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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책임진다"던 누리과정, 총선에서 빼버렸다



교육

    "국가가 책임진다"던 누리과정, 총선에서 빼버렸다

    대신 '지역 떠넘기기' 특별법 추진…'눈엣가시' 교육감 직선제 폐지도

    28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누리과정 등 교육현안 관련 당정협의에서 (좌측부터) 정윤숙 의원,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김정훈 정책위의장, 이영 교육부 차관, 류지영 의원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정부와 여당이 대선 핵심 공약이던 '누리과정 국가완전책임제'를 이번 총선 공약집에선 아예 빼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대신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청에 각종 재정 부담과 사무를 떠넘기는 특별법 제정, 또 교육감 직선제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어 논란이 일 전망이다.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0~5세 영유아의 보육과 육아는 국가가 책임지겠다"며, 누리과정의 '국가완전책임제 실현'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하지만 이번 총선을 앞두고 내놓은 공약집에선 누리과정 관련 내용이 일체 삭제됐다. 대선공약집에 함께 실렸던 '아이돌봄 서비스'와 '초등 돌봄교실' 확대 등이 이번 총선공약집에도 그대로 실린 것과는 대조적이다.

     

    새누리당은 '지방자치단체도 국가'란 논리를 들어 "누리과정 예산은 시도 교육청 책임"이란 주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누리과정 자체가 문제가 있어서 교육 대란이 시작된 게 아니라, 누리과정 예산을 볼모로 정치투쟁에 나선 일부 무책임한 교육감과 야당 때문에 교육 대란이 시작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와 여당은 특히 보육예산을 교육청에게 떠넘기는 건 상위법에도 위배된다는 지적이 잇따르자, 아예 19대 국회에서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내국세의 20.27%와 국세 교육세로 조성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가운데 국세 교육세 재원을 '특별회계' 예산으로 만들어, 누리과정이나 초등 돌봄교실 등에만 사용하도록 명시한다는 게 골자다.

    결국 추가적인 국고 지원은 없이, 교육청들이 기존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일부를 누리과정 몫으로 의무 편성하도록 새로운 법으로 못박겠다는 것이다. 특별법에는 교육감이 편성하지 않으면 지자체장이 대신 예산을 편성하도록 하는 규정도 담겼다.

    "누리과정 예산을 전가하려면 교부율을 25% 수준으로 상향해달라"고 요구해온 교육감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다.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인 장휘국 광주시교육감은 "교부금 총액을 그대로 두면 가뜩이나 부족한 다른 교육예산이 크게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논란의 불씨는 이뿐만이 아니다. 새누리당은 심지어 각종 국가사무를 지역에 떠넘기는 이른바 '지방일괄이양법' 제정도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양하겠다는 국가사무만도 20개 부처, 109개 법률, 633개 사무에 이른다.

    새누리당측은 "국가총사무에서 차지하는 자치사무의 비율이 현재는 32%"라며 "이를 선진국 수준인 40%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누리과정 파동에서 보듯, "돈은 주지 않고 일만 떠넘긴다"는 비판에 또다시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RELNEWS:right}더불어민주당이 △국세-지방세간 세목 조정 △지방교부세율 상향 △사회복지비용 국고부담 강화 등을 통해 지방으로의 '재정 이양'에 초점을 맞춘 것과도 비교된다.

    새누리당은 또 '국가정책과의 부조화' 등을 이유로 교육감 직선제 폐지도 총선 공약으로 내걸어, 누리과정 논란에 따른 '괘씸죄' 성격이 짙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뜩이나 깊게 패인 사회적 갈등과 혼선도 한층 증폭될 수밖에 없음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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