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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배가 요트야? 보트야? 무엇이든 알려주마!

한국크루저요트협회 김현 부회장이 말하는 요트·보트의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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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펼쳐진 돛은 짭조름한 바람을 보듬고 날렵한 선체는 새하얀 물살을 가른다. 새벽녘이면 저 멀리 끝 없는 수평선 너머에서 태어나는 붉은 태양 속으로, 저녁이면 온 바다를 활활 끓게하는 석양 속으로 나를 데려다 놓을 것이다. 그 속에 사랑하는 연인 혹은 가족과 함께 있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없는 행복일 텐데….

드라마나 영화 속에 등장하는 요트를 바라보며 ''나는 언제쯤 저런 요트 한번 타보나''하고 마냥 부러워만 하던 당신을 위해 준비한 한국크루저요트협회 김현 부회장(46)의 ''요트 A to Z''.

▲요트를 잘 모르는 일반인들은 요트나 보트, 크루즈 다 똑같아 보이는데 어떤 차이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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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주출력 에너지에 따라 요트와 보트를 구분해요. 요트는 주동력으로 바람을 이용하지만 보트는 엔진이 달려 있지요. 그렇지만 요즘에는 엔진이 장착된 요트도 있고 바람으로 가는 보트도 있고 다양화되고 있는 편이에요.

여기서 요트는 또 몇 가지로 분류되는데 간단히 분류를 하자면 돛(sail)으로 달리는 세일 요트와 엔진으로 달리는 모터요트(파워요트)로 나눠집니다.

세일요트는 딩기(Dinghy), 연안항해용(Day Cruiser), 대양항해용(Offshore Cruiser)으로 구분되는데 딩기는 8~20ft(피트, 선체 길이를 재는 단위로 10피트는 약 3m)급으로 주로 경기용으로 쓰여요. 배 안에 편의시설은 경기에 필요한 필수품만 갖춰져 있죠.

연안항해용은 20~30ft급으로 3~6명까지 승선 가능하고 간이 취사와 주거가 가능해요. 대양항해용은 30ft 이상으로 6명 이상 승선할 수 있고 주거시설이 완비돼 있는, 일반인들이 많이 알고 있는 그 ''크루저''에요.

모두 요트의 일종이지만 딩기는 면허가 필요 없는 반면 선실과 엔진을 갖춘 크루저 요트는 면허가 필요하답니다.

▲수많은 취미 생활 중 요트를 타게 된 특별한 계기라도 있으신가요?

-중년에 접어들면 취미 생활로 골프 많이들 치잖아요. 그런데 전 골프 재미를 모르겠어요. 골프는 한 2년 하다가 그만 뒀고 요트를 취미로 시작한 것은 4년쯤 됐으니 동호회 내에서 중수 쯤 되겠네요. 특별한 계기 같은 건 없었어요. 그냥 무언가에 이끌리듯 요트를 타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요트협회를 찾아가 승선 신청을 했고 그러다 요트도 인수했어요.

지금은 38ft 정통 크루저 ''씨에라''호의 선주가 됐지요. ''씨에라''호에는 숙식은 물론 샤워시설과 난방시설, TV까지 갖춰져 있어 내 집 안방과도 같아요. 이제는 날씨만 좋으면 거의 매주 타러 나가는 편이에요. 주로 동호회 회원들과 나가지만 한달에 한번 정도는 가족들과 함께 1박2일 코스로 여행을 떠난답니다.

▲머리 속으로 그려볼 수 있도록 항해가 있는 날의 하루 일정을 소개해 주세요.

-요트 항해 일정은 당일치기도 좋고 1박2일도 좋고 2박3일은 더 좋고…, 선주 마음 가는대로 정할 수 있어요. 지난주에는 친구들과 당일치기로 입파도를 다녀왔어요.

항해가 있는 날이면 보통 7시30분까지 요트가 정박돼 있는 탄도항에 도착해요. 요트 승선에 앞서 먼저 대부파출소에 출항 신고를 한 뒤 8시30분쯤 요트에 올라요.

시동을 걸어놓고 예열이 되는 동안 승선한 오늘의 팀원들과 미팅을 가져요. 항해 코스와 바람, 파도 높이, 주의할 점 등을 브리핑한 다음 해도 상에 웨이 포인트를 지정해놓고 계류줄을 풀면 드디어 출항을 하는 겁니다.

출항을 한 뒤 가까이에 어구나 선박이 없는, 안전이 확보된 상태에 이르면 돛을 올려요. 그 다음부터는요? 내 마음대로, 기분대로 즐기는 시간인거죠.

집에서 챙겨온 도시락과 간식거리도 꺼내고 틸러(Tiller, 조종대)를 잡는 사람이 아니면 술도 한 잔씩 하고 그야말로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에요. 전 주로 틸러를 잡고 있는 편이라 마음껏 즐기지 못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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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트를 즐기는 방법도 여러 가지일 것 같은데요?

-선주의 스타일에 따라 요트를 즐기는 방법도 각각 달라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요트의 종류에 따라서도 달라지고요. 경기용 요트를 가진 선주들은 요트 경기를 선호하고 크루저 선주들은 유유히 물길을 따라 흘러가는 항해 자체를 즐기기도 하죠.

저요? 전, 후자 쪽이에요. 바다 위에서 흘러가는 물길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그러다 이름 없는 작은 섬에라도 도달하면 그곳에 정박해서 하루 자고 오기도 해요.

또 혼자 떠나는 항해를 즐기는 선주들이 있는가 하면 여럿이 모여 팀을 꾸려 나가는 선주들도 있어요. 혼자 출항하면 모든 조작을 스스로 해야 하기 때문에 많이 힘들 거에요. 여럿이 승선하면 업무 분담이 가능해 편하죠. 그래서 대부분 4~5명이 한 팀이 돼 출항을 해요.

▲요트의 어떤 점이 그렇게 매력적이기에 요트마니아가 되셨어요?

-육지에서는 차 지나가는 소리, 사람들 떠드는 소리하며 이것저것 소음이 많지만 요트는 주동력이 바람이라 바다에 나가면 들리는 소리라고는 바람 지나는 소리와 물 가르는 소리 뿐, 그 외엔 아무런 소음이 들리지 않아요. 게다가 요트는 누구의 간섭도 없는 독립된 공간이죠. 여유롭게 바람을 타고 바다를 누비다 보면 복잡했던 머릿속이 맑아지는 것 같아요.

자연과 동화되면서 동시에 호연지기도 기를 수 있고요. 또 바다는 한 번도 같은 모습인 적이 없어요. 심지어 아침, 점심, 저녁의 모습도 각각 달라요. 출항을 할 때마다 새로운 바다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것도 요트가 좋은 이유 중 하나에요.

▲그럼 특별히 요트 타기 좋은 계절이 있나요?

-요트는 사계절 레포츠에요. 봄은 봄대로 바람이 좋고 겨울에는 겨울대로의 바람이 있어서 좋고…. 파워보트는 속도가 빨라 겨울에 타기엔 춥지만 요트는 옷만 두툼하게 챙겨 입으면 겨울이라고 해서 못 탈 일 없죠.

▲요트는 돈이 많이 드는 호화 레포츠라는 이미지가 강한데, 실제로는 어떤가요?

-이제 막 항해를 마치고 돌아온 요트인을 본 적 있으세요? 한번 요트를 타고 나가면 머리부터 발끝까지 소금기 잔뜩 절어 소위 ''반 거지'' 상태가 돼서 돌아와요. 또 여름에는 아무리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도 늘 피부는 거멓게 그을려 있어요.

그런 모습을 본다면 호화 레포츠니 귀족 레포츠니 하는 말은 쏙 들어갈걸요? 온 몸이 소금기에 절고 피부는 바싹 그을려 가며 즐기는 호화 레포츠가 어딨어요?

그리고 요트는 초기 구입비용이 부담스러워서 그렇지 요트만 구입하면 그 외에는 별도의 유지비가 많이 들지 않아요. 요즘 대중 레포츠라 불리는 골프도 치러갈 때마다 매번 비용이 들어가잖아요. 그렇지만 요트는 배 안에서 먹을 음식, 물만 챙기면 그 외에 뭐가 더 필요하겠어요? 엔진은 출항, 입항할 때만 잠깐씩 쓰는지라 기름값도 크게 들지 않고요, 계류비도 따로 없어요.

하지만 일년에 한번은 요트를 끌어올려 고압세차기로 깨끗하게 닦아주고 망가진 곳 없나 여기저기 살펴보는 정도의 수고는 해줘야겠죠. 요트 마니아라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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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구입비용이 만만치 않아서 일반인들은 엄두도 못내는 게 현실 아닌가요?

-요트는 용도와 규모에 따라 그 가격이 천차만별이에요. 작게는 몇 백만원 짜리도 있고 크게는 억대가 넘는 요트도 있죠. 무조건 크고 비싼 요트만 선호할 것이 아니라 내게 필요한 용도의 요트를 알고 구입하는 것이 중요해요.

그리고 구입 방법도 여러 가지가 있어요. 열심히 발품을 팔면 좋은 중고요트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도 있고 마음 맞는 몇몇이 모여 공동명의로 요트를 장만하는 방법도 있어요. 요즘에는 큰 부자가 아니어도 몇 명이 돈을 모아 중고 요트를 구입하는 사례가 많이 늘고 있어요.

▲TV에서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수년에 걸쳐 자신만의 자동차를 만드는 마니아들을 본 적이 있는데, 직접 요트를 제작하시는 분들도 계신가요?

-물론이죠. 많지는 않아도 자작 요트를 소유하고 계신 분들이 있습니다.저희 요트협회에서 기술고문으로 활동하고 계시는 분의 요트가 자작 요트에요. 요트 이름이 ''인내호'' 인데요, 요트를 만들면서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었다고 해요. 중간에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만 참고 인내한 끝에 탄생한 요트라 해서 이름을 ''인내호''라고 붙였다네요.

또다른 자작요트인 27ft 철선 ''이삭호''는 현재 말레이시아 어느 바다에 떠 있을거에요. 그리고 부산에서도 현재 자작 요트가 제작 중이랍니다.

▲서해가 요트를 즐기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여건이라는 의견이 있는데 실제 서해에서 요트를 즐기는 요트인 입장에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사실 서해는 조수 간만의 차가 심해 요트를 띄우기에 아주 좋은 환경이라고 볼 수는 없어요. 그렇지만 어디든 장단점이 있다고 봅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요트를 띄우다 보니 요트 기술이 금방 늘게 돼요.

또 요트는 한 자리에 머물며 즐기는 것이 아니라 요트를 타고 넓은 바다로 나가는 것이 묘미죠. 항구만 빠져 나가면 확 트인 바다가 있기에 큰 불편함은 모르고 지냅니다.

특히 수도권 단일 요트클럽 중 유일하면서 최대 규모인 우리 동호인들의 요트가 탄도항에 모여 있다는 것은 서해가 해양스포츠 메카로서 충분한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반증하는 셈이죠.

▲어떻게 하면 요트를 배울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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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과 통영에 상설 요트학교가 있어요. 그곳에 가면 요트와 관련된 체계적인 교육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부산이나 통영까지 가기엔 너무 멀다 싶으신 분들은 요트 동호회에 도움을 청하세요. 저희 요트 협회는 물론, 다른 요트 동호회에서도 일반인들을 위한 요트 교육과 체험 기회를 마련하고 있어요.

특히 저희 한국크루저요트협회의 문은 활짝 열려 있답니다. 지난 2003년 설립된 저희 협회는 서울, 경기, 인천을 통틀어 수도권 유일이자 최대 규모의 요트 동호회에요. 온라인상 800여명의 회원이 가입해 있고 실제 오프라인에서는 약 150여명이 활동하고 있어요. 동호회 회원들이 보유하고 있는 요트는 총 38척에 달해 협회 카페(http://cafe.daum.net/cruisingyacht)를 통해 신청하시면 교육부터 무료 승선까지 모두 도와드립니다.

요트는 어려운 레포츠가 아니고 문턱이 높지도 않아요. 하고 싶다는 본인의 의지만 있다면 골프보다 훨씬 더 쉬운 레포츠가 바로 요트에요.

※위 기사의 모든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피클뉴스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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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댓글 3

새로고침
  • NAVER만엽2023-09-22 12:57:47신고

    추천1비추천11

    부결시켜달라는 요청에 다 날아간거죠.
    대체 국민을 뭘로 보면 저리 철판이죠?
    선더미같은 증거와 증어닝 나와도 아몰랑!
    증거 없다면서 왜 부결시켜 달래요?
    아주 추잡하기가 최고네요

  • NAVER만엽2023-09-22 12:56:08신고

    추천0비추천8

    지 스스로 한 대국민 약속도 걷어차는 넘을 믿는게 바보죠.
    출퇴근 단식하면서도 저렇게 거들먹 거리는 정치인은 처음 봤습니다.

    사람을 오라가라 질알, 명단관리 한다고 질알, 힘드네 마네 질알.
    조짜서 눈물 짜주고, 무수리 국개가 이불 덮어주고, 대체 그게 뭡니까?

    유민아빠 17일 단식한 얼굴은 볼수가 없게 피골이 상접했는데
    19일 단식했다고 광파는 재명이 얼굴은 왜 그리 피둥피둥한가요?

    박주민 천준호의 의식을 잃었다, 섬망이다,호흡곤란이다 발연기도 역겨웠습니다.
    국민을 속이는건 이넘이나 저넘이나 아주 천재적이라 보고요

  • NAVER동사2023-09-22 11:29:41신고

    추천5비추천4

    그래 후회하지 마셔~내년부터 정치판에서 안보게 될테니 뭐 좋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