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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에서 '한발짝도 못나간 안전'…살생물제법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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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습기살균제에서 '한발짝도 못나간 안전'…살생물제법 시급

    유독물질은 환경부·공기청정기는 산업부·車에어컨은 국토부…안전관리 제각각

    공기청정기와 에어컨에 쓰이는 항균필터에서 유독물질이 방출되는 사실이 확인됐다. 사진은 관련 제품에 대한 실험 장면. (사진=환경부 제공)

     

    공기청정기와 에어컨의 항균필터에서 유독물질인 OIT(옥틸이소티아졸론)가 방출되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번에도 관련 부처가 나눠져 있는 등 화학물질 안전망이 구멍 나, 가습기살균제 사태 때의 실수가 똑같이 반복됐다.

    수백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사고를 겪고도, 재발방지조차 못하고 있는 정부의 무대책에 소비자들의 혼란과 불안만 가중되고 있다. 시급히 항균물질로 사용되는 살생물제(Biocide)에 대한 별도의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OIT 안전기준 없어…대책 회의하려면 관련부처 다 모아야

    이번에 유독물질인 OIT가 방출되는 것으로 확인된 항균필터는 공기청정기와 가정용, 그리고 차량용 에어컨에 사용되고 있다.

    문제는 환경부가 2014년 유독물질로 지정한 OIT를 어떤 제품에 사용할 수 있는지, 또 OIT가 공기 중으로 방출되면 얼마나 유해한지 등에 대한 안전 기준이 전혀 없다는 점이다.

    화학물질 자체에 대한 관리는 환경부가 맡고 있지만, 항균필터는 화학물질의 평가와 관리에 관한 법(화평법)에서 규정한 환경부가 직접 관리하는 위해우려제품 15종에서 빠져 있다.

    공기청정기와 가정용 에어컨은 산업자원부가, 차량용 에어컨은 국토교통부가 안전관리를 맡고 있는 상황. 관리 주체가 여러 부처로 갈라져 제대로 안전관리를 하지 못한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똑같이 닮은 꼴이다.

    국회에 출석한 윤성규 환경부 장관은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대해 "법제 미비에 대한 국가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제 미비 상황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환경부가 뒤늦게 위해성 평가를 통해 유독물질 방출을 확인했지만, 담당 부처가 서로 달라 관련 부처를 모두 소집해 회의를 여느라, 대책은 더디기만 하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대해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법제 미비에 대한 국가책임을 통감한다"고 말했지만, 여전히 관리 체계는 구멍난 채 운영되고 있고, 소비자들의 혼란과 불안만 커지고 있다.

    ◇ 바이오사이드법 제정 시급한데…감사청구도 묵묵부답

    지금이라도 살생물질을 사용하는 제품에 대해서는 사전 안전성 검사를 통과한 것만 팔 수 있도록 시급히 법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 박정규 박사는 "화평법이 제정됐지만 이는 산업체들이 제조하는 1톤 이상 화학물질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제품관리도 15종의 위해우려제품으로 제한돼 있다"며 "다른 제품에서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살생물제를 관리하는 별도의 법을 유럽처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환경·시민단체들은 또 정부의 허술한 화학물질 관리체계를 소상히 밝히고 이를 시정하기 위해,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대한 정부 부처의 책임을 묻는 공익감사를 지난 3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청구했다.

    그러나 공익감사청구를 받은 감사원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에 환경운동연합과 참여연대, 민변 등은 21일 감사원을 항의방문하고, 유독성 물질에 대한 관리체계 전반에 대해 감사원에 추가적으로 감사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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