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폭염특보가 닷새째 발효 중인 부산 사상구에서 한 어머니가 양산을 들고 아이들과 힘겹게 걷고 있다.(사진=부산CBS 강민정 기자)
부산은 나흘째 열대야가 나타나는 등 밤낮으로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무더위로 인한 사망사고까지 발생했다.
28일, 부산 지역은 구름이 많이 낀 날씨 탓에 내리쬐는 태양빛은 약했지만, 습도가 높아 조금만 걸어도 피부가 금방 끈적였다.
시민들은 차가운 음료로 꿉꿉한 더위를 피해 보지만, 순간 시원할 뿐 역부족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공무원 이 모(48·여) 씨는 "열대야 때문에 밤새 선풍기를 껐다 켜기를 반복하다보니 잠을 못잤다"면서 "출근해도 전기절약때문에 에어컨을 시원하게 틀 수 없으니 일하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이날 부산 일부 지역에서 내린 소나기는 더위를 식히기보다는 대기 중의 습도만 증가시켜 불쾌지수만 올려놨다.
근무 중 점심을 먹기 위해 바깥에 나온 사상구 주민 장모(48·여)씨는 "평소에 땀을 별로 흘리지 않는데, 올해는 유난히 땀을 많이 흘리게 된다"면서 "점심 먹으러 바깥에 나갔다 오면 온몸이 끈적거려 일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부산지방의 이날 낮 최고기온은 31.4도로 올해 들어 세 번째로 높은 기온을 기록했다.
특히 최저기온이 27.2도에 머무는 등 열대야 현상이 나흘째 나타나면서 시민들은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고 있다.
연일 계속된 폭염 속에서 부산 사상구에서는 26일 오후 술을 마시고 승용차 안에서 잠이 든 50대 남성이 열사병으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숨진 남성은 발견 당시 체온이 44도까지 올라갔고, 당시 낮 기온은 32.2도로 올들어 가장 더운 날씨를 기록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열사병을 예방하기 위해 한낮에 외출하는 것을 삼가고, 여름철에는 엔진 과열로 차량 화재나 폭발사고가 날 수 있어 에어컨을 무리하게 작동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한편, 이번 폭염은 8월 초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지방 기상청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과 강한 일사로 인해 달궈진 더위가 밤까지 이어지면서 다음달 초순까지 부산지역에 33도 안팎의 폭염과 열대야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