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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의 그림자 강한 문재인, 노무현을 넘어서려는 안희정"

"노무현의 그림자 강한 문재인, 노무현을 넘어서려는 안희정"

노무현 연구박사 1호 이송평 소장 "두 사람의 합리적인 경쟁 바람직"

■ 방송 : 경남CBS<시사포커스 경남> (손성경PD, 주민우, 허문강 실습생 106.9MHz)
■ 진행 : 김효영 기자 (경남CBS 보도팀장)
■ 대담 : 이송평 소장 (민주주의 혁신전략 연구소장)

 

◇김효영 : 다음 주 월요일이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지 7주기가 되는 날입니다. 노무현을 연구해 온 분입니다. '노무현 연구 박사 1호'로 불리는 분이죠. 이송평 민주주의 혁신전략 연구소장 만나보겠습니다. 이 소장님 안녕하십니까?

◆이송평 : 네. 안녕하십니까?

◇김효영 : 노 전 대통령과는 어떤 인연이 있으신 거에요?

◆이송평 : 2000년 총선이 끝나고 난 뒤에 노무현 대통령이 낙선을 하고 난 뒤에 아쉬워한 사람들이 모여서 만든 게 노사모라는 조직입니다. 노사모를 만들 때 그때 제가 참여를 했었어요. 그 전까지는 제가 방송작가 일을 계속하고 있었는데 노사모에 가입하고 난 뒤에 정치 관련된 글도 좀 쓰게 되고 그러다보니까 당시 노무현 의원도 좋아했던 것 같고 그리고 노사모 회원도 제 글을 좋아한 분들도 많아서 이른바 논객소리를 좀 들었어요. 그러다보니까 이참에 정치학 공부를 좀 해보자 그래서 정치학 공부를 하게 됐죠.

노무현 대통령은 대통령 되시고 저는 계속 정치학 공부를 하고 그렇게 하던 중에 뭐 석사과정, 박사과정 다 마치고 난 뒤에 또 다시 인연이 돼서 노무현 대통령을 도와드릴 수 있는 일이 좀 생겼고요. 퇴임하시고 난 뒤에 그 민주주의 2.0이라라고 하는 토론사이트를 만들려고 하셨어요. 거기 참여를 하게 돼서 제가 운영자로 참여를 하게 됐고요. 그러다가 봉화마을을 좀 오가는 과정에서 어느 날 대통령께서 ‘고마 왔다 갔다 하지 말고 여기서 살자’ 이러시더라고요. 그래서 봉화마을에 살면서 대통령님 책 쓰시려고 하는 것 도와드리고 그러고 있었었죠. 그런데 노무현 대통령 돌아가시고 난 뒤에 집으로 와서 대통령님 하시려고 했던 것들이 많이 아쉽잖아요.

그 분이 살아계셨으면 하셨던 일들을 돌아가시고 난 뒤에 못하시게 됐으니까 제가 미력하나 그 때 책 쓰시려고 할 때 저한테 많은 얘기를 해주셨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바탕으로 이 분에 대해 좀 더 연구도 하고 하시려고 하셨던 일들에 대해서 약간에 소명의식 같은 게 좀 생겨서 지금까지 그렇게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검찰 출두 당시 이송평 소장 (좌측) (사진=자료사진)

 



◇김효영 : 노무현이라는 정치인 때문에 인생궤도가 많이 수정이 됐군요?

◆이송평 : 그런 사람들 많습니다. (하하)

◇김효영 : 많군요. 알겠습니다. 노무현 연구박사 1호십니다. 그렇죠?

◆이송평 : 네. 그렇게 됐습니다.

노 전 대통령 화장 끝나길 기다리고 있는 이송평 소장 (사진=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제공)

 

◇김효영 : 박사논문을 노무현 연구로 따셨다는 말씀이신데, 노무현은 학자로서 볼 때 어떤 정치인입니까?

◆이송평 : 시민으로서 대통령이 됐던 최초의 대통령이다. 이렇게 말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니까 많은 그 이전에 민주화를 위해서 애썼던 김영삼, 김대중 이런 지도자들도 있었지만 이 분들이 갖고 있었던 의식은 정치지도자라는 이미지가 강하고 본인들 스스로도 그런 쪽에 좀 더 무게감을 많이 뒀다면 노무현 대통령은 본인이 시민이고, 다수의 시민들 중에 한사람으로서 대통령이 됐다고 하는 생각들을 가지고 계셨던 것 같아요.

◇김효영 : 정치집단의 리더가 아니라?

◆이송평 : 시민 중에서도 리더가 있을 순 있겠죠. 이 리더와 팔로워의 관계는 수평적인 관계죠. 시민들 중의 한 사람이 시민들의 대표로 대통령이 되는 것은 민주주의 사회에서 당연한 일인데 아직까지 한국사회에서는 그러한 관념들이 많지 않죠. 이후에 당선되셨던 분들도 본인이 시민이라고 하는 의식보다는 정치지도자라는 의식들이 좀 더 많을 것 같은데 노무현 대통령은 좀 독특한 입장이다. 그렇게 본다면 저는 장차 대한민국, 민주공화국으로서의 대한민국에 대통령들에 어떤 전범을 보여주는 분이었다고 생각을 하고 본인 스스로가 그러한 전범이 되기 위해서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하셨던 것 같아요.

◇김효영 : 알겠습니다. '탈권위' 정도로 해석을 하면 될 것 같은데요. 박사학위 논문 제목이 ‘노무현의 민주주의 혁신전략’ 입니다. 노 전 대통령은 어떤 전략을 가지고 계셨습니까?

◆이송평 : 노무현의 민주주의 전략은 전략론은 대통령님께서 제일 마지막에 쓰시겠다고 얘기하셨어요. 노무현 대통령의 민주전략이라고 하는 것은 대한민국이라고 하는 나라를 '보수'의 나라에서 '진보'의 나라로 만들겠다고 하는 그러한 기획이에요. 여기서 보수진보는 자유주의, 사회주의 이런 것이 아니고요. 좀 더 민주주의가 제대로 잘 되는 나라가 진보적인 나라고 그렇지 못한 나라가 보수적인 나라라고 했을 때 OECD국가 중 한국이 가장 보수적인 나라가 아니냐? 그러니까 보수적인 나라에서는 진보적인 의제를 갖고 있는 정당들도 보수주의적인 경향을 쉽게 거스를 수가 없다.

반면에 스웨덴 같이 진보적인 나라들은 우파정권이 들어서더라도 이 나라 전체가 진보적인 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보수주의 정당도 진보적인 의제로부터 탈출하기 쉽지 않다. 그렇게 한다면 대한민국은 정치권력을 바꾸는 것 이상으로 사회문화 전체를 좀 바꾸려고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가 민주적이고 좀 더 진보적이라고 하는 것을 특별히 경제적 가치, 여러가지 가치로 볼 것이 아니라 좀 더 주변사람들을 배려하고 같이 더불어 잘사는 사회, 사람사는 세상으로 만들자고 하는 것이 상징해주는 것이 사람이 좀 더 중심이 되고 사람들을 웃음으로 생각하는 그러한 나라. 모든 국민들이 그런 가치가 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나라. 이렇게 된다면 그 어떤 보수정권이 들어서든 진보정권이 들어서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는 훨씬 민주적인 나라가 될 것이고 훨씬 더 세계에서 자부할 수 있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아이들이 참 이 나라에서 태어나서 참 다행이다는 생각이 들 수 있는 나라. 그런 나라를 만들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셨죠.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직전 노사모 북악산 산행 단체사진 (사진=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제공)

 

◇김효영 : 알겠습니다. 노사모 이야기도 좀 해보죠. 최근에는 친노라는 단어 뒤에 패권주의가 따라붙고요. 부정적인 평가에 대한 불만은 없습니까?

◆이송평 : 아쉬움이 좀 있죠.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계셨으면 좀 더 조정이 됐을 부분들이 조정이 안되고 있다고 하는 점들이 하나가 있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노무현 대통령은 2가지의 모습이 있죠. 하나는 현실 정치인의 모습이 있고 하나는 제가 보기에는 계속 연구를 하고 있으면 저는 노무현 대통령이 살아계셨으면 훌륭한 전직 대통령을 넘어서 훌륭한 시민운동가, 훌륭한 정치철학자를 우리가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고 하는 아쉬움이 참 많아요.

그만큼 생각의 깊이가, 사유가 아주 깊은 지점까지 들어가 계셨던 그런 분인데 오늘날 우리가 노무현 대통령을 소개하는 것을 보면 지금 여당이든 야당이든 모두가 노무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만 소개하는 것 같아요. 정치적인 인물로만 기록을 해서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과 노무현 대통령을 비판하는 세력. 사실 이 소모하는 것은 양쪽이 다 마찬가지거든요. 특히 노무현 대통령을 계속 소환해내는 것은 이른바 반노라고 불리는 사람들이나 대통령을 싫어하는 사람들이 자꾸 소환해내죠. 돌아가신 분을 소환해내는데 정치적인 의도가 있어서 소환해내고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사실은 노무현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뚜렷하게 가치를 형성해내는데 성공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다보니까 노무현대통령을 중심으로 해서 여전히 뭉치고 있기는한데 이러한 흐름들이 뭔가 아까 말씀하셨던 것처럼 정치세력이 되더라도 뭔가 중요한 가치 같은 게 목표가 되기보다는 노무현이라고 하는 거대한 인물, 거대한 시민에게만 여전히 머물러있는 그러한 아쉬움이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친노라고 하시는 분들이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 공부를 조금 더 깊이 해볼 필요가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해요. 왜 그러냐면 그 속에서 좀 더 나은 흔히 친노라고 하는 자부심을 많이 갖잖아요. 그러면 노무현 대통령을 좀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 속에서 훨씬 더 대중들로부터 사랑받을 수 있는 여러가지 중요한 요인들을 더 발견하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노무현을 중심으로 한 친노니 반노니하는 갈등은 좀 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김효영 : 문재인 전 대표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 소비자입니까? 아니면 계승자입니까?

◆이송평 : 두 모습을 다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노무현 대통령을 아주 가까이서 지켜봤기 때문에 많이 알고있는 분이고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하는 분인데, 현재 모습은 노무현대통령과 상관없이 노무현 대통령 서거 후에 노무현 대통령의 역할을 지금 부름을 받아서 나온 거잖아요. 굉장히 어려움이 많을 겁니다.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인으로 성장하는데에는 오랜시간이 필요했고 여러가지를 경험을 하면서 한사람의 정치지도자로 성장을 했던 것인데, 문재인 전 대표에게는 노무현 대통령의 그림자가 강하죠. 강해서 이 부분이 힘들 거에요. 그런 부분들이 힘들 거라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문재인이라고 하는 한 정치인도 자리매김을 하면 좋을텐데 워낙 정치에 입문한 기간이 짧고 옆에서 지켜보는 것과 본인이 직접 지도자가 되는 것은 다르죠. 저도 이렇게 아는 체 많이 합니다만 제가 정치 일선에 가면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을 거에요. 그런 것처럼 노무현의 가치를 공유했던..글쎄요. 문재인 대표는 일종의 동업자일수도 있었을텐데 본인이 독자적인 노무현과 별개의 정치인으로써 성장해가는 과정 그리고 그런 것을 인정받는 과정 뭐 이런 정도로 저는 보고 있습니다.

◇김효영 : 알겠습니다. 안희정 지사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송평 : 안희정 지사 같은 경우에도 노무현 대통령을 계승하려고 하는 의지가 강한 반면에 넘어설려고 하는 의지가 강한 분같아요. 그 분 책을 쓰고 하는 작업들도 제가 도와드린 적이 있는데 젊은 노무현과 경쟁하는 노무현의 정치적 아들 정도로 얘기할 수 있겠습니다. 아버지의 젊은시절과 자신을 늘 비교하면서 경쟁해보고 싶어하는 굉장히 야심만만하기도 하고요. 그런 패기같은 게 일반 친노라고 불리는 사람들하고는 조금 다르다는 생각을 많이 갖죠.

◇김효영 : 패기만 있는 겁니까 능력도 되는 겁니까?

◆이송평 : 요즘 도정활동을 하는 과정을 보면 평판도 상당히 좋은 것 같고 본인 스스로가 노무현 대통령을 닮은 것인지 어떨 때는 김대중 대통령을 닮은 모습도 있는 것 같고 본인 스스로가 자신이 존경하는 지도자들의 장점을 많이 흡수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인 거 같고 글쎄요.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욕심도 숨기지 않는 것을 보면 큰 정치 지도자가 되기 위한 수업들을 착실히 하고 있다고 그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효영 : 문재인, 안희정 두사람이야 정말로 동기적 관계겠죠. 하지만 선의의 경쟁이라면 해야죠.

◆이송평 : 경쟁이 필요하면 해야죠. 그것은 뭐, 두사람들이 경쟁을 할 수도 있는 것이고 물론 경쟁을 하다 보면 주위에 있는 분들이 감정이 서로 엇갈릴 수도 있을텐데 노무현 대통령이 아마 바라는 것도 그런 부분일거에요. 얼마만큼 합리적으로 경쟁을 하고 이러한 경쟁 속에서 민주적 가치가 실현되는지 이런 것들도 보고 싶어 하실 것이란 생각도 드네요.

◇김효영 : 알겠습니다. 학교에서 학생들도 가르치시죠?

◆이송평 : 그렇습니다.

◇김효영 : 영남대학교입니까? 대구에 있는 학교에요.

◆이송평 : 네. 그렇습니다.

◇김효영 : 이번 총선 때 대구에서 변화의 흐름이 보이긴 했습니다. 궁금한 건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인식은 대구에서 어떨까 라고 하는 겁니다.

◆이송평 : 대구에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 그렇게 부정적이진 않다고 봅니다. 왜그러냐면 물론 새누리당을 아주 열렬하게 지지하는 분들이 많아요. 많은데 저는 과반은 안된다고 보고요. 한 35% 정도나 될까요? 제가 수시로 말씀을 많이 드리는데 이 분들은 아주 열렬한 지지자고 열렬하게 투표를 하기 때문에 전체적인 투표율이 50%, 60%대가 이분들의 영향력이 압도적이죠. 그런데 다른 분들 같은 경우에는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지도자로서 비토되지않는 인물같아요. 인간 노무현에 대한 호감들은 여전한 것 같고, 다만 정치적인 현상 속에서 친노냐 반노냐 하는 것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평가될 뿐이지. 인간 노무현에 대한 평가는 나쁘지 않은 것 같고 학생들 같은 경우에는 요즘 아이들은 민주주의 이후 세대에요. 그렇기 때문에 민주주의 교육을 많이 하는데 민주주의 교육에 대한 이야기들이 흡수속도가 굉장히 빨라요.

◇김효영 : 알겠습니다. 해마다 5월이 되면 노무현 정신을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그리워하기도 하고요. 이제는 그것을 넘어서 연구하고 같이 토론하는 문화가 됐으면 좋겠는데, 마땅한 교재가 없는 것 같아요.

◆이송평 : 이번 달에 <노무현의 민주주의> 라고 하는 책이 나옵니다. 5월 20일경쯤 책이 공개될 것 같은데 노무현 정부에 참여하셨던 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분들도 있는데 여러교수님들이 참여를 하셔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 분석한 글들을 묶어서 내는 책이에요. 저도 참여를 했는데 이런 책들처럼 연구는 이미 시작이 됐구요.

노무현 대통령을 정치적 편견없이 바라볼 수 있는 준비가 대중들한테는 덜 된 것 같아요. 보통사람으로서 남다른 학문적 구열도 좀 있고, 이분의 사상이라든지 저희들이 정리를 잘해서 제시한다면, 대한민국 사회에 굉장히 중요한 의제를 던지는 것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들어요. 다만 학계에서 조금 관심을 아쉬운 점인데요. 학계에서 적극적으로 좋은점이든 비판할 내용이든 활발하게 연구를 해서 서로 토론이 좀 됐으면 좋겠습니다.

◇김효영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들어야 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송평 : 고맙습니다.

◇김효영 : 지금까지 이송평 민주주의 혁신전략 연구소장 만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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