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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우]'눈물 쏟은' 박세리 "19년 전 US오픈 우승보다 좋다"



스포츠일반

    [리우]'눈물 쏟은' 박세리 "19년 전 US오픈 우승보다 좋다"

    • 2016-08-21 09:08
    여자골프 박세리 감독(가운데)이 20일 (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코스에서 열린 2016 리우올림픽 여자골프 파이널 라운드에서 박인비가 우승을 확정한 뒤 눈물을 흘리자 김세영(왼쪽), 양희영이 위로하고 있다.(리우=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한국 여자골프의 선구자는 끝내 눈물을 쏟았다. 엄청난 부담에도 선전을 펼쳐준 후배들이 너무 고마웠다. 본인도 힘겨운 시간을 보낸 끝에 거둔 값진 결실이었다.

    박세리(39 · 하나금융그룹)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여자 골프 대표팀 감독은 21일(한국 시각) 브라질 올림픽 골프코스에서 열린 최종 4라운드에서 박인비(28 · KB금융그룹)의 금메달이 확정되자 비로소 눈물이 흘렀다.

    116년 만에 올림픽에서 부활한 여자 골프 챔피언을 배출한 감독이 됐다. 박인비는 이날만 5타를 줄여 최종 16언더파로 세계 랭킹 1위이자 뉴질랜드 교포 리디아 고에 5타 차 앞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경기 후 박 감독은 국내 취재진과 만나 "우리 팀 모두 부담이 컸다"면서 "그럼에도 고맙게 잘해준 후배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며 눈물을 지었다. 이어 "후배들 덕분에 사령탑에 올랐는데 여자 대표팀 감독으로서 역대 최고의 순간"이라며 감격적인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표팀은 '골프 어벤져스'로 불리며 기대감이 컸다. 세계 2위에서 부상으로 5위로 내려온 박인비를 비롯해 6위 김세영(23 · 미래에셋), 8위 전인지(22 · 하이트진로), 9위 양희영(27 · PNS창호) 등이 나섰다.

    금, 은, 동메달을 싹쓸이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왔다. 박 감독도 어쩔 수 없이 목표를 그렇게 잡을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부담도 컸다.

    여자골프팀이 15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바하 올림픽 골프코스에서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왼쪽부터)김세영, 박인비, 박세리감독, 양희영,전인지.(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박 감독은 "4명의 선수 모두 마지막 경기에 임하는 마음이 무거웠을 것"이라면서 "그래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고마웠다"고 말했다. 이어 "메달을 떠나서 꾸준히 최선을 다해서 마지막까지 좋은 경기를 보여준 선수들에게 너무 고맙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선수 시절 영광의 순간과 비교해서는 어떨까. 박 감독은 특히 연못가에 있는 공을 치기 위해 양말까지 벗어 맨발로 물에 뛰어든 투혼을 펼친 1997년 US오픈이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이 질문에 박 감독은 "선수일 때의 기쁨과 지금의 기쁨은 정말 너무 다르다"면서 "선수였을 때는 개인전이라 우승만 생각했지만, 이번에는 더 많은 게 와 닿았다"고 감개무량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당시와 비교해 언제가 더 기쁘냐는 질문에 박 감독은 "지금이 제일 좋다"며 웃었다.

    박 감독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선수들을 위해 헌신했다. 선수들의 입맛을 위해 부대찌개, 제육볶음 등 한식을 직접 요리했다. 한 관계자는 "박 감독이 식재료를 살 때도 염도까지 철저하게 조사해서 구입했다"고 귀띔했다. 전인지는 박 감독의 노력에 "막내라 정말 많이 챙겨주셨다"며 눈물을 짓기도 했다.

    본인이 배운 점도 적잖다. 박 감독은 "처음으로 선수가 아닌 자리에 섰다"면서 "후배들 덕분에 가야 할 방향을 정확히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선수일 때의 자리와 지금의 자리가 무엇이어야 하는지 확실해졌다"라고 덧붙였다.

    이른바 '박세리 키즈'로 대변되는 후배들의 미국 진출을 이끈 박세리 감독. 이번 올림픽에서는 한국 골프의 새 역사 창조에까지 힘을 보태며 진정한 선구자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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