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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항에서 뺨맞고 국회에 화풀이 하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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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시론/칼럼

    [사설] 공항에서 뺨맞고 국회에 화풀이 하는 정부

    • 2016-02-02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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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31일 폭발물 의심물체 발견된 인천공항 화장실 앞을 보안 요원이 지키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세계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이 올들어 국제적인 망신을 제대로 당하고 있다. 연초엔 수하물 대란으로 몸살을 앓았고 최근 중국인 부부 밀입국에 이어 베트남 국적의 남성이 또다시 밀입국을 시도했다. ‘수하물 대란’과 ‘보안 구멍’ 사태가 동시다발로 터진 것이다.

    인천국제공항은 하루 평균 이용하는 승객수만 13만5천명이 넘는 대형 공항으로, 보안등급도 최고 등급인 '가'급 보안시설이다. 그런데도 뻥뚫린 공항의 민낯이 여지없이 드러나자 국민들 사이에 공항이나 항만의 보안체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정부가 사실을 호도하며 국민의 불안심리를 법안처리에 이용하려 한다는 점이다. 그 중심에 있는 법안은 바로 테러방지법이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이틀 전 관계부처 장관회의에서 “밀입국한 사람들이 테러범이었다면 큰 불행이 생길 수도 있었다”며 “국회는 테러방지법을 최대한 빨리 통과시켜 달라”고 요구했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는 제대로 된 테러방지법이 없다. 사실상 국민보호를 위한 대테러 수단이 없는 법적 공백사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는 점도 언급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제5회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제공)

     

    바통을 이어받은 박근혜 대통령도 2일 국무회의에서 “테러위협이 커지는 상황에서 지금 여러 가지로 인천공항의 보안체계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오랫동안 방치돼 왔던 테러방지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표류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절실함이 없다는 방증”이라고 국회를 질타했다.

    대통령과 총리가 직접 나서서 인천공항의 허술한 보안을 테러방지법 부재와 연결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가 밀입국 사건을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고 사안의 본질을 외면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우선 법조항을 따져보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발의한 테러방지법안의 16조와 26조에는 테러용의자의 출입국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런데 이 정도의 출입국 규제는 현행 출입국관리법 4조와 11조에 대한민국의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칠 우려가 있는 자는 입국이나 출국을 금지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밀입국 사건에서 드러난 허술한 공항 보안체계 미비는 경비근무자의 허술한 배치와 예산부족, 낙하산 인사에 따른 수장의 부재 등이 1차 원인이다. 공항과 감독당국에 부실을 방치한 막중한 책임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위기를 부풀려 국민을 겁박한다는 비판이 나올 만하다.

    현재 테러방지법을 놓고는 찬반 여론이 엇갈린다. 여당은 국가정보원에 대테러센터를 마련해 정보수집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고, 야당은 이럴 경우 국가정보원에 무소불위의 권력을 부여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RELNEWS:right}법안에 논란이 있다면 입법부에서 충분한 논의와 여론수렴을 통해 입장을 좁혀나가도록 노력하는게 우선이다. 정부는 공항 보완관리에 실패한 책임에 눈감은 채 국회에 화풀이할 일이 아니라 응당 해야 할 일에 충실하기 바란다. 수하물대란과 보안공백 사태에서 보듯, 낙하산 사장들의 잇단 출마로 인천공항의 운영시스템은 대대적인 점검이 필요한 지경에 이르렀다.

    환승객들이 환승하지 않고 사라지는 일이 빈번할 정도로 법무부 출입국사무소와 국정원 등 보안을 책임지고 있는 직원들의 안전불감증도 여전하다. 10년 연속 세계 서비스평가 1위를 지키고 있는 인천국제공항이 ‘친절한 공항’과 동시에 ‘깐깐한 공항’이 되도록 관계당국의 분발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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