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상'의 아픔 스크린에 오롯이…"이제 집에 가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 실화에 바탕 둔 영화 '귀향' 내달 24일 개봉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있다. 시나리오부터 개봉까지 무려 14년이 걸렸다. 한국·일본·미국 등 세계 각지 시민 7만여 명의 후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영화 '귀향'(각본·연출·제작 조정래)이 다음달 24일 개봉한다. 공개된 포스터에는 열네 살 소녀들의 천진한 미소 속에 아픔이 묻어 있다.

영화 '파울볼' '두레 소리' 등을 연출해 온 조정래 감독은 2002년 위안부 할머니 후원시설인 나눔의 집 봉사활동을 통해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처음 만났다고 한다. 이후 강일출 할머니가 미술 심리치료 중 그린 '태워지는 처녀들'을 접한 뒤 김 감독은 실화를 바탕으로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하지만 투자 유치가 녹록지 않았다. 김 감독은 14년 동안 시나리오를 다듬은 끝에 시민들이 십시일반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크라우드 펀딩을 시도했다. 이를 통해 순 제작비의 50% 이상인 12억여 원이 모였다. 크라우드 펀딩에는 17일 현재 7만 3164명이 참여했다.

조 감독은 "14년이라는 시간 동안 영화를 준비하면서 수많은 거절과 역경이 있었다"면서도 "타향에서 돌아가신 20만 명의 피해자들을 비록 영령으로나마 고향으로 모셔온다는 일념으로 영화를 포기하지 않았고, 마침내 7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영화제작에 힘을 보태주셨다"고 전했다.

귀향에 출연한 배우 손숙, 정인기, 오지혜 등과 스태프들도 재능 기부를 통해 이 영화의 취지에 동참했다. 그렇게 지난해 4월 경기도 포천에서 촬영을 시작해 그해 6월 크랭크업했다.

조 감독은 완성된 영화를 갖고 지난해 12월 7일 가장 먼저 나눔의 집을 찾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과 함께 영화를 봤다. 이후 경남 거창을 시작으로 광주, 대구, 대전, 원주, 부산, 제주, 서울까지 전국을 순회하며 후원자들을 위한 시사회를 지금도 진행 중이다.

이달에도 미국 LA를 시작으로, 애리조나, 뉴욕, 코네티컷대, 예일대, 워싱턴 등 미 서부 지역부터 동부 지역까지 아우르는, 해외 후원자를 위한 시사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영화 귀향은 지난해 7월 28일 미국 연방 레이번 의원회관에서 '위안부 결의안' 채택을 주도했던 마이크 혼다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6분짜리 축약 영상을 상영해 관심을 끌었다. 뉴욕 타임스 등 세계 유수 언론에서도 이 영화의 제작 과정에 주목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