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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가습기청문회 "책임자들 면피용, 코웃음만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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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마지막 가습기청문회 "책임자들 면피용, 코웃음만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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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해자·가족모임 강찬호 대표 “참사5주년, 진실규명 아직 멀었다”

    - 사망자만 919명, 8월31일 5주기 촛불집회
    - 방송3사, 청문회 생중계 하나도 안 해
    - ‘동행명령’에도 출석거부…국회모독죄 적용 검토 중
    - SK케미칼, 팔아놓고도 우린 몰랐다?
    - 징벌적 손배, 기업살인죄 도입될까봐 쉬쉬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9월 1일 (목)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강찬호 대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 정관용> 어제 오후 서울 시청에서는 촛불 913개가 켜졌습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5주년을 맞아서 사망자 913명을 기억하는 의미로 촛불을 켜고 묵념을 했다고 하는데요. 국회에서는 어렵게 어렵게 청문회가 열렸고 내일은 기관보고 또 청문회가 마지막 열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누구보다도 가슴 아프게 지금 이 청문회를 지켜보고 있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모임의 강찬호 대표 오랜만에 스튜디오에 직접 모셨습니다. 강 대표님, 어서 오십시오.

    ◆ 강찬호>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어제가 8월 31일이잖아요.

    ◆ 강찬호> 네.

    ◇ 정관용> 어제 날짜로 ‘가습기 참사 5주년’ 이렇게 하는 이유가 뭐죠?

    ◆ 강찬호> 그 동안에는 죽거나 다쳤던 산모나 아이들의 원인을 몰랐다가요, 정부에서 2011년도 8월 31일날 ‘그 원인이 가습기살균제다’ 이렇게 공식적으로 발표한 날입니다.

    ◇ 정관용> 그날이 8월 31일.

    ◆ 강찬호> 네. 그래서 저희가 그날을 전후로 해서 이제 매년 피해자 추모제와 추모대회를 해 왔고 올해는 피해자들이 주말에 모여야 되기 때문에 28일날 국회에서 추모제를 했고요. 31일은 약식으로 해서.

    ◇ 정관용> 그러니까 엄밀하게 말하면 가습기살균제 참사 5주년이 아닌 거죠.

    ◆ 강찬호> 네.

    ◇ 정관용> 그 이전부터 많이들 돌아가셨고 2011년 8월 31일날 정부가 그 책임이 가습기살균제다라고 인정한 그 날.

    ◆ 강찬호> 네.

    ◇ 정관용> 그러니까 엄밀히 말하면 5년이 아니에요. 더 된 거죠.

    ◆ 강찬호> 네. 그러니까 가습기가 만들어져서 돌아다닌, 가습기살균제가 만들어져서 돌아다닌 시점으로 하면 22년이 흘렀죠.

    ◇ 정관용> 우리 강 대표님 따님은...

    강찬호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대표 (사진=시사자키 제작팀)

     


    ◆ 강찬호> 저희 딸도 지금은 10살이고요. 2011년도에 이 사건 터지기 바로 직전 6월에 서울대병원에 입원했었다가 천운으로 우리 아이는 정말 한 달여 치료받다가 다행히 증상이 멈춰서 나와서 이제 지금은 학교 잘 다니고 있습니다.

    ◇ 정관용> 후유증 같은 거 몇 없습니까?

    ◆ 강찬호> 퇴원하고 고농도 스테로이드제 치료를 받게 되거든요. 그런 후유증 관리하고 퇴원하고 한 3개월, 4개월을 집중해서 지켜 봤었고요. 그 이후에는 천식, 감기 이런 게 쭉 지나가다가 최근에는 한 2년 정도는 비염 정도는 만성적으로 있는데.

    ◇ 정관용> 만성 비염.

    ◆ 강찬호> 계속 지켜보는 입장에서는 이게 검증된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계속 그냥 지켜보는 입장이죠.

    ◇ 정관용> 폐 사진을 이렇게 찍어보면 손상된 부위가 계속 있지 않나요?

    ◆ 강찬호> 네. 우리 아이도 등급으로 굳이 얘기하면 1단계 판정을 받은 아이고요. 그런 후유증들이 남아 있는데 어린 아이들은 한 10살까지는 폐의 조직이 성장하고 있기 때문에 그때까지 잘 관리를 해 주면 기존에 손상 부위를 상대적으로 축소할 수 있기 때문에 ‘관리를 잘 해줘라’ 이런 정도만 하고 좀 계속해서 일상에서는 여전히 불안하고.

    ◇ 정관용> 마음 졸이시죠.

    ◆ 강찬호>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아이고. 돌아가신 분이 지금 집계된 것만 촛불 913개.

    ◆ 강찬호> 네. 현재 환경산업기술원에 접수되신 분들이 8월 말 31일 기준으로 하면 최종 집계까지 4486명, 접수자 기준이고요. 피해자도 919명으로 최종 집계가 돼 있습니다.

    ◇ 정관용> 돌아가신 분이 919명.

    ◆ 강찬호> 네. 신청한 분들에 대한 기준이고 판정조사위원회에서 판정은 지금 굉장히 더디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런데 이게 지금 국회에서 특위까지 만들어져서 청문회를 하잖아요.

    ◆ 강찬호> 네.

    ◇ 정관용> 그런데 보도가 잘 안 돼요.

    ◆ 강찬호> 네. 이게 원래 방송 3사에서 적어도 한 군데는 방영이 될 거라고 저희는 당연히 그렇게 기대하고 알고 있었던 건데.

    ◇ 정관용> 특위 위원장 우원식 위원장이 생중계 요청을 했는데 다 안 된 모양이에요.

    ◆ 강찬호> 네. 그래서 전혀 방송이 안 됐고 국회방송 정도만 생방송이 됐는데 사실 국회방송을 얼마나 많이 보실지 이런 부분들은 좀 염려가 있었고요. 짐작하건대 이 가습기살균제 제조 판매자가 국내 대기업이 다 관련돼 있거든요. 그래서 아마 그런 걸 좀 눈치 보는 것 아닌가, 이런 걱정이 있습니다.

    ◇ 정관용> 사실 이런 건 정부가 나서서 공영방송이 좀 하도록 해야 되는데.

    ◆ 강찬호> 네.

    ◇ 정관용> 정부도 힘을 안 쓰는 모양이에요.

    ◆ 강찬호> 네. 아무래도 지금 정부도 수사도 받고 있고 지금 조사대상 기관이기 때문에.

    ◇ 정관용> 그나저나 그러니까 오늘 이 방송 들으시는 분들한테라도 청문회 모습을 좀 정확하게 전해주십사 저희가 모신 건데. 원래 3일 하려고 했잖아요. 그런데 이틀밖에 안 했어요?

    ◆ 강찬호> 그러니까 29, 30, 31일 해서 첫째날, 둘째날은 해당 가해 기업들에 대한 집중적인 청문회가 예정 됐었고요. 그다음 31일은 3일차는 정부 기관들에 대해서 이렇게 진행이 되기로 돼 있었는데 당초 계획과 달리 3일에서 이틀로 축소가 됐습니다. 그래서 정부기관 청문회가 빠지고 그건 내일 기관보고랑 연계해서 진행하는 걸로 돼서 아마 국회 내의 정치일정들이 갑자기 생겨서 그렇게 된 거라고 했는데 잘 이해는 안 됩니다.

    ◇ 정관용> 3일 예정에서 이틀로 축소. 29, 30 양일간 했군요.

    ◆ 강찬호> 네.

    ◇ 정관용> 양일 계속 현장에 계셨죠?

    ◆ 강찬호> 네.

    ◇ 정관용> 지금 보도된 바에 따르면 29일날 채택된 증인 23명 가운데 실제 출석한 사람은 13명. 30날은 그래도 많이 왔네요. 증인 21명 채택했는데 17명, 첫째날 10명이나 빠졌군요.

    ◆ 강찬호> 네.

    ◇ 정관용> 어떤 사람들이 오고 어떤 사람들이 안 오는 겁니까? 증인으로.

    ◆ 강찬호> 가장 쟁점이 됐던 건 청문회 전에 국정조사위원회에서 대표단들이 영국의 레킷벤키저 본사를 가서 영국 본사 CEO의 사과도 받고. 또 청문회 참여에 대한 것들을 공식적으로 요청을 하고 CEO를 포함해서 책임 있는 분들이 한국의 청문회에 참여하는 걸 요청하고.

    그리고 현지 조사이기 때문에 조사에 성실하게 응하는 이런 요구안들을 가지고 방문을 하기로 돼 있었는데 그게 청문회를 앞두고 사실상 무산이 됐습니다. 그래서 그건 레킷벤키저의 어떤 의도가 있는 건지. 표면상으로는 사과를 하거나 또 그 자리에 피해자 대표들도 배석하기로 됐었는데 그런 것들이 당초에는 공개하기로 돼 있다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비공개로 전환이 됐습니다. 비공개로 전환이 되면서 그럼 이쪽에 특위에서는 비공개로 하는 거라고 하면 이건 의미가 없다. 그렇게 해서 굉장히 비협조적인 태도로 판단을 해서 영국 현지조사를 하지 않는 걸로 결정이 됐고요.

    그때부터 좀 우려가 됐는데 결국은 레킷벤키저 CEO를 포함한 주요한 청문회 대상자들이 지금 다 응하지 않았습니다. 응하지 않았고 또 국내에 주요 관계되어 있는 지금 현재 재판을 받고 있고 구속수사 중인, 수감 중인 이런 분들도 지금 현재 다 거부를 해서 핵심 증인들은 다 빠진 거고요.

    ◇ 정관용> 그렇죠.

    ◆ 강찬호> 옥시레킷벤키저 국내 CEO만 외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참석을 해서 반쪽짜리 청문회로 진행이 돼버린 거죠.

    ◇ 정관용> 그 증인들을 좀 강제로 부를 수가 없었던 거죠?

    ◆ 강찬호> 네. 현지에서도 동행명령을 발부해서 오게끔 하는데도 바로 또 거부를 해서.

    ◇ 정관용> 본인이 거부하면 처벌조항도 없나요?

    ◆ 강찬호> 위원장께서는 국회모독제로 해서 이후에, 청문회 후에 양당의 간사들과 협의를 해서 이후에 어떤 고발조치하는 것에 대해서 그런 걸 검토하겠다고 그렇게 됐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 검찰에 고발하면 국회모독죄로 처벌받는다 하더라도 아마 벌금 얼마 이런 걸 거예요.

    ◆ 강찬호> 아마도 그렇게 갈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제도가 이러니까 영국에서 그 사람들이 오겠습니까?

    ◆ 강찬호> 맞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어차피 지금 구속해서 수사 받고 있고 재판 기다리는 사람들이 난 법정에서 말하겠다 그러지 오겠어요?

    ◆ 강찬호>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청문회 이게 정말 실효가 있는 겁니까?

    ◆ 강찬호> 그러니까 이게 어떻게 보면 법정에서의 재판 그리고 검찰에서의 수사 그리고 국회에서의 청문회와 조사 이게 함께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그게 상승작용을 일으켜서 뭔가 진실을 밝히는 데 기여해야 하는데 오히려 그게 회피하고 핑계를 대버리는 명분으로 작용이 되는 전혀 국민들이나 피해자들이 기대하는 방향과는 정반대로 지금 방향이 흘러가버려서 사실상 좀 아쉽습니다.

    ◇ 정관용> 그나마 어쨌든 현재 레킷벤키저 한국의 CEO, 외국인으로 유일하게 참석한 분, 그분은 뭐라고 하던가요?

    가습기살균제 청문회, 증인 출석한 아타 샤프달 옥시 코리아 현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

     


    ◆ 강찬호> 국내 차원에서는 그동안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계속 재판으로 미뤘었는데 지금은 태도 변화가 돼 있습니다. 그래서 인과관계 자체, 질본에서 가습기살균제가 원인이라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더 이상은 부정하지 않겠다, 이 부분은 인정하겠다. 그리고 피해 구제에 대해서도 늦었지만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라고 이런 입장들을 발표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하면 그런 옥시레킷벤키저가 2000년도 전후로 해서 옥시라고 하는 국내 회사를 인수하고 나서 가습기살균제를 새롭게 만들면서 했던 과정에서의 어떤 본사의 정황, 본사가 어떻게 여기에 관여했는지에 대한 정황에 대해서는 지금 상당히 개입한 부분들이 드러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철저하게 지금 부인하고 있는. 그래서 본사는 어쨌든 차단하고 관리자가 책임지는 이런 방식으로 지금 대응을 하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가습기살균제 유해성을 알면서도 시판했는지. 알면서도 아이한테도 안심이다라는 선전을 했는지. 광고를. 바로 그런 대목들에 대해서도 계속 아니다, 몰랐다?

    ◆ 강찬호> 지금 계속 부인을 하고 있죠. 사실 그런 문제들이 인정이 되게 되면 기존의 과실치사의 수준에서 사실상 알고도 진행했다고 하면 사실 미필적이든 고의적이든 살인죄로 적용이 될 수 있고.

    ◇ 정관용> 그렇죠.

    ◆ 강찬호> 훨씬 더 책임이 크게 갈 수밖에 없고. 사실 청문회나 국정조사의 조사과정에서는 상당히 그런 부분들이 드러나 있는 걸로 지금 접근이 되고 있거든요. 이미 알았다고 하는 부분들이고. 여러 가지 민원이 제기됐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제품 안전에 대한 걸 삭제하고 은폐했다고 하는 부분들인데 현재로는 그런 게 남아 있지 않다고 하는 형태로 회피하고 있는 거거든요. 그런 자료들이 없다고 하는 형태로 부인을 하고 있고.

    ◇ 정관용> 그리고 영국에서는 그런 것 만들어 팔지 않는데 한국에서만 파는 것. 이건 영국에는 기준이 있어서 그런 거 못 만들지만 한국은 기준이 없어서 괜찮다. 그 논리를 펴던가요?

    ◆ 강찬호> 네. 실제로 레킷벤키저도 이미 인수 당시 시점에서도 사실 소비자 안전기준이나 여러 가지를 적용하면 이게 만들 수 없는 것들이었는데 지금은 레킷벤키저는 그런 안전기준을 만든 게 2010년도 이 사건이 나고 나서 만들었다고 하는 이런 형태로 지금 얘기를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사실 그건 좀 말이 안 되는 거고요.

    이미 과거에 충분히 레킷벤키저는 전 세계 200여 국에 지금 물건을 판매하는 형태고. 60여 개국에 지사를 두고 있는 대규모 다국적 기업입니다. 그래서 이미 그런 기준들을 가지고 있는데 한국에서 제품을 인수하는 당시에 그런 걸 소홀하게 관리를 했었던 부분들이죠. 그러니까 철저하게 글로벌 기준에 의해서 그걸 점검하지 않았다는 부분인데. 그걸 당시에 매출규모가 작기 때문에 자기네들은 그걸 자기네들이 소홀했다고 하는 정도 수준이지 국제가이드라인이 자기네가 그때 마련돼 있지 않았다, 이런 식으로 지금 하고 있는 것이어서 저희는 그렇게 보지 않는. 계속해서 그걸 다투고 있습니다.

    ◇ 정관용> 아무튼 그런 글로벌 기준에 저촉되고 유해성 이런 것들 미리 알고 이랬느냐라는 질문은 계속 피해간다는 말씀인데.

    ◆ 강찬호>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 유해성 부분이 있느냐, 없느냐와 관련돼서 중요한 게 왜 실험보고서를 조작한 사람들, 학자들 또 그 과정에 개입한 김앤장 법률사무소 관계자들. 이런 사람들 다 안 나왔죠?

    ◆ 강찬호> 김앤장도 그 당시에 직접 옥시를 만나고 또 이걸 조작한 걸로 해서 구속돼 있는 서울대 조 교수를 다 만난 담당 변호사들은 지금 빠져서 재판에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안 나와 있고요. 그리고 소위 김앤장 안에서 팀장 변호사라고 하는 분이 어떤 책임을 지고 나와 있긴 하지만 나와서 몇 시간 동안 진행된 청문회에 대해서 ‘죄송하다, 이건 재판에 관련된 사항이고 의뢰인의 어떤 약속을 지켜야 되기 때문에 말할 수 없다’ 이게 유일한 답변이거든요.

    ◇ 정관용> 재판 관련 사안이라 말할 수 없다.

    ◆ 강찬호> 네. 그 얘기하러 나온 거예요.

    ◇ 정관용> 앵무새처럼 계속 그 얘기만.

    ◆ 강찬호> 네. 반복된 이런 거여서 당연히 거기에는 이미 특위조사위원들도 그 서울대 최종보고서를 냈던, 이미 독성이 확인된 자료를 냈고 거기에서 독성이 확인된 자료를 빼낸 나머지 자료가 지금 재판에 넘어가 있는데.

    ◇ 정관용> 그렇죠.

    ◆ 강찬호> 그 자리에 서울대 교수, 김앤장 변호사, 옥시 관계자 그리고 옥시의 글로벌 관계자들이 다 나와 있었는데 그것에 대한 확인을 공식적으로 얘기하지 않는 거죠.

    ◇ 정관용> 한계가 있으리라는 걸 아시긴 했겠지만, 예상은 했겠지만 정말 이틀 동안 앉아계시기 힘들었겠어요. 답답하셨겠어요.

    ◆ 강찬호> 기관보고 때도 사실 그런 걸 많이 느꼈는데요. 이번 청문회 자리에서도 그렇게 뻔히 다 알고 있고 드러난 사실 자체를 말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정말...

    ◇ 정관용> 또 정말 책임 있는 사람들은 나오지도 않고.

    ◆ 강찬호> 네. 한숨을 쉬면서 많이들 지켜봤습니다.

    ◇ 정관용> 그나마 조금 새롭게 뭐 좀 밝혀졌다든지 이런 게 한두 가지라도 없습니까?

    ◆ 강찬호> 그러니까 뭐 이게 몇 단계가 있거든요. 그러니까 제품을 개발했던 당시, 초창기 때 SK에서 94년도에 CMIT/MIT라고 하는 원료물질을 가지고.

    ◇ 정관용> 원료물질을 최초로 만든 SK케미칼.

    ◆ 강찬호> 네, 거기에서 가습기메이트라는 제품을 만들었던 거죠. 그런데 그 당시에 만들었던 개발자는 이미 흡입독성을 자기네들은 했고.

    ◇ 정관용> 검사를 했고.

    ◆ 강찬호> 네. 그리고 PHMG라고 하는 제품이 등장한 건 2000년도, 2001년도에 그 즈음인데 이미 이 개발자는 PHMG 계열에 그 화학물질은 흡입독성실험을 해야 된다는 것을 이미 자기네들은 다 알고 있고 거기에 관여돼 있는 전문가들도 그 정도는 다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PHMG라고 하는 제품을 사용해서 가습기살균제를 만들지 않았다. 자기네들은 상대적으로 독성이 적게 나와 있는 CMIT/MIT라는 걸 가지고 그래서 만든 거다. 이런 식으로 직언을 해 준 건 상당히 새롭게 나온 내용들이고.

    ◇ 정관용> 그렇네요. 그건 이미 90년부터 알고 있었다.

    ◆ 강찬호> 네, 94년도경에 알고 있었다고 하는 거고. 그런데 CMIT/MIT 자체도 이미 외국에서는, 미국에서는.

    ◇ 정관용> 금지죠.

    ◆ 강찬호> 금지물질로 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기네 독성을 낮춰서 개발을 했는데 그러면 그 개발과정에서 유해성 실험을 충분히 했느냐 했을 때도 서울대가 이걸 의뢰를 했어요. 서울대 교수에다가 의뢰를 했는데 서울대 해당 교수는 너무 오래된 사안이라서 기억이 가물가물한데 보면 정식 어떤 규격에 의한 그런 어떤 흡입독성을 한 게 아니고요. 이미 서울대에 맡긴 당시에도 그런 시설이 없었고 부랴부랴 용역을 의뢰해서 거기서 임의로 갖춰서 실험을 했다라고 하는 건데 이미 과연 그런 규격이 했다손 치더라도 정말 규격이 맞는 건지, 한 건 맞는지 이런 것들이 지금...

    ◇ 정관용> 투명하지 않군요.

    ◆ 강찬호> 네.

    ◇ 정관용> 하지만 아무튼 자기들은 책임이 덜하다고 말을 하려다 보니까 PHMG 2000년대에 나온 그건 위험하다는 걸 우리는 벌써부터 알았다.

    ◆ 강찬호> 알고 있었다고 하는 거죠.

    ◇ 정관용> 그래서 우리는 그것 안 썼다. 그런데 그런 걸 무슨 보고서나 이런 걸로 냈다? 그런 건 아닌가요?

    ◆ 강찬호> 그러니까 CMIT/MIT에 대한 보고서도 사실은 없고요. 유해성에 대한 보고서도 없고 PHMG의 원료물질을 공급한 것도 SK였거든요. SK가 이제 CDI라고 하는 SK 출신들이 핵심 임원을 하고 있는 CDI 도매상, 원료도매상한테 그걸 넘겼고 그 물질, PHMG라고 하는 물질이 결국은 옥시까지 가게 됐는데요.

    자기네들은 그 PHMG라고 하는 건 가습기살균제에 쓰이면 안 된다고 하는 걸 알고 있는데 그러면 그 가습기살균제로 쓰이고 있다는 사실을 언제 알았느냐, SK가? 그게 쟁점이거든요. 그런데 그건 2011년도 이 사건이 터진 다음에 알았다고 하니까 주변에 모든 지켜보는 사람들이 코웃음을 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돼버린 거죠.

    ◇ 정관용> 그러니까 원료물질을 자기들이 팔았는데 그걸로 옥시가 가습기살균제 만드는 건 몰랐다.

    ◆ 강찬호> 몰랐다. 2000년도부터 2011년도까지 벌써 10년이 경과한 거고요. 가장 먼저 SK가 가습기메이트라는 제품을 만들었었고 뒤이어서 옥시레킷벤키저가 후발 주자로 나와서 옥시싹싹으로 해서 1, 2위의 어떤 제품을 만들었는데 전혀 그 해당 부서나 이런 데서는 옥시가 무슨 제품으로, 무슨 원료로 그 가습기살균제를 만들었다고 하는 걸 전혀 모른다고 하는 게 SK의 답변인 거죠.

    ◇ 정관용> 참. 아이고, 아무튼 속 터지는 이틀을 보내셨고. 지금 남은 것들은 재판은 지금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어요? 아직 1심 안 나왔죠?

    ◆ 강찬호> 재판은 지금 아직 초기단계입니다.

    SK, 애경 국내기업들의 책임과 사과 촉구하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

     


    ◇ 정관용> 피해보상 문제는 아까 옥시 측에서도 영국 본사까지 보상은 적극적으로 임한다는 입장은 밝힌다고 했는데 실제 이루어진 보상이 있나요?

    ◆ 강찬호> 그러니까 청문회 앞두고 옥시레킷벤키저가 7월 말에 최종 보상안을 내놓고 8월부터 개별적인 형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협상은 피해자들이 응하면 개별, 개별 상담을 해서 비공개로 진행이 되는 내용들이고요. 그리고 그동안 롯데 같은 경우도 사실상은 사과는 하고 나서 이후에 진행된 게 없었는데 청문회 출석 하루 전에 두 건에 대해서 개별보상을 했고 그것에 대한 금액이 청문회상에서는 드러났습니다.

    그런데 중요한 건 어제 두 가지 측면들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1, 2단계 피해가 확실한 분들이 개별보상에 참여하는 방식이 있고요. 또 나머지 해결되지 않는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가해 기업들이 기금을 통해서 문제해결과 그리고 또 사회적 해결책이라고 하는 차원에서, 어떤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차원에서 기금을 내놓는 방식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 저희들이 옥시가 배상에 나서겠다고 할 때 국회에서 그러면 너희들이 모든 가해 기업, SK도 포함하고 옥시를 포함해서 모든 기업들이 나와서 피해자들이 너네들이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궁금하니까 설명 책임들이 너희들은 있다. 그 자리에서 사과하지 말고 설명을 충분히 하고 또 기업이 어떤 식으로 재발방지대책을 세울 건지 이런 사회적 책임을 다할 건지라고 하는 것을 공개적으로 설명을 하면 피해자들이 그런 흐름들을 이해할 수 있다 해서 모두가 나오라고 해당 기업에 다 공문을 보냈었어요.

    그런데 아무도 나오지 않았거든요. 자기들끼리 연락하고. 그게 한 2개월, 3개월 전입니다. 그런데 어제 와서는 또 국회의원들이 추궁을 하니까 기금을 내놓으면서 ‘앞으로 정부의 피해판정 절차는 굉장히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사자들이 어떤 새로운 기준을 가지고 서둘러서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을 기업들 간에 협의체를 만들고 국회와 정부관계자들이 이런 협의체를 만들면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할 의사가 있다’ 이런 얘기를 피해자들이 일찍부터 한 얘기를 어제 나와서 얘기를 하는 거예요. 그러니까 5년이 지났고 또 몇 개월이 지나도 나름대로 해결책을 합리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들을 제시해도 외면하다가 뒤늦게 닥치면 얘기하고 이렇습니다.

    ◇ 정관용>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기업살인죄 이런 제도들이 있다면, 선진국처럼 우리나라에. 그러면 이 사람들 이렇게 못 하죠.

    ◆ 강찬호> 못하죠. 그리고 지금은 행여나 그런 제도가 지금 도입돼서 영향을 미칠까 봐 지금 아마 계속 그런 부분들을 판단하고 그렇게 하고 있을 거고요. 대법원도 우리나라의 위자료 수준이 너무나 낮기 때문에 올해 10월경에는 현실화시켜서 그걸 두세 배 올리고 또 기업의 고의과실이 있을 경우 훨씬 더 현실화시킬 것이다, 이런 게 다 적용되면 현재 보상안보다도 더 나올 수 있거든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참 어렵게 어렵게 쌓아오셨고 몇 년 동안은 이 사회에 아무런 반향도 못 일으키다가 그래도 어떻든 우여곡절 끝에 조금씩 조금씩 문제 해결의 길로 가고는 있는데 아직 첫 걸음이군요.

    ◆ 강찬호> 네.

    ◇ 정관용> 갈 길이 멀군요.

    ◆ 강찬호> 네, 아직도 일단 진실규명이 되고 원인규명이 돼야 그다음 단계가 가는 건데 아직 사과도 사실, 공식적인 사과를 못 받은 거고 상징적으로 제가 레킷벤키저의 CEO가 이번에 와서 사과를 하느냐, 안 하느냐 이게 굉장히 상징성들이 있었고 저희는 만약에 국회청문회 오게 되면 피해자 추모대회가 28일날 했기 때문에 그 자리에 와서 또 한 번 사과를 하게끔 하려고 했었던 건데.

    ◇ 정관용> 그런데 오지도 않았고.

    ◆ 강찬호> 전혀 전달도 안 됐고 오지도 않았고.

    ◇ 정관용> 그래요. 책임규명, 처벌 그리고 피해보상 그다음에 제도적 방지책까지. 갈 길이 멉니다. 강 대표님 또 가족모임 분들 지치지 마시고 계속 좀 앞장서 주시고요. 저희들도 힘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 강찬호> 고맙습니다.

    ◇ 정관용> 오늘 나와 주셔서 고맙습니다.

    ◆ 강찬호>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모임 강찬호 대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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