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불법 사설서버에서 운영한 사행성 경마 게임. (사진=부산경찰청 제공)
국내 유명 게임인 리니지의 소스를 복제한 이른바 짝퉁 게임서버를 운영하며 수십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 같은 불법 사설서버로 인해 국내 게임업체가 입는 피해액이 한 해 1천6백여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단속이 요구되고 있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사설 게임서버를 운영하며 회원들에게 게임머니를 판매해 수십억 원을 챙긴 혐의로 홍모(30)씨를 구속하고 나머지 한 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2012년 10월부터 최근까지 국내 유명 게임인 리니지의 사설서버를 운영하며 회원 4천7백여명에게 게임머니와 아이템 등을 판매해 28억여 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흔히 프리서버로 불리는 사설서버는 온라인 게임업체의 허가 없이 게임서버와 게임접속기 등을 변조해 회원들에게 제공하는 이른바 짝퉁 온라인 게임사이트나 서버를 말한다.
월 이용료가 없고 정식 게임서버보다 경험치와 아이템을 빠르게 얻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조작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대부분의 아이템을 게임머니를 통해 구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조사결과 이들은 제주에 있는 아파트 등 5곳에서 리니지 게임의 프로그램을 변조한 '기르타스'라는 사설서버를 운영한 것으로 드러났다.
홍씨 등은 게임 사설서버 광고업체 홍보를 통해 모집한 회원들을 상대로 게임 내 비밀방에서 게임머니나 아이템 패키지 등을 판매했다. 아이템 패키지의 경우 가격이 30만 원에 달했다.
이들은 정식 게임에는 서비스 하지 않은 사행성 경마게임을 게임 내에서 제공하기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이 운영한 사설서버의 동시접속자 수는 700여 명에 불과했지만, 홍씨 등은 동시접속자 수가 1만 3천여 명에 달한다고 회원들을 속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이들의 범죄 행위로 인해 리니지 게임 저작권자인 엔씨소프트에서 4년 동안 60억 원 상당의 재산적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됐다.
홍씨 등은 불법 사설 게임 서버를 운영하며 벌어 들인 돈으로 고급 아파트를 옮겨 다니며 벤츠나 BMW 등 수입 차량을 운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이들이 운영하던 서버의 폐쇄를 요청하는 한편 범죄 수익금에 대해 기소전 몰수 보전 신청과 함께 아파트에서 발견된 명품 시계와 핸드백, 예금 통장 등을 압수했다.
한편, 이 같은 게임 사설 서버로 인해 국내 게임 업체들이 입는 피해가 한해 1천 6백여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국내 업체들이 제작한 40여 개 게임의 불법 사설서버가 운영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발생하는 피해가 한 해 1천6백33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 때문에 애써 게임을 개발한 업체들이 매출에 심각한 타격을 입는가 하면 서비스를 중단하는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실제, 지난 2003년 국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A게임의 사설 서버가 등장한 이후 게임 업체의 매출이 300억 원이 감소했고, 2011년 국내를 넘어 해외로 수출되던 B게임은 사설서버로 인해 서비스를 중단하기도했다.
부산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불법 사설 게임서버 운영으로 게임업체들의 피해는 물론 청소년 보호를 위한 각종 조치가 무력화되고 있다"며 "아이템 사기 등에 사이버 범죄에도 노출되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