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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소 보고 웃는다'…한우소비 줄고 '미국 소 밀물'



경제정책

    트럼프 '소 보고 웃는다'…한우소비 줄고 '미국 소 밀물'

    지난해 하반기 이후 한우고기 가격 하락, 미국 쇠고기는 폭등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우리나라 한우고기 시장이 2013년 하반기부터 극심한 혼란을 겪으며 4년째 제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이런 틈을 타 수입산 쇠고기가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특히, 미국산 쇠고기 수입물량이 하루가 다르게 급증하고 있다.

    더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한우고기 가격은 떨어지는데 수입쇠고기 가격은 오히려 급등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수입쇠고기 가격이 아무리 많이 올라도 국내 소비 수요가 있기 때문으로 우리나라 쇠고기 주권이 뿌리 채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요동치는 한우고기 시장…2013년 6월부터 징조 나타나

    국내 한우 시장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3년 6월쯤이다. 이 당시 한우 사육마릿수는 293만 마리로 최고 정점을 찍었다. 또한, 한우 도축물량도 2013년에 96만 마리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급기야 정부는 암소 10만 마리를 감축하는 극약처방을 내렸다. 이후 국내 한우 사육마릿수는 서서히 줄기 시작해 지난해 3월에 248만 마리까지 감소했다.

    한우 도축물량도 2014년에 92만 마리, 2015년 88만 마리, 지난해는 74만 마리로 급격하게 감소했다. 연간 한우 도축물량이 불과 3년 만에 23%나 줄어든 것이다.

    이처럼 국내 한우 사육마릿수와 도축물량이 줄어들면서 급전직하로 떨어졌던 한우고기 도매가격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한우고기 1k당 도매가격은 지난 2014년 2월에 1만3545원으로 바닥을 찍은 후 지난해 6월에는 1만9082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2년5개월 만에 33%나 치솟았다.

    이 때까지만 해도 국내 한우고기 시장은 공급 물량에 따라 도매가격이 그나마 정상적으로 조정됐다.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자료사진)

     

    ◇ 김영란법, 한우고기 소비둔화…도매가격 6개월 사이에 17.6% 폭락

    그런데, 문제는 지난해 6월 이후 국내 한우 시장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우 도축물량이 지난해 상반기에 36만6000마리에서 하반기에 37만2500마리로 1.8% 증가했는데 한우고기 도매가격은 1만9082원에서 1만5726원으로 무려 17.6%나 폭락했다.

    올 들어 지난달에는 설 명절까지 끼었으나 한우고기 도매가격이 1만5602원으로 오히려 더욱 하락했다.

    민간농업연구소 GS&J 김명환 원장은 "지난해 하반기에 한우 도축물량이 다소 증가했지만 김영란법 시행과 경기부진에 따라 한우 수요가 감소하면서 도매가격 하락폭이 매우 컸다"며 "올해는 전반적으로 가격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 수입쇠고기 시장 잠식…미국산 쇠고기 수입 급증

    이처럼 국내 한우고기 시장의 혼란을 틈타 외국산 쇠고기의 수입물량이 크게 늘어났다.

    쇠고기의 수입물량은 지난 2014년 28만톤에서 2015년에는 29만5000톤으로 5.6% 증가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36만6000톤으로 무려 24%나 급증했다. 이는 쇠고기 수입이 전면 자유화된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특히, 호주산 쇠고기가 한-호주 FTA 수입 상한선인 15만4600톤에 걸리면서 대신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이 눈에 띠게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물량은 15만7000톤으로 2015년에 비해 무려 47.6%나 증가하며, 전체 수입 물량의 43%까지 높아졌다.

    ◇ 한우고기 주권 붕괴…수입쇠고기 부르는 게 값, 그래도 사 먹어야 하는 슬픈 현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한우 수급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쇠고기 자급률은 37.7%까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쇠고기의 62.3%가 수입산이라는 얘기다. 우리나라 한우고기의 자급률이 40% 이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3년 36.3% 이후 13년 만에 처음이다.

    게다가 이 같은 한우고기 자급률 하락세는 앞으로 계속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쇠고기 주권이 붕괴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명환 GS&J 전략연구원장은 "김영란법 시행 이후 한우고기 소비가 둔화되면서 한우농가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사육을 기피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한우 사육마릿수는 정체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한우고기 시장이 위축되면서 수입쇠고기 소비가 늘다 보니, 수입가격 통제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쇠고기 수입단가는 지난해 1월 1kg당 7066원에서 9월에 6181원으로 낮아졌으나, 12월에는 다시 7249원까지 폭등했다.

    지난해 하반기 국내산 한우고기 도매가격이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소비 둔화로 17.6%나 폭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더구나 미국산 수소의 1kg당 산지가격이 지난 2015년 3.27달러에서 지난해는 2.66달러로 15.4%나 급락했는데, 국내 수입단가는 오히려 크게 오르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 지인배 박사는 "한우고기 가격이 떨어지고 있지만 아직도 높은 게 사실이다"며 "김영란법으로 한우고기 소비가 둔화된 상황에서는 수입산 쇠고기는 계속해서 들어 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전했다.

    지 박사는 또, "수입쇠고기 가격이 얼마나 더 오를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 "다만, 우리나라 수입이 많이 되면 (수입쇠고기에 대한) 국내 수요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이기 때문에 가격상승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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