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산단(사진=고영호 기자)
여수산단의 건설기계 임대사업자인 A 중기는 크레인 같은 건설기계 장비를 조작하는 B 노동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고용' 사업주다.
A 중기는 건설사와 장비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B 노동자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건설사'로부터 작업에 대한 지휘·감독을 받기 때문에 건설사가 '사용' 사업주가 된다.
이같이 고용 사업주와 사용 사업주를 달리하는 근로형태를 '파견 근로'로 규정하고 있으며 현행 파견법의 경우 건설업은 파견 근로를 허용하지 않는 업종이다.
이에 따라 B 노동자의 근로 형태는 파견법상 불법파견에 해당한다는 것이 노동계의 입장이다.
건설노조는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건설기계 노동자가 철저히 건설사의 지휘·감독 하에 노동을 하고 있다"며 "출·퇴근 시간과 휴게시간, 작업지시, 안전관리 등 모든 것이 건설사에 의해 결정돼 건설기계 노동자는 오로지 지시에 순응할 의무만 있는 실정"이라고 주장했다.
건설노조는 또 "건설장비를 운행하는 노동자들이 어떠한 악조건(사고, 안전위협, 장시간노동, 생리현상)에서도 임대차 계약을 충실이 이행할 것을 강요받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노동자로서의 권리는 고사하고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권리조차 박탈된 채 기계의 일부분으로 취급 받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특히 1인 차주 건설장비 노동자들에게 임금이나 다름없는 대여금 체불이 발생해도 노동부를 비롯한 국가기관은 법상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외면하고 있으며 이를 받기 위해서는 수년씩 걸리는 민사소송을 진행해야 하고 이마저도 건설사가 도산한 경우는 대책이 전무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건설노조는 더구나 "건설사업주와 국가기관(근로복지공단)은 산재사고가 발생하면 법률상 사업주라는 이유로 사고 책임을 건설기계 노동자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전했다.
건설노조는 불법파견 해소를 위해 "현행 임대차 계약 제도의 핵심이 기계의 임대 조건 만을 정하고 있다"며 "임대차 계약에 건설 장비를 운행하는 노동자를 포함시키고 노동자의 근로조건 및 노동권에 대한 부분도 보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건설노조 광주전남건설기계지부는 7일 오전 11시 여수산단 입구인 석창 4거리 주유소 앞에서 여수산단 장비 노동자의 불법파견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기자회견장에는 카고 크레인과 고소 작업차, 덤프 등 기종별 건설장비를 배치하고 기자회견 직후에는 고용노동부 여수지청장과 면담한다.
건설노조 광주전남건설기계지부 조대익 사무국장은 "그동안 제조업에서 불법파견이 문제시됐으나 건설현장에서 불법파견을 제기하는 것은 이번 여수산단 사례가 전국 최초"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