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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먼' 최순실 국정농단, 고려 신돈 이후 처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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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먼' 최순실 국정농단, 고려 신돈 이후 처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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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머니즘 스캔들'로 번진 최순실 사태…"종교적 신념이 낳은 어마어마한 폭력"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60, 개명 후 최서원) 씨가 지난 3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노컷뉴스)

     

    전 세계 주요 외신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로 지목된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을 '샤머니즘 스캔들'로 다루면서 이번 사태가 국가권력을 주무른 '사이비' 종교권력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익명을 원한 한 종교신학자는 지난 31일 CBS노컷뉴스에 "박 대통령의 연설 중 '우주의 기운' '혼이 비정상' 등의 표현에 샤머니즘적인 배경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며 "1, 2년이 아니라 40여 년에 걸쳐 기독교적 표현으로 소위 '거짓된 령'이 세력을 확장시키는 데 대통령을 이용한 측면이 증명된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미국 공영방송 NPR은 지난 29일(현지시간) "(이번 스캔들은) 샤머니즘 교주의 영적 지도와 (최 씨의 딸 정유라 씨와 관련된) 마장마술 문제까지 걸려 있다"고 보도했다. AFP 통신은 최 씨를 '한국의 여성 라스푸틴'으로 표현했다. 라스푸틴(1869~1916)은 제정 러시아 말기 니콜라이 2세를 허수아비로 만들어 나라를 어지럽힌 요승이다.

    영국 BBC는 최 씨에 대해 "박 대통령의 멘토였던 미지의 사이비종교 지도자 최태민의 딸"이라고, 가디언은 "정치적 위기의 중심에 있는 라스푸틴 같은 인물이 서울로 돌아오면서 박 대통령의 미래도 더 불확실해졌다"고 표현했다.

    이 종교신학자는 "박 대통령이 연설에서 '혼' '우주의 기운' 등의 단어를 써서 '샤머니즘적이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결과론적인 것으로 근거가 약하다"며 "최태민(1912~1994)이라는 사람이 지난 시절 혼합 종교를 만들어 한 사람(박 대통령)의 몸과 정신을 좌지우지했고, 그것이 40년 뒤 대통령 자리에 선 사람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근거를 찾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치와 종교가 분리돼야 한다는 원칙은 종교적인 신념이 정치화됐을 때 어마어마한 폭력, 비이성적인 결과물을 낳아 왔기 때문에 반드시 지켜져야 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그동안 박 대통령의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언어와 행동, 사고 없이 즉각적으로 내린 듯한 결정들, 이 모든 것들이 최태민·최순실로 대표되는 사교적인 신념에 의해 나온 결과물이라는 것이 드러나고 있지 않나. 그런 것들이 얼마나 국민들을 허탈하게 만들고 농락 당한 것으로 느끼게 만들고 있는지를 우리는 뼈저리게 경험하고 있다."

    ◇ "종교의 사유화·권력화가 어떤 결과를 낳는지 보여준 극명한 예"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실세 의혹을 받고 있는 최순실(60, 개명 후 최서원) 씨가 지난 31일 오후 서울 서초동 중앙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노컷뉴스)

     

    이 종교신학자는 "종교가 지닌 사회적 순기능은 그 시대 사람들로 하여금 통합하게 만들고, 가치지향적인 삶을 꾸려가게 하고, 현실을 긍정적으로 극복해 나가려는 동력을 제공하는 데 있다"며 "각 종교마다 긍정적인 에너지를 통해 자신들의 삶과 공동체를 발전시켜 나가는 데 역동적인 힘을 주는 기능들이 분명히 있다. 종교의 이러한 순기능이 작동하면 사회를 발전시키는 데 좋은 역할을 해나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자신의 종교적인 신념을 폭력적인 이데올로기로 바꿔서 다른 사람들을 배척하고 억압하는 경우에는 사회가 분열되고 폭력적인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며 "이는 종교가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작동하게 되는 종교의 역기능"이라고 강조했다.

    "종교가 권력에 기생하면서 뭔가를 얻어내는 경우는 많았지만, 이번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처럼 종교가 권력 위에 군림한 경우는 아주 특별한 것이다. 한국 역사에서 고려 말기 승려 신돈(?~1371) 이후 처음이 아닐까 싶다. 그런 면에서 이번 사태는 종교와 국가, 종교와 정치라는 관점에서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

    그는 이번 사태로 인해 샤머니즘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확산되는 데도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우리나라 샤머니즘은 당당하게 종교로서 강한 측면이 있고 긍정적인 기능을 하는 면도 있다"는 것이다.

    "사실 최태민·최순실로 이어져 온 최 씨 일가의 종교적 영향력은 샤머니즘이라고 할 수 없다. 샤머니즘적으로 봤을 때도 이단인 것이다. 동학의 경우처럼 우리나라 샤머니즘은 항상 나라를 위해 기도하는 식으로 민족적인 색채가 강하다. 특히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면 신이 떠난다고들 말한다. (최 씨 일가의 전횡은) 돈을 모으고 권력을 사유화하고, 이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을 고통에 빠뜨린 것이다. 이렇게 나라를 뒤흔들고 혼란에 빠뜨린 경우는 전통 샤머니즘의 관점에서도 비판받아 마땅하다."

    이 종교신학자는 "이번 사태를 샤머니즘 혐오로 몰고 갈 경우 논점을 흐리는 것"이라며 "전체 종교의 측면에서 종교가 사유화, 권력화되고 정치권력으로 나타났을 때 어떤 결과를 낳게 되는지에 대한 극명한 예로서 이번 사태를 바라보고, 모든 종교가 성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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