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휴대폰 액정 지문 …사진만이 표현할 수 있는 단색화



공연/전시

    휴대폰 액정 지문 …사진만이 표현할 수 있는 단색화

    박상우의 개인전 <뉴 모노크롬: 회화에서 사진으로>

    박상우, 터치 1, 갤러리룩스 제공.

     

    사진이론가 박상우의 개인전 <뉴 모노크롬:="" 회화에서="" 사진으로="">이 9일 갤러러룩스에서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단색화 혹은 모노크롬 회화에 대한 작가의 성찰에서 시작됐다. 박상우는 회화가 결코 재현할 수 없는 이미지, 오직 사진만이 표현할 수 있는 모노크롬이 무엇인지를 질문한다. 그것은 사진의 근원적 특징인 기계적, 광학적 속성을 통해 실재의 표면을 날 것 자체로 드러내는 모노크롬이다.

    그는 모노크롬 회화가 실재에서 멀어지는 추상으로서 비현실의 세계에 머문다고 지적한다. 반면 '모노크롬 사진'은 추상이지만 실재에 가장 가까운 현실의 세계를 가리킨다. 그것은 실재와 추상이라는 모순적인 두 요소가 결합된 가장 기이하고 역설적인 이미지이다.

    '실재의 추상'인 뉴 모노크롬을 제작하기 위해 작가는 사진의 방법론, 즉 카메라와 조명이라는 기계적이고 광학적인 방법론을 사용한다. 사물 표면의 비가시적인 섬세한 흔적들(휴대폰 액정 지문, 스크래치), 그리고 사물의 독특한 물질성이 부각되는 오브제(순금, 깨진 액정)를 골라 마이크로 렌즈와 강한 조명을 사용해 사물의 질감을 표현한다.

    박상우, 선으로부터, 갤러리룩스 제공.

     

    거의 완벽한 검은 모노크롬으로 보이도록 대상(지폐, 동전)을 극단적인 노출부족으로 촬영한다. 따라서 작품을 멀리서 볼 때는 단조로운 모노톤의 색상으로 보인다. 하지만 작품에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멀리서 볼 때 보이지 않던 액정 스크래치나 지문, 동전, 지폐 등을 발견할 수 있다.

    박상우 작가는 "대상에 필연적으로 종속적인 사진에서 모든 대상을 제거한다면 그 이미지는 얼마나 환상적일까? 이 작업은 회화가 결코 재현할 수 없는 이미지, 오직 사진만이 표현할 수 있는 모노크롬에 관한 것이다"고 말한다.

    황규태 사진작가는 추천의 글에서 "회화 역사상에 회자되는 모노크롬을, 이 시대의 소란스런 아이콘과 이종 교배시켜 보여주는 이번 전시는, 이론가의 이론과 실재가 조우하여 창작된 모노크롬의 제전이다"고 말했다.

    박평종 사진비평가는 " 작가의 모노크롬 사진은 기존의 모노크롬 회화에 대해 격한 비판과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요컨대 작금의 모노크롬 회화는 초월과 숭고라는 이름으로 모노크롬의 세계를 한정시켜 버리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작가는 이 작업을 통해 모노크롬을 세속의 세계로 ‘하강’시킴으로써 ‘축소된’ 모노크롬의 가능성을 회복하려 한다. 결국 통속적인 오브제를 끌어들여 ‘숭고한’ 회화를 질책하고 있는 셈이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그 질책의 목소리는 낮지만 묵직하게 다음과 같이 말한다. 모노크롬은 ‘저 너머’의 세계를 향한 창문이 아니라 ‘바로 여기’를 비추는 거울이라고. 그리고 그 거울이 보여주는 세계는 작품이 보여주듯 역설적이게도 우아하고 아름답다"고 평했다.

    이 시각 주요뉴스


    Daum에서 노컷뉴스를 만나보세요!

    오늘의 기자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댓글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