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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판 돌’ 실감한 韓외교…무엇을 얻고 잃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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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외교

    ‘바둑판 돌’ 실감한 韓외교…무엇을 얻고 잃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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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자료사진=노동신문 캡쳐)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지난 1월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두 달 가량 이어진 북핵외교에 대한 중간 평가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 정부는 튼튼한 한미공조를 바탕으로 유엔 역사상 유례없이 강력하고 실효적인 안보리 제재를 관철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잃은 것도 많다. 남북경협의 마지막 보루인 개성공단의 문을 닫아야 했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로 인해 ‘역대 최상’이라던 한중관계는 “순식간에 파괴”될 만큼 후퇴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미·중간의 고공 플레이에 우리가 일순간 소외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주도권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 美中, 화려한 외교게임 벌이며 국익 챙겨

    왕이 중국 외교부장(왼쪽)과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오른쪽) (사진=미국 국무부)

     

    최근 두 달 사이 동북아 외교전의 승자는 중국으로 보인다.

    처음부터 상황이 좋았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중국 책임론을 내건 한미일 3국의 포위, 압박에 몰린 적이 많았다.

    북한의 전략적 가치를 포기할 수도, 그렇다고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의 역할을 저버릴 수도 없는 딜레마가 지속됐다.

    그랬던 중국의 입장을 강력한 대북제재로 돌려세운 결정적 계기는 지난달 7일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라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노회한 중국은 수세적 상황에서도 반전의 기회를 잡아 짭짤한 수입까지 챙겼다.

    안보리 제재에 동참하며 채찍을 들었지만 평화협정 카드를 꺼내들며 대화의 명분은 지켰다. 더구나 이 과정에서 사드라는 급한 불까지 끈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중국의 대북지렛대는 더욱 커지게 됐다. 예컨대 북한의 핵심 수출품인 석탄에 대해 수입을 얼마나 허용하느냐 여부는 사실상 중국의 재량권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은 제재국면 이후 출구전략용 포석인 평화협정과 함께, 더욱 강화된 대북지렛대를 이용해 동북아 외교전의 주도권을 잡으려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중국과 일전일퇴를 거듭한 미국도 눈에 띄는 전리품을 챙긴 것은 아니지만 ‘역대 최강’의 안보리 제재를 도출함으로써 리더십을 확인했다.

    물론 중국이 안보리 결의를 얼마나 성실하고 지속적으로 이행하느냐 하는 의문이 있다. 그러나 미국에겐 여전히 사드라는 안전장치가 남아있다.

    ◇ 韓, 상처뿐인 승리?...제재국면 이후도 걱정

    우리나라는 북핵문제 당사자로서의 외교적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너무 많은 대가를 치렀다.

    제살을 깎는 결기를 보여줘야 중국을 설득할 수 있다며 유일한 대북지렛대인 개성공단을 포기했지만 과연 얼마나 효과를 발휘했는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그보다는 사드 카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지배적 견해다.

    문제는 사드가 배치되는 곳은 한국인데 정작 우리는 결정권이 없다는 것이다. 지난달 23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방미를 앞두고 한미간 사드 약정 체결이 미국 측에 의해 일방적으로 연기된 사실이 잘 말해준다.

    사드 문제는 이후 지금까지 한미간에 공식 거론되지 않고 있다. 국내의 사드 반대론자에겐 그나마 다행한 소식이지만 도입론자 입장에선 닭 쫓다 지붕 쳐다보는 격이다.

    그러나 어느 입장이든 관계없이 중국과의 관계 악화는 두고두고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중국내 여론은 이번 북핵사태 초기에는 ‘배은망덕’한 북한에 과녘이 맞춰졌지만 사드 문제가 불어지자 한국에 대해서도 “바둑판 위의 돌”(환구시보)로 내리깔기 시작했다.

    다수 전문가들은 “사드 도입을 처음부터 기정사실화하기 보다는 협상카드로 사용했어야 했고, 정 불가피했다면 미국의 요구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조치라는 이해를 구하는 전략이 필요했다”고 지적한다.

    더 큰 문제는 제재국면 이후의 외교 지형도가 크게 뒤바뀔 가능성이 높지만 우리에겐 제재 외에 남은 수단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중국은 “북핵 문제의 유일 해법은 평화협정”이라면서 제재의 목적은 북한의 대화 복귀임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북핵 문제의 근본 해법은 통일”이라며 사실상 북한 붕괴론에 목표를 맞춰놓은 상태다.

    안보리 결의 채택 못지않게 이행 과정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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