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양동근을 상대로 돌파를 시도하는 오리온 조 잭슨(사진 왼쪽) [사진/KBL]
고양 오리온의 조 잭슨은 지난달 30일 울산 모비스와의 맞대결에서 2015-2016시즌 개인 최다 타이기록인 30점을 몰아넣었다. 양동근과의 불꽃튀는 승부가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비록 오리온이 패했지만 외국인선수 한명 만이 뛴 경기라 잘 싸운 패자에게도 갈채가 쏟아졌다.
그날의 조 잭슨은 보이지 않았다.
조 잭슨이 4강 플레이오프 직행은 물론이고 정규리그 우승 향방의 분수령이 될 모비스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조 잭슨은 1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KCC 프로농구 모비스와의 홈 경기에서 3쿼터까지 득점없이 실책만 7개를 기록했다. 리바운드도, 어시스트도 올리지 못했다.
조 잭슨은 1쿼터 막판 교체 투입되자마자 날카로운 돌파력를 자랑했다. 마치 홍해가 갈라지듯이 상대 수비진을 찢어놓고 노마크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스텝이 꼬였는지 어이없는 실수를 했다.
시작에 불과했다.
잭슨은 골밑 돌파로 공격을 시도하다 실패한 뒤 반칙이 아니냐고 항의하기 일쑤였다. 집중력이 흔들린 것 같았다. 실제로 오심의 피해를 보기도 했다. 2쿼터에 중앙선을 넘는 과정에서 드리블하던 공이 커스버트 빅터의 발에 맞았지만 인플레이가 선언되면서 모비스가 손쉽게 득점을 올렸다. 잭슨은 아쉽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잭슨은 계속 흔들렸다. 잭슨이 코트 중앙에서 공을 빼앗길 때마다 모비스는 쉬운 속공 득점을 올렸다. 결국 추일승 오리온 감독은 3쿼터 들어 오랜 시간 잭슨 없이 경기를 치르기도 했다.
반면, 양동근은 꾸준했다.
3쿼터까지 18점을 몰아넣은 양동근은 오리온의 추격전이 펼쳐진 4쿼터 중반 두 차례 결정적인 슛을 성공시켰다. 69-62로 앞선 상황에서 3점슛을 터뜨렸고 이어지는 공격에서는 베이스라인 중거리슛을 성공시키면서 상대 반칙까지 이끌어내 3점 플레이를 완성시켰다.
양동근은 종료 4분30초를 남기고 점수차를 13점으로 벌리는 3점슛을 성공시켜 오리온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조 잭슨은 벤치에서 어깨를 움츠린 채 양동근이 4쿼터에 활약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했다.
조 잭슨은 4쿼터 내내 벤치를 지키다 점수차가 15점으로 벌어진 경기 막판에야 다시 코트를 밟았다. 그가 코트에서 더 이상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수비 과정에서 반칙을 한 후 심판 판정에 항의하다 테크니컬 파울을 받기도 했다.
지난 맞대결에서 조 잭슨은 30점을, 양동근은 26점을 퍼부으며 환상적인 매치업을 연출했지만 이날은 달랐다. 양동근 만이 빛났다. 그는 27점 6어시스트 4리바운드 4스틸을 올리며 모비스의 88-73 승리를 이끌었다.
반면, 조 잭슨은 끝내 득점, 어시스트, 리바운드 없이 경기를 마쳤다. 올 시즌 처음 있는 일이다. 실책은 7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