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 교보문고
<유토피아, 농담과="" 역설의="" 이상="" 사회="">은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에 대한 해설서이다. 역사학자 주경철이 다채로운 역사 지식을 활용해 500년 씌어진 <유토피아>의 배경과 맥락을 콕 짚어 준다. 16세기 영국의 다양한 모습, 기근의 현실, 행복에 대한 생각의 변화 등을 살펴보며 <유토피아>의 행간에 담긴 의미를 차근차근 밝혀 준다. 이는 근 대 초의 현실의 비판하고 있는 <유토피아>를 이해하고 토머스 모어의 문제의식을 알아보는 데 필수적인 일이다.
이 책의 매력은 <유토피아>에 대한 기존 해석과는 다른 새로운 해석에 있다.주경철 저자는 풍자와 해학이 넘치는 글을 쓰고 활발한 토론을 벌이곤 했던 토머스 모어의 지적 유희에 주목한다. 그리고 <유토피아>가 <유신 예찬="">으로 유명한 풍자의 대가 에라스뮈스와 깊게 의견을 나누며 탄생한 작품이며, <유토피아> 역시 농담과 역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밝힌다.
예를 들어 선남 선녀가 나체를 선을 보는 풍습은 의도적인 농담이다. 또 <유토피아>를 마무리할 때 "유토피아의 관습과 법 가운데 적지 않은 것들이 부조리하게 보였다"며 자신의 주장을 스스로 뒤집는 역설을 보이기도 한다. 이상 사회를 소개하는 주인공 히슬로다에우스는 허튼소리를 하는 자라는 역설적인 뜻이다. 토머스 모어는 대체 왜 이런 농담과 역설을 담았을까?
토마스 모어는 진지하게 이상 사회를 제시하지만, 동시에 일부러 농담과 역설을 곳곳에 심어 놓아 이상과 정의를 추구한다며 지나치게 나아가는 일은 오히려 더 큰 문제를 불러올 수 있다고 조롱하며 경고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토머스 모어가 경고하는 것은 전체주의, 제국주의, 가부장주의, 소규모 공동체의 이상주의 등이다. 더구나 전체주의, 제국주의 등은 근대가 무르익으며 기승을 부렸든데, 이들을 조롱하는 대목에서는 토머스 모어의 시대를 앞서 내다보는 통찰력이 돋보인다.
<유토피아>는 아직 완결되지 않은 상상이다. 그것을 이상 사회를 상상하는 놀이의 초대장과 같다. 우리는 <유토피아>를 통해 우리를 꿈꾸게 하는 이상을 만날 수 있다. 동시에 우리가 현실에서 사회를 개혁하고자 할 때 귀담아 들어야 할 조언과 지혜도 만날 수 있다. 이 책은 새로운 사회와 바람직한 미래를 상상하는 힘을 키우고, 오늘날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생각케 한다.
CBS노컷뉴스 김영태 기자메일