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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칼럼] 피는 피를 부른다

    (사진=유투브 캡처)

     

    ‘피는 피를 부른다’(Blood will have blood)는 말이 있다. 테러와 보복의 악마적 악순환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지난 주말 전세계를 놀라게 한 프랑스 파리의 동시다발 테러도 피의 보복의 악순환을 예고하고 있다. 프랑스는 현지 시각으로 15일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본거지인 시리아 락까에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시리아 북부에 위치한 이 곳은 IS가 자칭 국가를 선포한 뒤 수도로 삼고 있는 곳이다. 프랑스군의 타격 목표는 IS 사령부와 신병모집소, 무기 보관소, 테러리스트 훈련소 등으로, 12대의 전투기가 동원돼 모두 20여차례에 걸쳐 폭탄을 투하했다고 한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주말 파리 6곳에서 동시다발 테러가 발생하자 ‘자비없는 대테러전’을 다짐했기 때문에 보복은 시간문제였다. 사망자 129명, 부상자 352명의 희생자를 낸 이번 테러는 어쩌면 몇 배, 몇 십배 더 큰 피를 부를 지 모른다.

    IS의 전방위적인 테러는 러시아도 자극했다. 이집트 상공에서 일어난 러시아 여객기 추락 사고와 관련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어떤 대응을 할 지 초미의 관심사다. 최근에는 기내 시한폭탄 설치 가능성을 시사하는 보도도 나온 상태다. ‘테러리스트와는 오직 엄격한 수단으로만 말이 통한다. 그들은 다른 언어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푸틴의 평소 언행으로 볼 때 여객기 추락이 IS의 소행으로 드러나면 강력한 응징이 뒤따를 개연성이 크다.

    미국 사회에 엄청난 공포를 안겨준 2001년 9.11 테러도 상상할 수 없는 희생과 댓가를 치렀다.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빌딩과 워싱턴 펜타곤(국방부청사), 의사당 등이 동시다발 테러의 표적이었다. 승객을 태운 항공기를 공중 납치해 110층짜리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과 국방부 청사 건물에 잇따라 돌진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3천여명의 사망자를 낸 전대미문의 테러가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심장부에서 자행되자 미 행정부가 경악했고, 알카에다와 탈레반 정권을 상대로 한 보복전쟁이 뒤따랐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피의 보복의 역사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지난 달부터 계속되는 양측의 충돌로 이스라엘인 10여명과 팔레스타인인 7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심지어 최근에는 이스라엘 특수부대원들이 팔레스타인 병원을 급습해 이스라엘 정착촌 주민을 흉기로 찌르고 달아난 범인을 체포하는 보복작전을 감행했고, 이 과정에서 유혈극이 벌어졌다.

    IS는 알 카에다를 능가하는 테러수행능력을 무기로 이슬람국가 건설을 끊임없이 추구할 것이다. 서방의 보복공격은 세계 각지에 흩어진 IS 조직원들로 하여금 또다른 테러를 불러올 것이다. 문제는 피해자 중 상당수가 무고한 민간인이라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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