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천산갑 공자로 불리는홍콩인 리쟈허 씨. 사진=리쟈허 웨이보
홍콩 부호의 아들 것으로 추정되는 웨이보(微博.중국의 SNS) 계정에 공무원들로부터 대접을 받았다며 올라온 멸종위기종 '천산갑' 요리 사진으로 중국 네티즌들이 분노하고 있다.
특히 반부패 전쟁에 돌입한 중국 정부가 공무원들에 의한 부당한 접대가 있었는지 해당 지자체 뿐만 아니라 중앙정부까지 조사에 나설 방침이어서 파장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ah-cal이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이 지난 2015년 7월 게재한 게시물에서 시작됐다.
이 네티즌은 당시 “광시성 조사가 원만하게 마무리됐다. 모두 감사하다. 각 부문 지도자들이 모두 열정적이었다”며 “황 서기가 우리를 사무실로 초대해 천산갑을 끓여 대접했다.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지만 매우 맛있었고 그 야생의 맛을 사랑하게 됐다”는 글을 사진과 함께 올렸다.
당시 언론 보도에 따르면 광시좡주자치정부는 홍콩과 중국의 상공, 금융, 문화, 여행계 저명인사들을 초청해 대대적인 투자 설명회를 갖고 670억 위안 상당의 투자유치에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ah-cal도 상하이 매체인 문회보(文汇报)의 해당 기사를 웨이보에 첨부해 자신이 투자 조사단의 일원이었음을 강하게 암시했다.
문제는 천산갑이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 회의에서 100개 이상의 국가가 거래 금지에 동의한 보호동물이라는 점이다.
중국 역시 국가2급 보호종으로 선정해 엄격히 보호하고 있다.
결국 이 네티즌이 맛보았다는 천산갑 요리는 중국의 국가 공무원이 밀수를 통해 입수한 천산갑으로 만들었을 가능성이 크다.
천산갑은 멸종 위기종으로 중국의 강남 이남 지역에서는 특정 질병에 대한 특효약으로 알려져 천산갑 고기 밀수가 성행하는 것이 현실이다.
중국의 네티즌들 중 일부는 @ah-cal이라는 네티즌을 ‘천산갑 공자(穿山甲 公子)라 부르며 신상정보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비난이 거세지자 이 네티즌은 자신의 웨이보 계정에 5년간에 걸쳐 게재했던 1600여건의 게재물을 전부 삭제하고 계정을 폐쇄했지만, 많은 네티즌들은 미리 캡쳐한 게시물 내용을 바탕으로 집요하게 따라붙었다.
천산갑 공자의 웨이보에는 일반인들의 출입이 금지된 민항기 조종석까지 들어가 찍은 사진 등도 실려 있어 철없는 ‘푸얼다이’(富二代.중국판 금수저)를 비난하는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리자허가 올린 천산갑 요리. 사진=리자혀 웨이보
일부 네티즌들은 ‘천산갑 공자’가 홍콩인 리쟈허(李加和)이고 아버지는 홍콩의 유명 시계업체 회장인 리푸셩(李福生)이라며 개인정보들을 앞다퉈 공개하고 있다.
파문이 확산되자 ‘천산갑 공자’에게 천산갑 요리를 대접한 것으로 알려진 광시좡주자치구 정부는 즉각 진상조사에 들어가 당시 성이 ‘황’인 서기들을 조사했지만 인사 시점 등이 웨이보 내용과 맞지 않아 혐의점을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편 수많은 네티즌들이 제보를 해옴에 따라 공안국과 중앙기율위 차원에서도 의혹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어 철없는 '푸얼다이'의 자기과시가 엄청난 정치적 후폭풍을 몰고올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