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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슨에 양해 구하고 옆자리 내줬던 알리



스포츠일반

    타이슨에 양해 구하고 옆자리 내줬던 알리

    알리의 30년 된 펜팔친구 "내겐 위대한 챔프 아닌 베스트 프렌드"

    사진=BBC 화면 캡처

     

    10일(현지시간)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거행된 '복싱 전설' 무하마드 알리(74)의 장례식에는 특별한 한 사람이 참석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도,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도 아니다. 알리와 30년간 편지를 주고 받은 펜팔 친구 스테파니 미드가 그 주인공이다.

    BBC에 따르면 스테파니(시애틀 거주)가 알리에게 처음 편지를 쓴 건 10살 무렵. 주변 사람들은 알리한테서 답장이 오지 않을 거라 했지만, 스테파니는 3주 후 알리가 펜으로 꾹꾹 눌러 쓴 편지를 받았다.

    "편지엔 '나도 언젠가 당신을 만나고 싶어요. 당신의 가족을 비롯 모든 사람에게 안부를 전해주세요. 알라신의 축복이 있기를'이라고 적혀 있었어요."

    스테파니는 4살 때부터 알리 경기를 두루 섭렵했다. "그 무렵 아버지가 장애인이 됐어요. 밖에서 뛰어놀기 보단 아버지와 함께 알리 경기를 보며 시간을 보냈죠."

    알리가 스테파니에게 보낸 편지. 사진=BBC 화면 캡처

     

    초등학생이 된 후 친구들은 슈퍼맨에 대해 이야기했지만, 스테파니는 자신만의 슈퍼 히어로 알리를 떠올리며 속으로 웃곤 했다.

    "알리에겐 모든 비밀을 털어놓을 수 있었어요. 성적표를 보내기도 했죠. 한 달에 한 번 꼴로 편지를 보냈는데, 알리는 꼬박꼬박 답장을 해줬어요."

    스테파니는 대학생이던 1992년, 마침내 자신의 영웅 알리와 처음 대면했다.

    "알리가 시애틀에 온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작정 그가 묵고 있던 호텔로 찾아 갔어요. 알리의 보디가드한테 펜팔 친구임을 밝히고 알리한테 편지를 전해달라고 간청했죠. 그 다음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아세요? 알리가 마이크 타이슨한테 양해를 구하고 자기 옆자리를 내줬죠."

    알리는 파키슨병이 심해져 더 이상 편지를 쓸 수 없었지만 대신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누군가에게 받아 적게 했다. "알리는 이사를 가기 전에 새 집 주소를 저한테 먼저 알려주면서 '계속 편지를 보내라'고 했어요."

    2014년에는 스테파니의 가족을 모두 자기 집에 초대했다. "제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순간 중 하나였죠. 장애인 아버지가 마침내 딸의 영웅을 만났으니까요. 제가 알리에게 '사랑한다'고 말하자 언어능력을 상실한 알리는 저를 안고 제 손을 꼭 쥐었어요. 당시의 벅찬 감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알리의 부인 로니는 스테파니에게 계속 편지를 써달라고 당부했다. "알리에게 제 편지를 읽어줄 거라 했어요. 제 편지가 알리를 행복하게 해준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어요."

    스테파니에게 알리는 어떤 존재일까.

    "세상 사람들은 알리를 위대한 챔피언, 휴머니스트로 기억해요. 하지만 저에게 알리는 베스트 프렌드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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