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파도'의 한 장면 (코리아엔터테인먼트 제공/노컷뉴스)
막무가내 영화보기마파도
감독 주창민, 주연 이정진 이문식 여운계 김수미 김을동 김형자 길혜연 오달수 서영희, 제작 (주)코리아엔터테인먼트, 배급 CJ엔터테인먼트
여운계, 김수미, 김을동 등 ''''노장''''들의 파워로 아카데미 수상작들의 코를 납작하게 하고 있는 영화 ''''마파도''''의 매력은 뭐니뭐니 해도 ''''아무 생각 없이 웃을 수 있다''''는 것이 아닐까.
관객 수칙 1 : 그냥 보면서 웃기이것 저것 골치아프게 생각 할 것도 없고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앞뒤를 끼워 맞추려 노력할 필요도 없다.
단지 관객이 할 일은 객석에 앉아 편안하게 ''''보기만 해도 재밌는'''' 배우들의 연기를 보며 웃고 즐기기만 하면 된다. 팝콘을 집어 올리는 정도의 수고만 필요하달까.
영화의 첫 장면에서 영화 포스터에서 봤던 ''''홍금보 머리'''' 할머니들을 못본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과장된 설정의 할머니들은 홍보를 위한 사진에만 등장할 뿐 영화에서 볼 수는 없다.
대부분의 관객은 처음부터 ''''엽기 할매''''들이 과연 어떤 기행을 보여줄까를 기대하며 객석에 앉지만 사건의 발단이 되는 다방 신이나 빗속에서의 전파사 장면은 관객의 시선을 미스터리의 섬 마파도로 끌어가기에 충분하다.
본격적으로 영화의 무대가 마파도로 옮겨가더라도 따져가며 볼 영화는 전혀 아니다.
관객 수칙 2 : 따지지 말 것왜 건달 재철(이정진 분)의 두목(오달수 분)은 부하들을 이끌고 고급 자동차를 탈 능력이 되면서도 다방에 숨어 칼국수나 만들어 먹고 사는지, 왜 형사인 충수(이문식 분)는 그렇게 무자비한 인간이 할머니들에게는 항상 몰매를 맞는지, 왜 다방 아가씨는 돈을 바로 찾지 않았는지, 도대체 마파도란 섬은 진짜 있기나 한 건지 의문점이 송글송글 피어난다.
하지만 눈 앞에 펼쳐지는 유쾌한 장면들에 그런 의문들이 사라지는 건 순식간.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억지 웃음을 강요하지 않는 배우들의 연기와 별 무리 없는 스토리가 관객을 가벼운 마음으로 마파도에 머물게 한다.
이 영화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배우들. 나름의 청춘스타 이정진이 등장하지만 그 역시 꽃무늬 ''''몸빼'''' 바지에 망가지는 건 마찬가지고 노장 여배우들의 파워는 ''''얼굴 자체가 연기''''인 이문식의 활약과 어울어져 별 다른 액션 없이도 관객들의 배꼽을 빠지게 한다.
각 지역을 대표하는 할머니들의 사투리는 어색하기 그지 없지만 이 역시 별로 거슬리지 않는다.
김수미의 눈빛, 김을동의 심술 찬 입술, 여운계의 목소리, 김형자의 콧소리는 그 자체만으로도 좌중을 웃음바다로 만들기에 충분하다.
정신 없이 웃다가 자막이 올라가기 직전 발견할 수 있는 ''''생뚱맞은'''' 결말도 놓치지 말아야 할 포인트다.
노컷뉴스 방송연예팀 이찬호 기자 hahohei@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