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완주 산업단지에 태석전자라는 이름으로 자리잡은 ㈜TSPS는 폐업 결정에 따라 이달 말로 문을 닫게 된다. (사진=임상훈기자)
전북 완주에서 20년가량 견실하게 운영해 온 반도체 생산업체가 갑작스런 폐업을 결정하면서 졸지에 일자리를 잃게 된 노동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5일 ㈜TSPS와 이 회사 노조 등에 따르면 TSPS의 지주회사인 ㈜KEC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8월 말로 TSPS의 폐업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TSPS의 직원 160여명(노조 주장 180여명)은 모두 지난 7월말로 해고통지서를 받았고, 다음 달부터 직장을 잃게 된다.
폐업과 관련한 소문이 나돌면서 직원들은 지난해 11월 노동조합을 설립하고 회사의 책임있는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아울러 노조는 사측이 폐업을 하려고 지주회사인 ㈜KEC와의 내부거래로 TSPS의 경영상황을 크게 악화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TSPS 노조 관계자는 "회사는 지주회사인 ㈜KEC에 반도체 등 생산품 전량을 납품하는데 폐업 소문이 돌던 지난해 7월부터 납품단가가 크게 떨어지기 시작했다"며 "납품단가에 영향을 줄 외부 영향이 전혀 없었는데 심한 경우는 단가가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개당 100원대의 납품단가를 꾸준히 유지해 온 제품이 지난해 7월부터 10~20원 선에 납품되는 등 지주회사의 경영상황은 호전시키는 반면 TSPS의 실적은 악화시키는 비정상적 상황이 이어졌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상반기에는 흑자 25억 원을 기록했지만 하반기에는 21억 원 적자를 보였다"며 "지주회사와 자회사의 내부거래를 통한 경영실적 악화로 폐업의 명분을 쌓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갑작스런 폐업 결정에 따라 졸지에 일자리를 잃게 된 ㈜TSPS 노동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사진=임상훈기자)
그러나 흑자를 내고 있고 자본금 잠식도 없는 상황이라는 노조의 주장과 달리 사측은 수년간 적자 경영이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 노조의 내부거래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TSPS 관계자는 "매년 60억 원의 적자가 나는 등 채산성이 크게 악화되고 반도체 산업의 전반적 하향세에 따른 피치 못할 경영상 결정이다"며 "노조가 어떤 자료를 근거로 흑자 경영을 말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또 지주회사와의 내부거래 의혹에 대해서는 "생산 초기에는 연구개발비 등이 포함돼 단가가 높지만 시간이 흐르면 가격이 내려가게 된다"며 "시장 원리에 따른 것이지 내부거래는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TSPS는 주주총회를 거쳐 이달 말에 청산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노조는 수차례 사측에 교섭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측은 폐업은 교섭의 대상이 아니라며 응하지 않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일방적으로 납득할 수 없는 폐업을 결정하면 그간 회사를 위해 헌신해 온 직원들은 순순히 일자리를 잃는 게 맞느냐"며 "폐업이 불가피하다 해도 적어도 직원들의 재취업을 위한 프로그램 등을 진행해야 하는 게 기업의 사회적 책무 아니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완주 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TSPS는 1995년 6월 태석전자㈜로 설립된 뒤 2006년 현재의 사명으로 바꿨다. 주력 생산품은 반도체로 모든 물량을 지주회사인 ㈜KEC에 납품하며 지난해 매출액 168억 원, 2014년 162억 원 등을 기록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