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애
단아한 이미지가 매력적인 배우 수애(28)는 솔직히 기자들 사이에서 인터뷰하기 힘든 배우로 꼽힌다. 낮은 목소리로 속삭이듯 조용하게, 필요한 몇마디 말만 들려주고 말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애는 ''''낯을 가리고 원래 말수가 많은 편이 아니어서 생긴 오해인 것 같다''''며 환하게 웃는다.
◈ "과장하고 가식적인 것 피하는 솔직파"''''저는 솔직한 편이에요. 과장하고 가식적인 것을 싫어해 피하죠. 상상의 일을 가정하고 던지는 질문들에 즉답을 해야 하는 상황도 익숙지 않고…. 사람들과 금방 친해지지는 못하지만 작품을 같이 한 배우들과는 수시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고 있어요.''''
수애는 많은 작품에서 호흡을 맞췄던 남자 배우들과 친하게 지내고 있다지만 스캔들 없는 여배우로도 꼽힌다.
''''스캔들을 의식해서, 자기관리 때문에 일부러 친해지지 않으려고 하는 건 절대 아니죠. 막는다고 사랑이 안 오는 건 아니잖아요. 물론 여배우로서 관리도 필요하지만 관리 때문에 사랑을 못하는 건 불행한 일이니까요. 남녀로 만나는 게 아니라 오빠와 동생으로, 털털하게 소통을 하다보니 만남이 오래 지속되는 것 같아요. 내가 여자로 안 보이나? 원인은 잘 모르겠네요.''''
사랑과 스캔들, 결혼에 대한 질문을 던지자 미소만 지어보이고 말 것 같던 수애가 호탕하게 웃으며 조목조목 이야기를 이어나간다. 내성적이고 청순한 역할을 주로 맡아왔던 그녀가 괄괄한 성격의 ''''난희''''로 변신, 드라마 ''''9회말 투아웃''''에서 선보였던 모습과 닮아 보였다.
쾌활한 모습도, 조용한 분위기도 모두 자신의 성격이라고 말하는 수애가 이번에는 70년대 여인으로 또다시 변신했다.
수애는 영화 ''''님은 먼곳에''''(감독 이준익)에서 시골 아낙 ''''순이''''에서 위문공연단 ''''써니''''로, 순박하지만 내면으로는 강인한 여성의 모습을 표현해낸다.
''''''''내가 너를 사랑한다''''도 아니고 ''''니, 내 사랑하나?''''라고 무심한 말을 내뱉는 남편이 당연히 밉죠. 남편은 순이에게 더 없는 상처를 줬고, 그런 남편을 만나러 전쟁통으로 찾아나섰지만 때리면서 용서를 하고…. 물론 쉽게 상상이 잘 되지 않는 부분이지만 실제 저라도 그렇게 했을 것 같아요. 근데 실제로 남자를 때려본 적은 한번도 없어요(웃음). 상처는 주는 것보다 받는 게 더 마음이 편할 것 같아요.''''
수애는 또, 이번 영화가 한 여자로서 개인의 삶이 없었던 그 시대 어머니들을 한층 더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이준익 감독은 모든 남자들의 첫사랑 같은 어머니의 모습과 촌스러움이 있어 수애를 캐스팅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수애도 스스로 인정해 ''''촌스럽다 수애 망언''''으로 네티즌 사이에 회자되기도 했다. 이에 수애는 ''''현대미(美)는 없다라는 정도의 뜻''''이라고 해명(?)하며 또한번 크게 웃는다.
◈ "내가 촌스럽다는 건 현대미(美)가 없다는 뜻"''''님은 먼곳에''''는 베트남전을 시대 배경으로 하고 있어 태국에서 촬영했다. 돌아오기 싫을 정도로 즐겁게 촬영했다고 에피소드를 전한 수애는 영화 ''''나의 결혼 원정기'''' 때는 우즈베키스탄에서 찍었는데, ''''내가 알고 있던 시야가 다였던 시기였다''''며 그때가 더 힘들었던 것 같단다. 좀더 어리고 여유가 없었던 시절이었기에 체감의 강도가 더 컸던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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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대사를 외우고 있으면 이준익 감독님이 대사는 이따가 외우고 스태프들이 일하는 것을 먼저 보라고 말씀해주셨죠. 우리나라는 물론 현지 스태프들까지 동원해 열정적으로 일하는 모습에 외롭지 않다, 난 혼자가 아니구나라는 걸 알았어요. 여배우로서 성숙해졌음을 느껴요.''''
사랑을 확인하기 위해, 자아를 찾기 위해 먼길을 선택하는 순이처럼 수애의 사랑관도 확실했다. "헌신적인 사랑은 사랑이 아니라 희생이다"며 "자기 중심이 서야 사랑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도 자아를 찾으려는 노력파"라고 똑부러지게 설명하는 수애.
[BestNocut_R]"일 때문에 결혼을 안한다는 게 아니라 현실에 충실하고 싶어서 지금은 결혼 생각이 없는 거예요. 이상형요? 외모는 안봐요. 진짜로…. 만약 잘생긴 사람과 사귀게 되더라도 진심이 통해서일 거예요."
한편 수애는 땅끝마을 해남에서 배우 조승우와 함께 영화 ''''불꽃처럼 나비처럼''''을 촬영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