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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연데도 미세먼지 보통?…제구실 못하는 미세먼지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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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뿌연데도 미세먼지 보통?…제구실 못하는 미세먼지 기준

    미세먼지 경보 발령 기준…국내 300㎍/㎥ VS 프랑스 파리 80㎍/㎥

    국내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환경기준이 선진국이나 세계보건기구 기준보다 높아 건강에 극히 해로운 초미세먼지 노출정도가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환경기준 조정과 예보와 경보 시스템 개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 뿌옇고 숨쉬기 조차 힘든 날도 예보는 보통, 측정치는 정상

    올해들어 세계 주요도시의 공기오염 상황을 추적하는 사이트인 ‘에어비주얼' (airvisual.com)에 한국의 주요 도시가 '세계에서 가장 오염된 도시' 10위 권 안에 드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 3월 30일 오전 11시에는 세계에서 공기 오염이 심한 도시 랭킹에서 인천이 3위, 부산이 7위, 서울이 15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환경부의 대기질 예보에는 모두 보통으로 표시됐다.

    지난 3월 31일 오후 1시에도 부산이 3위, 서울이 7위를 기록했고 오후 4시에는 서울이 3위, 인천은 6위를 기록했다.

    3월 31일 대기환경 안좋은 도시 세계 랭킹

     

    당장 눈앞이 뿌옇게 보이는데도 측정치는 항상 정상을 가리키는 거리의 '예보 전광판'을 보는 주민들은 짜증이 난다. 정부의 미세먼지 예보와 경보에 대한 불신은 커질 수밖에 없다.

    초미세먼지 국내 환경 기준의 보통 등급은 일평균 농도가 50㎍/㎥ 이내, 미세먼지의 보통 등급은 80㎍/㎥ 이내로 선진국보다 높아(느슨해) 하늘이 뿌옇게 보이고 숨쉬기가 힘든 날도 예보는 거의 항상 보통으로 표시된다.

    서울시에 사는 주부 김 모씨는 2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뿌연 먼지 때문에 빨래를 하고 겁나서 빨래를 맘대로 널지 못한다"며 "빨래량에 따라 빨래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날씨를 봐가면서 빨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주부 이 모씨는 "미세먼지 때문에 고민이 너무 많다"며 "이런 날씨에 정말 자전거 타고 출퇴근할 수 있는 국회의원을 한 번 보고 싶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3월 31일 대기환경지수 151~200은 건강에 좋지 않음 수준이다

     

    ◇ 서울 초미세먼지 기준 초과일…'국내 기준' 12일 VS 'WHO 기준' 52일

    국내 기준은 초미세먼지 일평균 농도가 50㎍/㎥ 이내이지만 세계보건기구(WHO) 초미세먼지 권고 기준은 ‘일 평균 25㎍/㎥ 이하’이다.

    서울시 대기환경정보에 따르면 올해들어 3월 26일까지 85일동안 서울시의 국내 기준인 50㎍/㎥초과일수는 12일, 주의보 발령기준인 90㎍/㎥ 초과일수는 3일이다.

    하지만 WHO 권고기준인 25㎍/㎥를 대입하면 초과일수가 52일로 이틀에 한 번 꼴로 기준을 넘었다.

    초미세먼지 환경기준은 연평균을 기준으로 하면 WHO는 10㎍/㎥ 이하, 미국은 12㎍/㎥ 이하, 일본은 15㎍/㎥ 이하이지만 우리나라는 25㎍/㎥ 이하로 가장 느슨한 편이다.

    연세대 의대 환경공해연구소 임영욱 교수는 "미세먼지의 입자가 큰 것보다 적은 것에 나쁜 성분이 많고 입자의 크기가 작을수록 인체내 침투가 용이하고 폐나 기도등의 인체장기에서 흡수되기가 쉽다"고 밝혔다.

    최근 연구에서는 0.01~0.1㎛범위의 초미세먼지가 폐포 부위에 가장 많이 침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환경 선진국들이 계속 기준을 낮게 잡는 이유이다.

    미세먼지해결시민본부 김민수 공동대표는 "국내 기준이 WHO 기준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국내 기준으로 보통인 날에도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세먼지(PM10)와 초미세먼지(PM2.5) 특성 (자료=환경부 제공)

     

    ◇ 미세먼지 경보 기준…국내 300㎍/㎥ VS 프랑스 파리 80㎍/㎥

    지금까지 국내에선 먼지 지름이 10㎛(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1m)보다 작은 PM10을 미세먼지로, 2.5㎛보다 작은 PM2.5는 초미세먼지로 관리해왔다.

    미세먼지인 PM10은 주의보는 150㎍/㎥ 두시간 이상, 경보는 300㎍/㎥ 두시간 이상 일때 발령된다.

    이에반해 프랑스 파리의 경우 PM10은 50㎍/㎥ 만 넘어도 '알림 및 권고 조치'에 들어가 '어린이 및 노약자 피해 발생 가능'을 전파한다.

    80㎍/㎥을 넘을 경우 '경고 조치'에 들어가 기업의 활동과 자동차 이용 제한을 실시한다.

    파리시는 경보 발령시 차량으로 인한 오염물질 배출을 억제하기 위해 차량 이용 제한 및 시내 구간별로 대기오염에 따른 제한속도 규정을 별도로 정하고 있다.

    특정구간에 대해 우회하도록 하거나 오토바이, 3.5톤 이상 트럭에 대한 이동제한 조치도 가능하다.

    만약 이러한 조치를 위반할 경우 위반 정도에 따라 22, 35, 75유로의 벌금까지 부과할 수 있다

    초미세먼지 PM2.5 주의보는 지난 2015년에 전국적으로 71일, 횟수로는 173회 발령됐지만 경보는 한 번도 없었다. 공기질이 안좋은 서울의 경우에도 주의보가 8일 발령된데 그쳤다.

    초미세먼지 주의보는 시간당 평균 농도가 90㎍/㎥ 이상 두시간 이상 지속될때 , 경보는 180 ㎍/㎥ 이상 두시간 지속될때 발령된다.

    중국도 2015년 12월 8일 베이징에 적색경보가 발령되어 연말까지 여러 차례 반복됐고 전국 10개 도시에서 적색경보가 발령된 바 있다.

    중국 환경보호부는 적색경보시 차량 2부제를 의무실시하고 오염물질 배출공장, 공사장 조업 중단 등의 조치를 실시한다.

    ◇ 초미세먼지 노출 OECD 최하위 수준…국내 환경기준 강화해야

    3월들어 수도권이 연일 뿌연 하늘을 보이고 대기질이 세계 최악 수준으로 나빠지는 등 연일 미세먼지로 심각한 몸살을 앓았지만 정부가 수도권에서 시범운영중인 비상저감조치 역시 단 한 번도 발동하지 않았다.

    비상저감조치가 발동되면 공공기관은 차량 2부제를 실시하고 일부 사업장은 조업을 단축하게 됩니다.

    비상조치를 발령할 수 있는 조건이 매우 높아 국내 기준으로는 1년에 한 번 발령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연세대 의대 환경공해연구소 임영욱 교수는 "국내에 대기질이 나쁜 날의 횟수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어린이나 노약자,임산부 등 미세먼지 민감군은 특히 피해에 취약해 이들에 대한 기준이라도 시급히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영국에서 디젤차가 많이 다니는 옥스퍼드 스트리트에 천식환자를 내보냈더니 폐기능이 급격히 떨어졌다"며 "초미세먼지는 혈액 속 염증반응으로 피가 끈적해지면서 심장마비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많다"고 밝혔다.

    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인 한승호 충남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국민들의 초미세먼지 노출정도가 OECD 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라며 "범정부적인 개선 노력이 필요하고 대선 주자들도 주요 환경공약으로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과 학계.시민사회단체 등이 앞다투어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환경기준을 강화하고 예보와 경보 시스템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 2013년에 “앞으로 초미세먼지 상황에 따라 환경기준을 단계적으로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지금까지 5년동안 기준을 바꾸지 않고 있다.{RELNEWS: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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