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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무죄가 정의냐!"…재벌에 '촛불 구속영장' 발부



사건/사고

    "유전무죄가 정의냐!"…재벌에 '촛불 구속영장' 발부

    • 2017-01-22 06:00

    칼바람에 굵은 눈발 날렸지만 광화문에 32만명 집결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3차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박종민기자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또 한번 촛불을 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처음 열린 '13차 범국민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은 사법부를 강하게 규탄하고 재벌총수들에 대한 '촛불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 "당연한 상식이 삼성한텐 적용 안 돼 "

    전국 2300여개 단체가 모인 '박근혜정권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21일, 광화문 광장에서 '박근혜 즉각 퇴진 조기탄핵 13차 범국민행동의 날'을 개최했다.

    칼바람에 굵은 눈발까지 날렸지만 이날 광화문 광장에는 지난 12차 촛불집회보다 많은 32만명(전국 35만명, 주최 측 추산)이 집결했다.

    그동안 집회 참가자들이 꾸준히 지목해 온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공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다.

    오후 6시에 열린 본집회에서 퇴진행동 측 법률팀 김상은 변호사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영장은 단순히 '삼성의 총수'기 때문에 기각된 것"이라며 "당연한 상식이 왜 이재용에겐 적용되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회 참가 시민들은 분노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표출했다.

    시민 김종웅(45) 씨는 "법원이 일반 국민들에게는 엄격하게 법을 적용하면서 재벌 회장들에게는 관대한 게 너무나 실망스러웠다"고 말했다.

    권지훈(35) 씨는 "법원의 이번 판결이 대단히 불공정하게 느껴졌다"며 "화이트 칼라 크라임(white-collar crime)에 대해서만 이렇게 관대한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3차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박종민기자

     

    ◇ 재벌총수 '포승줄'로 묶어 '감옥'으로

    오후 7시 30분, 본집회를 마친 집회 참가자들은 청와대·헌법재판소 행진과 함께 종각 삼성타워·종로 1가 SK본사·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사 등 대기업 건물 방면으로 행진했다.

    참가자들은 끊임없이 "유전무죄 규탄", "재벌총수 구속하라", "이재용을 구속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걸어갔다.

    롯데백화점 본사 앞에서 멈춘 시민들은 '재벌총수 구속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재용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의 얼굴 사진 가면을 쓴 이들을 체포해 포승줄로 묶어 시민들이 직접 만든 '광화문 구치소'에 구속시켰다.

    이재용 부회장 구속 퍼포먼스가 벌어질 때는 지켜보고 있던 시민들이 야유를 퍼부었다.

    일을 마치자마자 광장에 나왔다는 시민 임재윤(54·여) 씨는 "유전무죄가 정의처럼 되고 있는데, 이런 나라에서 사는 게 슬퍼질 때가 많다"고 말했다.

    아버지의 손을 잡고 광장에 나온 초등학생 안서준(12) 군은 "삼성의 뇌물죄와 대통령의 국정농단이 다 잘못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안 군은 "우리나라가 상식이 있는 나라, 자랑스러워 할 수 있는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13차 촛불집회에서 시민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박종민기자

     

    ◇ '문화계 블랙리스트' 규탄도 이어져

    시민들은 '문화계 블랙리스트'와 관련, 구속영장이 발부된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한 철저한 수사도 촉구했다.

    본집회 발언대에 오른 독립영화사 '시네마달'의 대표 김일권 씨는 "블랙리스트 작성은 '모든 국민이 학문과 예술의 자유를 가진다'는 헌법을 위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씨는 "영화에서 가장 아름다운 조명은 바로 촛불"이라며, "예술은 바로 광장에 모인 사람들이고 광장에서 타오른 촛불"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그 촛불이 있는 곳에 카메라는 계속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집회에서는 '용산 참사 8주기'를 맞아 철거민과 노점상 피해자들의 발언을 듣는 사전행사도 진행됐다.

    집회는 서울을 포함해 부산, 광주, 대전, 대구 등 전국 50개 도시에서도 개최됐다.

    설 연휴인 28일에는 집회가 열리지 않을 예정이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 팬클럽 박사모 등 친박 단체들은 오후 2시, 서울시청 앞과 청계광장 등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벌였다.

    이들은 태극기와 성조기를 들고 "촛불집회는 대한민국을 무너뜨리려는 행위"라며 "탄핵은 원천적으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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