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바이든 부통령에게 대통령 자유메달 수여 사실을 밝히자, 바이든이 뒤돌아 눈물을 훔치고 있다. (백악관 트위터 캡쳐)
“마지막으로 저는 우리나라 최고 권위의 시민상인 대통령 자유 메달을 수여하게 되어 참 기쁩니다. 최우수 대통령 자유메달 수여자는 저의 형제, 조셉 바이든 주니어입니다.”
현지시간으로 12일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끝나자마자 옆에 서 있던 조 바이든 부통령이 화들짝 놀랐다. 그리고서는 곧바로 뒤돌아 눈물을 훔쳤다.
그렇게 오바마는 임기 종료를 일주일 앞두고 8년간 자신과 함께 백악관을 지킨 20년 손윗 부통령에게 깜짝 선물을 안겼다.
감격에 찬 조 바이든 부통령은 대통령 자유메달을 목에 걸고서는 “내 숨이 붙어있는 한, 나는 당신과 함께 할 것”이라고 수상소감을 말하며, 지난 8년을 이어온 ‘백악관 브로맨스’의 절정을 보여줬다.
바이든 부통령이 수상한 대통령 자유메달은 국가안보와 세계평화, 문화, 스포츠 분야 등에서 뚜렷한 공헌을 남긴 미국인에게 대통령이 줄 수 있는 가장 권위있는 상이다. 특히 최우수 자유메달(The Presidential Medal of Freedom with Distinction) 수상자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와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 등 3명 뿐이다.
또 부통령이 대통령 자유메달을 수상한 경우도 이번에 바이든 부통령을 제외하면 미국 역사를 통틀어 넬슨 록펠러와 허브트 험프리 부통령 단 2명 뿐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8년 전 대선에서 바이든을 부통령 후보로 낙점한 것이 “나 뿐 아니라 미국인을 위한 최고의 선택이었다”며 “바이든은 나에게 직언하는 것을 겁내지 않았고, 우리의 의견이 다를 때 특히 더 그랬다”고 말했다.
바이든은 “놀라운 일을 해낸 놀라운 사람과 함께 한 여정 가운데 나는 일부분에 불과했다”며 겸손함을 나타냈다. 또 "숨이 붙어있는 한 같이 하겠다"며 오바마와의 끈끈한 동지애를 표시하기도 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최고 시민상 수여와 함께 시민권 운동의 역사를 간직한 장소들을 국가기념물로 지정하는 것으로 그의 임기 말 업무를 이어나갔다. 이번 국가기념물 지정은 흑인 인권운동가인 고 마틴 루서 킹 목사 기념을 일주일 앞두고 이뤄졌다.
이번에 새로 국가기념물로 지정된 곳은 앨라배마 주의 버밍햄 시민권 운동 지역과 프리덤 라이더스 사적지,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의 미국 재건시대 사적지 등 3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