(상시 소음측정기)을 하는데 아무래도 우리는 지방업체다보니 공사현장에 그런 것은 없다"며 "소음이 최대한 안 나도록 작업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주상현 전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상시 소음기 설치가 권고사항이긴 하나 건축관련 민원이 많은 만큼 행정당국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