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채 회장은 제주이전 IT기업들은 도민들과 상생구조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더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김대휘 기자)
"지금 같은 제주도의 개발붐이면 기업 (이전)메리트는 떨어집니다."
제주로 진출한 13개 IT 기업의 모임인 제주愛기업협의회 2대 회장을 맡은 DK서비스(주) 김영채 대표의 지적은 제주에 대한 애정이 넘쳤다.
하지만 IT기업 유치를 위한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노력과 제도개선 방향에 대해서는 "70~80년대 기업현실에 맞춰져 있다"며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정부가 발주한 프로젝트를 수주한 IT기업이 정부 가이드에 따라 자회사를 설치하려 했지만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안에는 자회사 입주가 되지 않아 본사는 첨단과기단지에 있는데 자회사는 다른 곳에 설치해야 하는 일도 있다"며 제도의 한계를 지적했다.
지금까지 제주로 진출한 IT기업 직원 만족도에 대해서는 "카카오에서 직원 만족도를 체크해 보니 95% 이상 나왔다. 만족도가 높으면 직원들이 퇴사를 안 하고 그만큼 기업들은 인재 구인을 위한 막대한 비용을 크게 절약한다"고 설명했다.
김영채 대표는 그렇다고 제주愛기업협의회가 기업지원만을 요구하는 모임으로 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규제 개선이나 법규마련은 오래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간을 두고 진행하고 협의회에서는 도민들과 상생구조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더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1일 제주CBS 시사매거진제주(FM 93.3/서귀포 90.9 (평일 17:05~18:00)) '현장에서 만난 사람'이 제주愛기업협의회 2대 회장을 맡은 DK서비스 김영채 대표를 만났다.
다음은 김영채 대표와 일문일답
◇ 인터뷰가 진행되는 DK서비스 건물에 대해 소개 바란다.
= 예전에 구 다음이 사용하던 곳이다. 제주첨단과기단지에 있는 다음이 아니고 제주시 오등동에 있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이 사용했던 건물이다.
◇ 제주애기업협의회가 어떤 단체인가?
= 제주로 본사를 이전한 IT회사들의 모임이다. 몇 년 전에 다음을 시작으로 넥슨, 네오플, 제주반도체 이런 회사들이 이전을 해서 제주와 여러 가지 활동을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모임이다. 카카오나 게임으로 유명한 넥슨이 있다. 최근에 내려온 네오플 등의 게임 회사도 있다. 또 애니메이션 회사들이 있다. 대진애니메이션 그리고 반도체를 개발하는 제주반도체까지 여러 회사들이 있다
◇ 왜 만들었는가?
= 제주라는 곳으로 본사를 이전했고 어떻게 보면 회사의 철학들이 비슷하다. 이전한 후 기업 활동뿐만 아니라 도민으로서 제주도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 회사로서의 사회공헌 등 여러 가지 도움을 주고 싶고 반대로 도움도 많이 받고 널리 홍보하려고 모임을 만들게 됐다.
◇ 2014년에 만들었다. 지난 2년간 활동을 돌아보면 어떤가?
= 당시는 제주로 본사를 이전했던 회사들이 여러 가지 법규제와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처음에는 보다 지원을 많이 받기 위해서 많이 활동했다. 제주도에서 도움도 많이 주지만 중앙정부에서 도움을 많이 필요했기 때문에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많이 해결되지 않았다.
이제는 방향을 달리하고 있다. 규제라던가 법규는 오랜 시간에 걸쳐서 얘기를 해야 되는 사항이고 그와 더불어서 제주도는 같이 생활하는 공간이기 때문에 같이 발전하고 여러 가지 활동이 제주도에 기여할 수 있어야한다는 것이다. 상생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으로 올해 제주애기업협의회의 방향을 바꿔서 진행하려고 한다. 제주愛기업협의회의 '애'는 '제주 사랑'이기도하고 '제주에' 있는 기업을 말하기도 한다.
◇ 김영채 대표의 이력을 보면 IT기업에서 잔뼈가 굵은 것 같다. DK서비스 어떤 곳인지 설명 부탁한다.
= 10년 전 다음에 있었을 때 설립 된 곳이다. 포털이라든지 인터넷 기업은 본사에서 어떤 서비스나 프로덕트를 만든다. 그러나 만든 것을 누군가 운영을 해야 한다. 구 다음도 제주로 이전하면서 수도권에 있던 기존의 외주업체를 정리해 제주로 내려왔다. 예전엔 다음서비스에서 다음카카오가 되면서 DK서비스라고 사명을 바꿨다. 그래서 다음 검색, 다음 첫 화면, 각종 콘텐츠, 카페, 블로그 운영, 음란 정보나 저작권 이슈 같은 권리 침해 사안을 모니터링하고 있고 콜센터업무도 일부 하고 있다. 현재 직원은 450명 정도다.
◇ 회사 인력 구조가 궁금하다 제주 출신 비율은 어떤가?
= 90%이상이 제주 출신 인력구조로 보면 된다. 여성이 65~70% 평균연령 28세로 학교를 제외하고는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모인 곳이다. 기업 문화는 좋은 편이라 할 수 있다. 옷차림부터 자율복장, 야근 없는 회사로 제주도에서 유명하다. 정해진 시간에 업무 집중도를 높여서 야근을 지양하고 정시퇴근을 시킨다. 밖에서 보는 것보다 입사한 후 만족도가 높다고 생각한다.
◇ 제주의 청정 환경이 IT기업을 불러왔다. 그런데 최근 개발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 너무 빨리 변하는 것 같다. 10년 전 내려왔을 때의 제주와 지금 제주는 너무 다르다. 기업이전 이유는 청정 환경도 있지만 가족과 보낼 여가시간에서 직원의 삶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었는데 최근 교통난도 증가하고 집값도 서울과 맞먹기 시작하는 등 제주의 장점이 점점 사라진다. 물론 그래도 아직 제주도가 좋은 것이 많다. 그러나 예전과 비교했을 때 걱정되는 부분이 많다.
◇ 제주의 개발붐이 새로운 IT기업을 부르는데 약점이 될 수 있겠나?
= 그렇다. 하지만 어느 지방이나 문제점이 있다. 제주가 가진 청정환경과 이미 많은 IT기업이 진출해서 기반이 있다는 것은 장점이 될 수 있다. 개발붐이 굳이 단점이 되어 IT기업이 안 오진 않을 것이다. 보다 다른 정책이나 혜택을 줌으로써 계속 유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네오플이 이전한 이후 정체된 느낌이다. 예전 카카오가 내려왔을 때와는 다른 시절이기 때문에 그에 맞는 정책개발이 요구된다고 생각한다.
◇ 유치를 위해 좋은 정책이 있다면?
= 아무래도 세제혜택이다. 물론 여러 정책도 필요하지만 좋은 인재가 많이 모인 곳은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내려오게 된다. 아직은 학교와 기업들의 관계가 제주도에서는 한계가 보이는 부분들이 있다. 제주대, 한라대 등과 산학협동은 하고 있지만 보다 더 적극적으로 진행이 되고 좋은 인재가 많이 모인다면 기업들이 더 많이 진출할 것이다.
IT기업들이 제주에 오는 이유 중 대표적인 것은 내려오게 되면 직원들의 만족도가 확연하게 높다는 점이다. 물론 제주가 멀어서 수도권 중심의 대한민국에서는 정보의 불균형 때문에 무서워하는 것도 있지만 카카오에서도 직원들의 만족도를 체크해보면 (만족도가) 95%이상 나온다. 만족도가 높으면 직원들이 퇴사를 안 한다. 기업은 인재를 구인하고 유지하는데 많은 비용이 드는데 그러한 비용이 크게 절약된다. 이러한 것들이 제주도가 가진 큰 장점으로 보인다.
김영채 회장은 제주로 이전한 IT 기업 직원들은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많아서 직장 만족도가 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김대휘 기자)
◇ 앞으로도 IT 기업이 더 많이 올까?
= 지금과 같은 개발붐이면 떨어진다. 주거문제가 너무 비싸다 그러나 이런 부분이 해결된다면 아직도 매력적으로 보인다. 제주도의 투자유치능력도 예전에 비하면 약간 떨어진 느낌이다. 예전에는 지금처럼 관광객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에 적극적이었지만 지금은 굳이 기업들이 이전하지 않아도 관광수입이라던가 제주의 가치가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약간 주춤한 것 같다.
◇ 제도적으로 미진한 부분이 있다면?
= 중앙정부의 제도와 지원들이 예전의 산업구도에 맞게끔 제도화 돼 있어서 IT기업과는 맞지 않는 것들이 많다. 제주도에서는 많은 지원을 하고 있지만 중앙정부에서 지원이 미약하다. 제주도가 특별자치도 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중앙정부와 사전 커뮤니케이션 후 제주도 스스로가 결정하면 쉽게 풀리지 않을까 생각해 본적 도 있다. 그러나 실제는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도지사도 잘 알고 있고 여러 노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 정부가 IT기업을 보는 시각이 아직까지 제도적으로 한계가 있다는 말인가?
= 그렇다. 과학기술단지에서 택지혜택을 받았을 때 예전의 공장 운영회사는 그런 걸로 부동산 투기 등을 할 수 있지만 IT기업은 사무실만 있으면 된다. 이런 부분은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다. 회사가 글로벌로 성장하기 위해 여러 자회사들과 연계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그런 부분이 법적으로 막혀 있는 상태다. 유연하지 못한 제도들 때문에 기업 스스로가 왜 (지방으로) 내려 가야하는지, 내려가면 여러 가지 제도의 울타리 안으로 들어가는데 더 자유롭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가 박탈하는 거 아닌지 하는 두려움이 있다. 이미 내려온 기업들의 불만을 그들만 아는 것이 아니고 앞으로 내려와야 하는 기업들도 알고 있다. 제도가 현실에 맞게 변화하는 속도가 매우 느리다. 70~80년대의 기업현실에 맞춰진 제재들이 아직도 남아있다.
◇ 구체적으로 어떤 문제가 있는가?
= 다음이 초기에 내려왔을 때 당시는 일정 기업의 인력 중 50 ~ 60% 이상이 한 번에 내려와야 세제혜택을 인정했다. 다음카카오가 이전할 것을 선언하고 실질적으로 서류작업으로 옮긴 것은 12년이다. 그 사이의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 IT기업의 경우 사람이 재산이다. IT기업은 공장을 옮겨서 공장을 짓고 지역에서 인력을 채용하는 구조가 아니라 처음에 걸림돌이 많다. 그러한 사항을 이야기해서 많이 나아졌지만 아직 그런 병폐가 남아 있다. 또 하나는 과기단지의 경우 부동산 문제다. 예를 들어 카카오 같은 경우 계열사가 40~50개정도 된다. 하지만 과기단지 안에는 자회사 입주를 못한다. 부동산 투자로 보는 시각이 있다. 요즘은 넥슨, 카카오 모두 자회사의 영향력이 크다. 기업에서 투자를 했는데 본사만 쓴다는 것은 아니지 않나.
자원은 자회사도 같이 써줘야 좋은데 법적으로 아예 막혀있다. 제주애기업협의회 소속의 한 회사는 정부가 발주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그런데 수주를 위해서는 별도의 회사를 만들라고 정부도 가이드를 제시했다. 그러나 자회사와 같은 별도의 회사는 (본사와 함께)과기단지에 있을 수 없다. 정부발주 프로젝트를 수주했는데 정부규제가 막고 있는 것이다.
◇ 산학협동은 어떻게 되고 있나?
= 산학협동은 카카오 같은 경우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운영 중이지만 실질적으로 구인까지 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가 많지 않기도 하고 제주도의 학생들이 공무원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카카오나 넥슨의 기업 규모에 맞는 인재를 구하는 과정에 처음에 실패를 많이 겪었다. DK서비스의 경우 지난 4월까지 채용한 인원이 60여 명 정도다. 연말까지 120명 정도 계획되어 있다. 그러나 문제는 사람 구하기가 너무 어렵다. 전에는 산학협동이 형식적이었다면 지금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고 또 채용으로 이어지게 하고 있다. 특성화 고등학교 같은 경우 DK서비스는 최근 실제 학생들이 방문해서 근무 환경을 살펴보고 실제적으로 도움 될 수 있는 쪽으로 산학협동의 방향을 설정하고 있다.
◇ 제주애기업협의회 앞으로 활동계획은?
= 제주애기업협의회에 있는 카카오, 넥슨, 네오플 등 모두 실질적으로 제주도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도민이 생각하는 기업협의회는 약간 거리가 멀리 있다고 느끼는 것 같다. 우리는 생각보다 가까이 있고 제주도에 실질적 기여를 많이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많이 홍보하고 상생의 구조를 만드는 방향으로 진행하려고 한다. 도민 여러분들이 많은 도움을 주셨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