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검찰이 부패 혐의로 송치된 링지화(令計劃·60) 전 공산당 통일전선공작부장을 정식으로 기소했다.
이로써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의 비서실장을 지낸 링지화에 대한 정식 재판이 곧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최고인민검찰원은 링지화의 수뢰, 국가기밀 불법취득, 직권 남용 등 3가지 범죄혐의에 대한 수사를 종결하고 톈진(天津)시 인민검찰원 제1분원을 통해 톈진시 제1중급인민법원에 공소장을 제출했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3일 보도했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피고인 링지화는 공산당 중앙판공청 주임, 중앙서기처 서기, 통일전선부장,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 등을 지내면서 직무상의 편의를 이용, 타인에게 이익을 취하게 하고 자신도 타인으로부터 거액의 재물을 불법적으로 취득했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기밀을 불법적으로 취득하고 직권을 남용함으로써 공공재산과 국가·인민의 이익에 중대한 손해를 끼쳤다"며 죄질이 매우 엄중하다고 덧붙였다.
링지화에 대한 기소는 최고인민검찰원이 그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관할 검찰에 사건을 배당함으로써 이뤄졌다.
그를 기소한 톈진 인민검찰원 제1분원과 재판을 맡은 톈진 제1중급인민법원은 신중국 건국 이래 최대 비리사범으로 꼽히는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을 사법처리한 기관들이어서 주목된다.
검찰은 "기소 심사단계에서 피고인 링지화가 누릴 수 있는 소송권리를 고지했으며 피고인과 변호인의 의견도 충분히 청취했다"고 강조했다.
후 전 주석의 비서실장(당 중앙판공청 주임)을 지낸 링지화는 줄곧 권력의 중심에 서 있던 인물로, 2012년 말 '5세대' 지도부 인선을 앞두고서는 정치국 상무위원에 오를 것이라는 설이 나돌기도 했다.
그의 부정부패 혐의는 아들이 낸 '페라리 교통사고'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2012년 7월부터 서서히 불거져 나오기 시작했고, 2014년과 지난해 그의 지지세력인 '산시방(山西幇·산시성 정·재계 인맥) 출신 인사들이 줄줄이 '낙마'하면서 체포 가능성이 점쳐져 왔다.
그는 결국 지난 2014년 12월 말 낙마했으며 지난해 7월 공산당 당적과 공직을 박탈하는 '쌍개'(雙開) 처분을 받으며 검찰로 송치됐다.
공산당 지도부는 당시 그의 혐의를 정치기율·정치규범·조직기율·보밀기율(비밀준수) 위반, 거액의 뇌물수수, 간통 등으로 제시했으나 기소과정에서는 간통 등을 제외하고 수뢰죄 직권남용죄, 국가기밀 불법취득죄 등 3가지기 적용됐다.
수사 과정에서 부인 구리핑(谷麗萍), 형 링정처(令政策) 전 정협 부주석, 동생 링완청(令完成) 등 친·인척들도 잇따라 체포되거나 추적을 당함으로써 그의 일가는 사실상 몰락하는 처지로 전락했다.
그는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시 당서기,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 등과 함께 '신(新) 4인방'으로 꼽히던 인물이다.
중국 검찰이 링지화를 정식 기소함으로써 이들 신 4인방에 대한 처벌 절차는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저우융캉은 보시라이와 함께 무기징역이 확정돼 복역 중이며 쉬차이허우는 수사가 진행 중이던 지난해 3월 암으로 사망했다.
집권 4년차에 접어든 시진핑 지도부는 최근 '군 부패의 몸통'으로 불린 궈보슝(郭伯雄)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대해서도 기소절차를 개시하는 등 부패 공직자들의 사법처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