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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전 학교 옥상에서 꿈 외치던 청춘들을 기억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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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년 전 학교 옥상에서 꿈 외치던 청춘들을 기억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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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SBS 제공)

     

    지난 1998년부터 1999년까지 방송됐던 SBS '기쁜 우리 토요일'의 간판 코너 '영파워 가슴을 열어라'가 있다. 중·고등학생들이 학교 옥상에서 학교·사회에 대한 불만이나 고민을 외치는 형식으로 눈길을 끈 프로그램이다.

    당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연예계에 입문한 판유걸은 일약 스타덤에 오르기도 했다. 연극배우가 된 판유걸이 22일(일) 밤 11시 10분 'SBS스페셜'을 통해 1990년대 이야기를 전한다.

    1990년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공존하던 시대였다. 손편지를 썼지만 좋아하는 사람에게 삐삐 음성 메시지를 남기고, 학창시절에 휴대전화를 사용했던 세대다. 이제 막 등장한 1세대 아이돌에게 열광하고, 도서 상품권을 팔아 콜라텍에서 춤을 췄고, 오락실에서 펌프와 DDR을 즐겼던 소년 소녀들이 있다.

    화려해 보였던 1998년은 외환위기 직후이기도 했다. 예민한 사춘기에 외환위기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야 했던 당대 학생들은 자신의 청소년 시절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1990년대 학생들도 30대가 되면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넓은 집에 살며, 고급차를 타고 다닐 거라 믿었을 것이다. 하지만 어른이 돼 만난 세상은 달랐다.

    명문 대학의 국문학과를 졸업한 권우주 씨는 지금 일용직 건설 노동자다. 우주 씨는 해마다 오르는 등록금을 내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며 10년 넘게 학교생활을 했다. 그 사이 대학은 학문의 전당이 아니라 취업이 가장 우선시되는 곳으로 바뀌었다. 대학생들은 사회의 변화를 요구하기보다는 각자의 생계를 위해 열심히 스펙 쌓기에 몰두했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주 씨는 경쟁 자체를 포기하는 선택을 했다.

    두 아이의 엄마이자 3년차 워킹맘인 김현주 씨는 아침만 되면 두 딸을 씻기고 입히고 먹여서 유치원에 보낸다. 정작 본인은 밥 한술 입에 넣을 시간도 없는 바쁜 생활을 한다. 그녀의 직업은 어린이집 교사다. 현주 씨가 일을 하는 이유는 단 하나다. 두 딸의 대학등록금을 조금이라도 미리 벌어놓기 위해서다. 아이를 키워내기 위해 정작 아이와 시간을 많이 못 보내는 셈이다.

    한때 'N세대'라 불렸지만, 어느 새 'N포 세대'라는 이름이 따라붙은 지금의 30대. 이제는 자신의 이름보다 누구 아빠, 누구 엄마 혹은 김 대리, 박 차장으로 불리는 게 익숙해진 이들의 삶과 현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영파워 가슴을 열어라' 이후 18년의 세월은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강남 은마아파트의 평당 가격은 52배가 올랐다. 출생아 수는 19만 6090명이 줄었다. 우리는 2002년 월드컵에서 모두가 하나 되는 광장문화를 경험했지만,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를 통해 극렬한 경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2016년의 저성장·저출산 사회에서 30대들이 18년 만에 다시 학교 옥상에 올랐다. 이제는 누군가의 부모로, 이미 지나간 첫사랑으로, 누군가의 아내이자 남편으로 살아가는 30대들은 옥상에 올라서서 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적나라하게 풀어냈다.

    2016년은 어떤 사회인지, 우리 시대의 30대들은 어떤 고민을 하고 살아가는지가 SBS 스페셜을 통해 생생히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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